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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미 강연

[20150511] 노광표 소장 강연, 노동, 인간의 존엄성 (정세미 50차)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6. 12. 27.

2015년 5월 11일 

일명 '정세미'(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미사) 50차 강연이 2015년 11일(월) 오후 7시 아산 배방 성당에서 개최되었다. 2015년 상반기 천안 아산 지역의 네번째 행사로 저녁 7시 미사에 이어서 7시 30분 강연이 개최되었다.

7시 미사는 안면도 성당 강승수 요셉 신부가 주례를 맡았다. 강 신부는 미사 강론을 통해서, 고된 노역과 복된 노동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는 지는 우리 인간의 식별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면서, 그리스도인이라면 복된 노동의 길을 선택하여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보자고 하였다. 


노동, 인간의 존엄성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노광표 소장
2015년 5월 11일(월) 저녁 7시50분~9시10분 / 아산 배방성당
제50차 정의롭게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미사(정세미) 강연


최근 검찰의 포스코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벌어진 비리 중 하나입니다. 사실 포스코(POSCO)는 포항제철의 새로운 이름인데, 지난 50년 동안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경제의 주축이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포스코 건설 비리 의혹에 대해서 '피라미드 구조로 이뤄진 횡령의 먹이사슬'이 공고하다는 표현을 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포스코 그룹과 코스틸 간의 거래 과정에서 불거진 비자금 조성 의혹 등 포스코의 현 상황이 '종합비리 의혹세트'라는 점입니다.)

한 노동자의 자살은 EG테크에 의한 타살일까

포스코에는 여러가지 계열사가 있습니다. 조그마한 업체들도 많은 데, 최근 그 업체의 노동자 한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생겼습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청업체의 노조위원장이 자살을 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민주노총 전남지역 본부는 '포스코와 박근혜 대통령 동생 박지만 회장의 EG테크에 의한 타살이며, 포스코와 EG테크가 죽음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있습니다. 청년실업, 고령화, 횐경문제, 그리고 지역간 격차문제도 발생하고 있죠. 제가 일하는 곳이 노동문제이다보니, 뭐 눈에는 뭐 밖에 안보인다고, 세상 많은 문제 중에서도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 문제에 제 관심이 꽂혀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생각을 다 같이 이야기해보았으면 합니다.

사는 터전이 다른 데 왜 육지에서 경주를 할까

토끼와 거북이의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이 이야기의 일반적인 교훈은 아무리 어려운 조건이라고 하더라도 성실히 살아가면 끝끝내 성공한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최근 아빠들 모임 만들어져서, 과거 아이들 키우던 사정과 달리 최근에는 아버지도 육아에 대한 책임을 갖자고 해서, 아빠들 동화책 읽는 모임이 있는데요. 기존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가 조금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재해석하는 동화를 만들어냈습니다. (강사의 이 발언은 마리아 몬테소리가 재해석한 토끼와 거북이에 대한 얘기를 풀어나가는 걸로 이해할 수 있다) 그 내용의 핵심은 토끼와 거북이는 사는 곳도 다른 데 왜 경주를 하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한 놈은 뭍에서, 다른 이는 물에서 사니까, 사는방식이 다른데, 왜 육지에서 경주를하고, 온갖 어려운 조건을 극복하면서 토끼가 아닌 거북이가 승리한다는 건은 이상한 일입니다.

어려움 극복하는 성실성도 중요하지만, 아버지 입장에서 보면, 개인적 성실성으로 모든 문제를 돌리는 건 문제가 있고, 개인을 둘러싼 환경과 처지를 고려한 사회적 특성을 반영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필요한 일이지만 우리 사회는 모든 것을 개인에게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지적입니다. 


이 사진은 노동인권 관련 사진을 많이 찍던 사진작가 루이스 하인(1874~1940)이 1930년 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초고층 작업현장의 철빔 위에서 점심식사 중인 노동자를 찍은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 2012년 뉴욕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이 사진<Men at Lunch>는 1932년 9월 20일 록펠러센터 건설현장에서 찍었고, 당시 10월 2일 일요일 뉴욕헤럴드트리뷴의 부록 에 <Lunch Atop a Skyscraper>이란 제목으로 소개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모두가 이 사진을 알지만, 아무도 이 사진을 누가 찍었는지 모른다고 한다. http://www.nytimes.com/2012/11/11/movies/lunch-atop-a-skyscraper-uncovered.html


