본문 바로가기
성명서와 문헌/시민단체성명서

[20180117] 최근 밀양송전탑 상황에 대한 밀양 주민들의 입장 발표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8. 2. 2.

[밀양]최근 밀양송전탑 상황에 대한 밀양 주민들의 입장 발표 기자회견


최근 밀양송전탑 상황에 대한 주민들의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오늘 오후 1시 30분, 경남도청 프레스룸에서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주민들은 모두 착잡한 표정으로 한편으로 격앙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었습니다.


밀양대책위 공동대표인 김준한 신부는 모두발언에서 “밀양은 끝낼 수가 없다. 13년이다. 우리가 끝내고 싶어도 끝내지 못하게 하는 것은 한전과 정부이다. 이 썩어빠진 적폐를 청산하기는커녕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 것이기에 지금도 주민을 괴롭히고 돈으로 사람을 갈라세우며 괴롭히는가. 우리 어르신들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적폐를 청산하자”고 말했다.


부북면 평밭마을 이남우 어르신(76)은 “언론의 사명이 너무 막중하다. 아무도 진실을 밝혀주지 않는다. 밀양 주민들이 지금 이 불의한 한전과 정부 때문에 너무 괴롭다”며 목이 매이기도 했고, 마을공동체 파괴로 마을 분란이 절정에 달하고 있는 상동면 고정마을 안병수 어르신(70)은 “한전과 합의 주민들이 과반을 만들기 위해 온갖 사람들을 집어 넣고, 그들이 반대 주민들이 수령하지 않은 돈까지 법인체를 만들어 마을 공동재산을 나누어가진 일을 바로잡기 위해 백방으로 호소하고 소송까지 걸었지만, 하나도 바로잡힌 게 없다. 도대체 이걸 어떻게 봐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밀양대책위는 상동면 고정마을 1심 결과에 대해 즉각 항소할 것이며, 불가피하게 이제 합의 주민들과의 소송전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밝히며, 정부의 적폐청산과 한전에 대한 전면 감사를 촉구했다.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주저앉히려는 

사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행태를 규탄한다!

정부는 적폐청산에 적극 나서라!


 

최근 밀양송전탑 상황에 대한 반대 주민 입장문


 

문재인 정부 들어서, 13년째 지속되고 있는 밀양송전탑 갈등을 풀어가려는 노력은 지지부진한 가운데, 100여세대로 줄어든 반대 주민들의 고통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반대 주민들은 지금 애가 탄다. 찬반 갈등이 지속된 마을들에는 스트레스로 발병하는 주민이 나오는 등 매우 고통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밀양송전탑 갈등으로 불거진 한국전력의 적폐 청산에 나서야 할 사법부와 정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오히려 밀양 송전탑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고, 이미 드러난 비리 사실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1. 검찰은 단장면 00마을 이장 부부 지원금 유용 사건의 몸통인 한국전력의 비리를 밝히라!


최근, 단장면 00마을 합의의 주역이었던 ㄱ,ㄴ씨 이장 부부의 한전 표충사 지원금 유용 사건의 몸통은 너무나 분명하다. 표충사는 밀양송전탑과는 직선거리로 7km나 떨어져 있다.


“표충사 주지 스님이 사찰 운영비가 없어 한전에 알아봐 달라”고 해서 한전으로부터 1차분으로 2억8천만원을 받아왔다는 ㄱ씨의 해명도 납득하기 어렵지만, “표충사 신자들이 뭉쳐서 데모를 할 우려” 때문에 공사가 끝나고 3년이 다 된 2016년 10월에 수억원의 공기업 자금을 표충사에 지원했다는 한국전력의 해명도 납득할 수 없다.


한전이 사찰 운영비를 지원하는 곳이며, 공사 완료 3년 뒤에 ‘데모 우려’만 있어도 송전탑으로부터 7km나 떨어진 사찰에 수억원을 지급하는 지역의 ‘호구’인가? 상황을 아는 모두가 이야기하듯이, 한국전력과 000마을 합의 당사자인 ㄱ이장 부부의 물밑 거래에 표충사가 동원된 것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검찰은 이 사건의 몸통인 한국전력에 대하여 계좌 추적과 압수수색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밝혀야 한다.


