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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안팎뉴스/가톨릭 뉴스

[20150416] 천주교, 전국에서 세월호 1주기 지내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6. 12. 26.

2015년 4월 16일

천주교, 전국에서 세월호 1주기 지내


전남 진도 앞바다의 여객선 침몰로 사망자 295명, 실종자 9명을 낸 ‘세월호 참사’가 2015년 4월 16일(목)로 1주기를 맞이했다. 이에 한국 천주교회는 전국 곳곳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의 고통에 동참하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1년간 한국 천주교회는 전국적, 지속적으로 희생자를 기억하고 유족들과 함께했다.
사진은 3월 21일(토) 의정부교구 팽목항 방문 미사. (제공=천주교 의정부교구) 


세월호 이웃들의 고통에 동참하는 부활절


부활 대축일(올해는 4월 5일)을 앞둔 4월 1일(수) 저녁 7시, 의정부교구(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의정부 주교좌성당에서 이 주교의 주례로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 전에는 ‘십자가의 길’ 기도를 통해 세월호 참사를 성찰하는 영상을 상영하고, 미사 후에는 고 박성호(임마누엘) 군의 어머니 정혜숙(세실리아) 씨를 비롯한 유가족들과 이야기 시간도 마련했다. 


진도 팽목항에서는 성목요일인 2일(목)부터 부활 대축일인 5(일)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최후의 만찬, 수난과 죽음, 부활을 기념하는 ‘성삼일’(聖三日) 예식이 거행되었다. ▲2일에는 오후 4시 미사와 7시 최후의 만찬 전례(발씻김 예식-세족례), ▲3일은 오후 3시 십자가의 길과 5시 주님 수난 예식, ▲4일은 밤 12시 서울대교구 빈민사목과 함께하는 ‘부활 성야 미사’, ▲5일은 아침 8시 30분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묵주기도에 이어 9시 유가족 간담회가 있었다. 


천주교에는 부활 대축일 다음날에 ‘엠마오 휴가’를 떠나는 관습이 있다. 이에 따라 6일(월) 오후 4시에는 팽목항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천주교 연석회의’(이하 세월호 연석회의) 주최로 ‘부활 엠마오 미사’가 열렸다. 


신자들의 마음을 모으는 9일 기도


1주기 추모 미사에 앞서 교회의 전통인 ‘9일 기도’를 통해 더 많은 신자들의 참여를 권하는 교구들도 있다. ‘9일 기도’(Novena)는 개인이나 공동체가 바라는 은혜를 얻기 위해 뜻(지향)을 두고 9일간 계속 드리는 기도를 말한다. 경기도 안산시를 관할하는 수원교구(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7일(화)부터 15일(수)까지 세월호 1주기 추모 9일 기도를 실시하기로 하고, 교구장 주교가 인준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기도문’과 9일 기도 지향을 발표했다. 기도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이들은 아래 지향을 참고할 수 있다.


▴1일차: 세월호 1주기를 맞이하는 우리나라를 위하여 

▴2일차: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하여 

▴3일차: 세월호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을 위하여 

▴4일차: 세월호 생존자들을 위하여 

▴5일차: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과 위정자들을 위하여 

▴6일차: 이웃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위하여 

▴7일차: 우리 자신들의 회개를 위하여 

▴8일차: 정의구현과 공동선의 실현을 위하여 

▴9일차: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의 건설을 위하여


대구대교구(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도 같은 기간, 매일 저녁 7시 30분에 교구청 앞 성모당에서 묵주기도로 9일 기도를 한다. 마지막 날인 15일에는 조 대주교의 주례로 1주기 추모 미사를 거행하며, 영성체 후에 유가족의 증언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4월 16일 전후로 전국 성당에 추모 물결


세월호 참사 1주기(16일)가 있는 4월 중순에는 전국 곳곳에서 1주기 추모 미사가 이어졌다. 


13일(월) 저녁 7시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 유가족 위로미사’가 세월호 연석회의 주최로 열렸다. 수원교구는 9일 기도 마지막 날인 15일(수) 저녁 7시 30분,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음악당에서 세월호 1주기 추모 미사를 거행했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와 총대리 이성효 주교가 공동 집전하며, 위령기도(연도)와 미사에 이어 정부 합동분향소까지 행렬이 이어진다. 같은 시각 전주교구 전동성당에서도 추모 미사가 봉헌되었다. 


1주기 당일인 16일(목)에는 팽목항과 명동성당에서 추모 미사가 열렸다.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오후 2시 팽목항에서 세월호 1주기 추모 미사를 주례했다. 특히 광주대교구는 16일을 ‘4.16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세월호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교구민 공동 행동의 날’로 정하고, 신자들에게 팽목항 미사 참석, 아파트 베란다와 대문, 자동차에 추모 리본 달기,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 동참, 공동선 실현을 위한 운동과 실천 참여를 당부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저녁 7시 명동성당에서 세월호 1주기 추모 미사를 주례했다. 같은 날 인천교구(오전 10시 답동성당), 원주교구(저녁 7시 30분 원동성당), 대전교구(저녁 7시 30분 대흥동성당)에서도 추모 미사가 진행되었다. 부산과 마산 교구는 13일(월), 춘천교구는 20일(월)에 추모 미사를 거행했다. 


유족들과 전국적, 지속적으로 함께하는 천주교


세월호 참사 이후로 1년, 대중과 매체의 관심이 점점 옅어지는 중에도 천주교는 전국적, 지속적으로 희생자들을 기억하며 유족들과 연대해 왔다.


사건 발생지점인 전남 진도를 관할하는 광주대교구는 올해 1월, 교구 인사발령을 통해 최민석 신부를 팽목항 전담사제로 파견했다. 교구는 2월 사순절을 시작하며 ‘세월호 십자가의 길’ 책자 4만 부와 텍스트 파일을 배포, 신자들이 참사의 배경을 성찰하며 진상 규명과 공동선 실현을 위해 기도하도록 안내했다.


수원교구는 매일 저녁 8시,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 천주교 부스에서 미사를 거행한다. 이 미사는 정부에서 발표하는 ‘공식 합동 영결식’ 전날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또한 교구는 2014년 12월, 세월호 생존자와 유가족, 이웃에게 닥친 비극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안산 시민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안산 생명센터'를 개소해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인천교구는 매월 마지막 수요일 오전 10시에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본당 순회미사’를 실시하며, 부산교구는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 수정성당에서, 마산교구는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교구청 지하성당에서, 천주교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남장협)는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을 기억하는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