사진 하나 보겠습니다. 이 사진은 약 백년전, 우리로 따지면 3.1만세 운동하던 1919년 경인 1920년대의 미국의 높은 빌딩입니다. 지금은 순위가 바뀌었겠지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건설노동자들 사진입니다. (노광표 소장님도 잘못 알고 있음. 사진 설명 참조)  하도 멋있게 찍어서 붕 떠있는 것처럼 보여서 "합성한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당시 그런 기술 없고, 카메라가 보여주는 미국의 대단한 작품사진 속에는 진실을 안고 있습니다

노동자가 사진의 주인공이 될 수 없던 시절

지금이야 휴대폰과 디지컬 카메라로 모든 이들의 취미도구로 사용하지만, 130년전만 해도, 사진이 찍힐만한 주인공은 우리와 같은 보통사람들이 아니고, 돈도 좀 있고, 권력이나 빽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루이스 하인(1874~1940)이 이들을 사진 주인공으로 불러들입니다. (그러나 이 사진은 루이스 하인의 작품이 아님... 필자주)

루이스 하인(Lewis Wickes Hine 1874.9.26~1940.11.3)은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사진가. 

그는 사진을 사회 개혁의 수단으로 사용했다. 미국의 아동 노동법을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막상 본인과 가족이 거주할만한 집도 한칸 장만 못하는 사람들이 많던 시절이었고, 건설 노동자들과 도시빈민들의 애환을 사진에 담습니다. 인권이나 노동문제를 복잡하게 생각하면서 잘 알려고 하지 않지만, 인간의 가장 기본적 욕구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외면해서는 안되는 것이 바로 노동의 문제입니다. 그런 것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안전하지 않고, 특정한 불행이 아니라, 사회전체의 불행으로 확대되는 것입니다. 

그런 사례 몇 가지를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신부님 말씀 중에도 세월호 침몰 사건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셨는데, 이 참사의 가장 큰 아픔은 너무 어리디 어린 사람들이 허망하고 많이 죽었다는 것도 있지만, 이 사건이 특정하게 발생하는 게 아니라, 언제든지 우리 주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매우 크다는 것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학교에서 말하는 것과 현실은 너무 다르다

우린 교회나 성당이나 학교에서는 협동과 배려와 공동체를 위한 봉사 등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주로 협동하고, 본인 이익만을 위해 살지 말고, 주위의 누군가를 돌아보고 봉사하고 공동체를 위해 살자고 얘기히고 있지만, 밖에서 말하면, 작게는 가정교육에서도 친구들과 잘 지내는 것보다, 친구들보다 높은 성적을 받아야 하고, 친구와의 경쟁에서 이기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협동과 공동체의 가치보다는 경쟁에서 빠르게 이기는 이익과 효율이란 가치가 지배하는 겁니다. 

어떻게 무책임하게 자기 목숨만 생각하고 그대로 올 수 있었을까요? 우리는 도무지 세월호 선장이나 선원들의 그런 무책임한 행동에 대한 이유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 수 있는게 있어요. 그 배 안에서 일하는 분들이 단기계약직이었다는 것. 심지어 선장 조차 나이 칠십 넘어서 이제 배 운행이 아니라, 자기 면허 빌려주고, 배타면, 바로 밑에 선실에 가서 술 한잔 먹고 눈김고 나면, 제주도에 도착한다는 방식의 운행을 한다는 거였습니다. 

1년간 전체직원 안전교육비는 고작 541,000원

세월호 선사가 청해진 해운인데, 1년간 직원들 안전교육 예산이 얼마일까요? 뒤에 단위가 붙어 있는 줄 알았는데, 541,000원입니다. 이 엄청난 배를 운행하는 회사에서 1년간 안전교육에 투입되는 예산 이 그런 식이다보니 시고발생에 대한 메뉴얼도 없고, 바로 이것이 대한민국 모습인 겁니다. 그러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 이런 (청해진 해운같은) 회사가 별로 없는 거 아닌가?" 그런데 가장 좋은 회사라고 여겨지는 곳에서 발생한 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대한항공입니다. 우리나라 국민들 꼭 이 비행기 타면 애국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대한민국의 '대한'자가 붙은 대한항공인데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우리야 비행기타면 앞좌석 앉을 여력이 없죠.  