이미 밀양에서는 한국전력에 의한 주민매수와 물밑 거래에 관한 여러 풍문이 떠돌고 있다. 이를 잠재우는 한 출발로써 자리매김되어야 하며 검찰은 한전의 주민 매수와 관련한 전면적인 수사에 들어갈 것을 촉구한다.


2. 상동면 고정마을 민사재판 1심 판결 등 최근 밀양지원의 친 한전 성향의 판결을 비판한다!


창원지법 밀양지원 민사합의부는 지난 1월 12일, 상동면 고정마을 합의 주민에 의한 마을공동사업비 처분 및 분배에 대해 결국 합의 주민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합의 주민들이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배제한 채 마을공동사업비를 처분한 마을총회가 위법하므로 무효’라는 소송에서 합의 주민들은 ‘마을 총회를 개최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인정했고, 따라서 소송이 기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마을공동사업비가 마을 총회 회계자료에 기재되지 않은 ‘횡령의 증거’를 오히려 ‘합의 주민만의 재산이라는 근거’로 들고 있으니 매우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판결이다.


그렇다면, 이제 마을로 들어온 돈은 마을 전체에 보고하지만 않으면 합의 주민들만이 마음대로 처분하여 나누어가져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리 과정에서 나온 재판부의 인식은 판결에서 완전히 뒤집혔다. 이러한 입장변화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또한 창원지법 밀양지원은 이번 판결을 포함하여 최근 3차례에 걸쳐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에 대한 납득할 수 없는 가혹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영덕 신규 핵발전소 건설 반대 주민투표를 지원한 밀양 주민 2인(한00, 정00)에 대한 벌금 100만원 결정에 정식 재판을 청구하였다. 심리 과정에서 검찰 측 증인의 진술조차 검찰의 공소 사실을 뒤집고, 피해자 측이 제출한 상해진단서 감정에서도 ‘상해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신이 제출되었으나, 밀양지원 1심 재판부는 100만원 약식명령을 그대로 인용하였고, 이 판결은 결국 2심 항소를 통해 2인 모두 ‘선고유예’라는 사실상의 무죄로 바뀌고 말았다.


또한, 부북면 위양마을에서 태양광 발전을 설치하려는 합의 주민과 공사 업체의 반대 주민 개인 사유지 통행에서 생겨난 분쟁에서도 최운성 밀양지원장은 이례적으로 휴일에 사전 현장 검증을 위해 나와서 확인하는 등 특별한 성의를 보이더니, 결국 반대 주민에게 ‘통행 방해시 1일 3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결국,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이와 같은 일련의 판결을 통해서 밀양지원과 최운성 부장 판사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3. 에너지 적폐 청산은 커녕 반대 주민들을 합의시키려는 한전과 이를 비호하는 산업통상자원부 비판


최근 100여 반대 주민에 대한 한전의 합의시도가 여러 마을에서 포착되었다. 마을공동체 분열이 자명한 상황이므로 한전의 움직임을 파악해 달라는 대책위의 요청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은 전혀 움직임도 없고 담당자도 없다’며 여러 번 알려왔다.


그런데, 합의서를 한전에 접수하겠다는 합의 주민대표가 있고, 그 사이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은 오히려 합의 주민 대표를 만나 반대 대책위와 산업통상자원부 간의 소통에 대해 왜곡하여 전달한데 더하여 아예 ‘합의 주민 대표를 만난 사실이 없다’는 거짓말을 전해 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금이라도 한전의 송전탑 공사 강행과 그 과정에서 마을마다 돈으로 찢어놓은 공동체 회복을 위해 한전과 밀양 반대주민 조정할 의무가 있으나, 오히려 한전과 함께 거짓으로 일관하며 한전과 합의 주민을 비호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의 적폐를 청산할 주체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이러한 행태에 우리는 깊이 분노하며,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


4.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의 입장


우리는 이미 막다른 곳에 몰려 있다. 사법부도, 정부도 세계 최대 전력기업인 한국전력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입맛에 맞게 밀양 반대 주민들의 저항을 무너뜨리는데 골몰하는 것에 또 한번 진한 분노와 고립감을 느낀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어떻게 13년간 버텨왔는지를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으며,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정의와 진실을 바로 세울 것이다.


밀양 주민들을 더 이상 막다른 곳으로 몰지 말라!


정부는 공평하고 정의롭게 이 썩어빠진 한국전력의 적폐를 청산하고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나서라!



2018년 1월 17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