사실 우린 땅콩의 양에 더 관심이 많다

앞자리와 뒷자리의 서비스가 다른데, 안 받아봐서 모르지만, 서울에서 뉴욕 열두시간 비행기에 45회의 서비스가 제공된다고 합니다. 첫번째가 뜨거운 물수건. 두번째 문제가 된 땅콩이 나오고, 그런데 우린 주로 땅콩 양에 관심이 많지만, 이 부사장의 관심은 디테일에 대한 거였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부사장이니까 직원들이 일을 잘하는가를 관찰하는데, 원래 덩치가 좋은 분이고, 남자보다 술을 많이 먹을 수 있는 분이라고 대한항공에서는 유명한 분이라고 해요. 업무때문에 와인 많이 먹고, 한두잔 먹으면 좋은데, 몇 병 드시고 비행기 타면 1등석 자리는 앉으면 졸잖아요. 우린 딱딱한 자리에서 졸까말까 생각하는데, 이 분은 앉아서 졸지 않고 직원들 서비스 관찰하다가. 땅콩 까서 주면 안되는데, 땅콩 뒤집어서 주든 까서 주든 우린 관심이 없지만, 이 분은 직원들 불러서 메뉴얼대로 하라고 말하죠. 특히 대한한공은 조 씨 성 가진 분 타면 회사에 기내에서는 비상이 걸린다고 합니다.  

3일전부터 특별교육을 받았어도

여기 오신 분들도 조씨 성이 계시겠지만, 특히 유명한 부사장 타면 3일전부터 특별교육을 받는다는 말도 있어요. 비행기에서 라면을 먹는다고 합니다. 기내에서 뜨거운 물을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말할 때 피해야 할 단어도 배우고, 그런데 서빙하는 데 첫번째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윗사람 중에 누가 뭔가를 지시할 때 틀린 경우가 생기면, 부하직원이 "이것은 이것 같습니다."라고 할 수가 있죠. 그러면 직장상사는 "언제 바뀌었어?"하면서 그냥 넘어가면 될 것 같은데, 만일에 윗사람 중 에서 괴팍한 사람이라면, 스스로 참지 못해 더 화를 많이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상시 그렇지 않아도 갑자기 이상해져서 "비행기에서 내려"라고까지 말하게 되는 겁니다. 비행기란 문을 닫고 바퀴가 돌아가면 사람이 내릴 수 없고, 사람이 한 명이라도 내리면 모두 다 내리고 짐도 다 꺼내야 한답니다. 미국에서 테러사건이 많이 발생하면서, 비행기 손님이 다 내리면, 모든 짐을 다 꺼내서 검사를 합니다. 만의 하나라도 손님이 폭발물을 설치하고 나갈 수 있어서 그런 것이죠. 만일에 이 회사가 의사소통이 잘 되는 곳이라면 여기서 끝났겠지만, 기장이 일단 항공법상 서울가서 직원 잘못 징계하더라도 12시간만 참아주십시오! 얼굴 안보이게. 화장실 앞에 특별의자 움직이지 못하게 대충 이렇게 끝내도 될 것 같은데, 내리게 하면서 이 사건은 2탄, 3탄 등으로 확대되며 벌어진 경우입니다. 

드디어 터질 일이 터졌다

이 회사에서는 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 드디어 터질 일이 터졌다는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사실 해당 회사의 직원들은 기내에서 밥을 못 먹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바쁘면 밥을 못 먹을 수도 이런 내용이 SBS 저녁 8시 뉴스에 나왔다고 합니다. 12시간 비행을 하면 비행기내에서 식사를 두번 제공합니다. 그런데, 2번 주는 식사에 따른 비행기의 무게를 줄이려고, 손님 밥은 다 싫어도 승무원 25-30명 밥은 3분의 1만 싣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만일 손님들이 음식을 안 먹으면 그걸 먹는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비행기 타고 식사) 하나 더 달라고 하면 안됩니다. 그날 승무원 쫄쫄 굶을 수도 있다는 것! 이것이 일등기업 직장인 애환인 겁니다.

직장에서 일하는 이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출하고, 회사 경쟁력을 위해 노력하고 노사화합해야 하는데, 우리 1등기업이란 곳에는 아직도 이런 분위기가 존재합니다. 우리 아들딸들이 이런 기업에 다니면서도 자랑스러워하는 것이죠. 

최저 시급 5,580원

최근 청년실업 너무 심해져서 최저임금 문제 많이 얘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무리 능력 떨어져도 1 시간 일하면 법으로 받게 해줍니까? 5,580원을 받게 되어있는데, 안 주면, 일시킨 사람은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죠. 그런데 자본주의 자유계약 원리로, "난 당장 밥 못 먹어서 6,000원 받고 싶지만 4,000원만 받을래!" 그렇게 자유롭게 사인해도 사장님을 처벌하는 것입니다. 왜냐면 그런 식으로 하면 자꾸만 노임단가가 떨어지니까 최소한 한시간 일하면 능력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5,580원 받게 하는 게 최저임금제도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유명 기업 중 이걸 안 지키는 기업이 너무나 많습니다.  

2014 청년착취대상 받은 디자이너 이상봉

디자이너 중 유명한 이상봉 선생이란 분이 계시죠. (한 때 견습.인턴 사원에게 몇 십만원 수준의 저임금을 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열정페이(열정을 빌미로 한 저임금노동) 파문의 중심에 섰고, 2015년 1월 7일 패션 노조는 "2014년 청년 착취 대상"을 수여했다. 이에 이상봉은 1월 14일 사과문을 내고 노동조건 개선을 약속하면서, "주식회사 이상봉의 근로환경, 처우 및 운영에 관련된 일로 상처받았을 패션업계의 젊은 청년들과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한다."고 하면서 "이번 기회에 급여 뿐 아니라 패션업계의 문제점까지 개선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미용실이나 패션 현장 같은 데서 디자인 공부하거나 헤어샵 머리 감는 거 배운다고 하면, 나와서 점심 한끼만 사줘도 "원장님!" 하고 따라다닌 게 10여년 전 일입니다. 그것이 아직도 그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노동법은 이상봉 선생처럼 인턴사원에게 한달 월급도 아니고 용돈 10여만원 정도 주면 처벌받지만, 그게 이상봉의 문제라기 보다는 스스로도 왜 노동법에 의해서 고발되었는지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난 왜 고발되었는지 모른다. 난 십만원 준다. 다른 데 안준다."고 한다면 근로기준법 조차 모르는 겁니다.

우린 진짜 필요한 공부를 하지 않는다

초-중고등학교때 진짜 필요한 공부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대학에 가서도, 대학원 졸업자들 조차도 첫 월급을 받으면 자기 월급 계산을 할 줄 모릅니다. "설마 회사가 속이겠냐?"하는 식이죠. 물론 속이지 않겠지만, 오버타임 수당 어떻게 받고, 4대보험 얼마 내는지 가르켜주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지금 직장인 중 국민연금 내는데, 국민연금 언제부터 받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65세부터 받는데, 원래 60세부터 받기로 한 분은 연식이 오래된 분입니다. 저도 1988년 처음 나왔을 때 강제로 들게 되었습니다. 조금씩 월급쟁이가 4.5퍼센트 내고 기업 그만큼 내면, 손 벌리지 않고 세끼 밥 먹는 수준의 연급을 준다고 했습니다. 저도 60세가 되면 받기로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전 합의하지 않았는데, 65세부터 받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최근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은 60세부터 받기로 한 것을 65세부터 받게 되었다면, 노인분들 대통령도 65세 이상 20만원 준다고 그랬다가, 지금 문제 발생했는데, 지금 당면한 권리조차 우리 사회 내부에서 잘 인식조차 안되는 형편입니다. 

최저임금의 인상은 자영업자들에게도 이익이다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 가장 큰 문제인 노동문제에 대해 너무 개인이 주관적으로 알고 있는 것을 진리처럼 생각하는 경향도 보입니다. 최저임금 문제도 한 시간 일하면 5,580원입니다. 그런데 이게 자영업자 입장에서 어떻게 그걸 꼬박꼬박 주는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다른 한쪽에서는 열심히 최저임금 한달 내내 벌어도 110만원도 안되어서 학교가서 큰 건물 청소 일해도 120만원도 못 받는 현실인데, 최저 임금 올려야 하나요? 우리 사회가 전체적으로 최저임금 올라가면 자영업자가 힘들긴 해요. 그런데 진짜 힘든 건 갑자기 장사 잘 되려고 하면, 갑자기 월세 백만원에서 3백 내라고 하는 것이나, 권리금도 못 받는 것입니다. 자영업자는 카드 수수료 3~4퍼센트 떼이는데 백화점은 1.5퍼센트입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 사회가 법으로 사는 사회가 되려면 많이 바뀌어야 합니다.

박용성 회장의 대학판 조현아 사건

우리나라 존경받는 중앙대 인수한 박용성 회장의 발언은 또 어떻습니까?


대학판 조현아 사건.. 학사조직 개편에 반대하는 교수들을 향한 박용성의 막말

2015년 3월 24일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이용구 중앙대 총장과 일부 교수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학사구조 개편에 반대하는 교수들에 대해 "제 목을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며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다"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편 이에 대해 김누리 중앙대 독문과 교수는 박 씨의 막말 파문에 대해서 "한국 대학사회와 그 구성원을 모욕하고 협박한 '대학판 조현아 사건'"이라며 "우리는 대학의 정신에 입각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박 씨는 지난 2008년 재단이 교수들을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으로 초청한 자리에서도 '내가 중앙대를 이름만 빼고 몽땅 바꾸겠다. 당신들은 지켜만 봐달라. 만약 내 발목을 잡는 사람이 있으면 그 교수의 손목을 자르고 가겠다'며 과격한 발언을 일삼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 재단은 돈이 없어서 시설도 안좋았는데, 시설 좋아지겠디고 보았지만, 너무 기업 마인드가 높으셔서 돈 안되는 거 다 없애버리고, 일단 종교학과, 철학과, 독일어학과 인문사회과학 이런 거 다 없애려고 하니까 교수와 동문들이 다 반대를 하는 겁니다. 아무리 옳은 일이라도 해도 다양한 이들 목소리를 수용하면서 받아들이고 하나하나 바꿔나가야 하는데, 자기한테 반대하는 교수들에 대해서 이메일을 보내서 "제 목을 쳐달라고 ... 내가 쳐줄 것이다."라고 말한다는 게 과연 ...

사회적 소모품인가 노동자인가

일하는 이들, 직장인들의 권리를 인격적 대우를 통해서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 보다 사회적 소모품으로 쓰려는 것에서부터 사회적 갈등이 비롯되는 거죠. 그렇다면 노동자는 누구인지 학교에서 교육 안 시키니까, 아버지를 월급쟁이 샐러리맨라고만 생각합니다. 모두가 다 노동자입니다. 5월 1일 노동절에 쉬는 이들은 모두가 다 노동자입니다. 그런데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알게 해주는 초등학교 네모칸 시험 답안지가 있습니다. 

노동자는 덜 배운자?

네모칸에 노동자는 [덜 배운 자]라고 되어 있습니다. 노동자는 사회의 주력입니다. 그러나 사회의 주력이지만, 그 사람들을 봉건시대처럼 하대하고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비극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초중고등학교 졸업자 중 90퍼센트 이상 노동자라고 볼 수 있지만, 자신을 노동자로 인식하지 못하는 비극인 겁니다. 우리들 대부분 월급쟁이로 퇴직하지만, 이 사람들이 아직도 사회적 인정을 못받았다는 게 한국 노동문제의 또다른 현주소라고 봅니다. 현대중공업의 사례를 보면, 최근 경기 안좋아서 30년동안 경기 좋을 때 엄청 벌었다면, 경기 안좋을 때 함께 위기 극복하고 다 잘해보자고 하면 일하는 사람이 신 날건데, 현대중공업 3천명 직원들을 명예퇴직, 희망퇴직하라고 합니다. 본인이 명예롭지 않고, 희망하지 않는데 그래서, 1천명이 안 나간다고 하니, 갑자기 컴퓨터를 빼버렸어요. 평상시에 다른 일 하는데, 배를 수주해오랍니다. 석달간 기회를 주겠다. 너 일한게 뭐냐? 그러니 회사 힘들지 않냐? 이런 일이 유수한 회사에서 벌어지는 비극입니다.

우린 어떤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는가?

우리 사회 경영자의 역할만큼 일하는 사람들 역할도 같이 보장하자는 것이기에,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대한민국 어떤 나라 되었으면 좋겠는가?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등의 복지국가는 수상을 잘 뽑아서 그런 게 아니라, 일하는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노동조합이 잘 조직되어 있고, 조직율이 50퍼센타 이상입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넘어가는데, 일하는 이들의 삶의 조건이 별반 나아지지 않는 나라들로 한국, 미국, 일본 등입니다. 이런 나라들의 노동조합 조직율은 10%대로 아주 낮습니다. 그래도 미국이란 나라는 실리콘 밸리에서 대박난 이들도 있지만 우리에게는 어려운 거죠. 

스웨덴 총리 스테판 뢰벤 (Stefan Löfven, 1957년 7월 21일 ~ ).


스웨덴 총리 스테판 뢰벤은 미혼모의 자식입니다. 아버지 엄마도 모르는 버려진 자식으로 입양되었고, 열심히 공부해서 기술을 배우고 용접공이 됩니다. 그렇게 활동하다가 너가 우리 대표하라고 해서 금속노조 위원장이 되고, 그러한 출신으로 스웨덴 총리가 된 겁니다.


스테판 뢰벤 ... "골드러시(시장만능주의)는 끝났다."

1957년 스톡홀름에서 태어나서 생후 10개월에 보육원에 맡겨졌다. 그리고 스톡홀름 북부의 한 가정에 입양되었는데, 양아버지는 벌목꾼이고 공장 노동자였으며, 양어머니는 간호사였다. 집안 덕분에 여러가지 경험을 하며 성장한 그는 스웨덴 사회민주주의의 간판인 울로프 팔매 전 총리를 존경하여 13세에 사회민주당에 입당했다. 고교를 졸업한 후 용접기능공 코스(48주)를 수료하고 대학(사회복지학)은 1년 반만에 중퇴했다. 22살에 용접공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2년 후 단위 노조 간부가 된다. 1995년에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간부로 활동한다. 단체교섭과 국제관계 업무를 맡던 그는 2001년 금속노조 부위원장이 되었고, 2005년 새 조직인 금속노조(IF메탈)의 초대 위원장이 된다. 2006년에는 사민당 최고위원이 되고 2012년 1월 당수로 선출되었다. 2014년 9월 14일 열린 스웨덴 총선에서 사민당 등 중도좌파 진영이 승리하여 전체 349석 중 과반에서 17석 모자란 158석을 차지했고, 이에 따라 사민당 당수가 새로운 총리에 올라섰다. 


 
우리나라의 문제는 이러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와 돈있는 사람들의 권리 사이의 균형이 맞춰져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우린 고교출신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 했습니다.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도 사회적 인정 받지 못한 게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붙었다는 점으로 끌어내리려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평균 재직년수 40년이 가능한가

많은 분들이 대한민국의 미래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목소리를 내주셔야 합니다. 최근 공무원 연금 개혁한다고 하다가 국민연금 논의 중에서 소득대체율을 50퍼센트 높인다는 것이 쟁점인데요. 국민연금 내면 정상적 40년간 낸 사람 평균 받았던 월급의 50%를 연금으로 받게해주겠디는 건데, 사실상 40년간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는 드물죠. 평균 재직년수 5.8년이란 통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지금 40만원 정도 받아오. 그래서 국민연금 낼까 말까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 고민은 미국은 똑똑하고 잘 난 사람들을 통해서 생산성을 높이자는 걸 목표로 하는 반면에 유럽의 복지국가들의 특징은 사람 잘나고 못나건 부모 돈 많건 적건 최소한 사회적 안전장치로 꿈을 키워주자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의 복지국가을 입장이 많이 다릅니다.

기업에서 자녀 학자금을 대줘야 하나?

유럽 상공회의소 주최한 회의에 간 적이 있습니다. 독일인 사장님은 노조가 추천하는 이사가 있는 이사회를 경험한 분이었지만, 한국 노조와 일을 못하겠다고 하면서 이런 경험을 들려주셨습니다. "왜 직원들 자녀의 장학금을 회사에서 대줘야 하는가?" 그 부분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겁니다. 기업은 양심적으로 돈을 벌고 세금 내면 국가가 알아서 아버지나 엄마나 어떤 직장에 다니든지 상관없이 대줘야 한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왜 대학교 등록금 학자금을 회사가 책임져서 하나도 안내게 해주면서도 하청업체 아버지는 왜 그 학자금을 회사가 아닌 아버지가 책임져야 하는 것일까요? 그런 질문에 저는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기업단위의 복지정책을 다시 생각해봐야 

문제는 우리나라의 모든 복지제도가 기업단위로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우리 방식에 대한 고민 이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나라 노조는 강경하고 파업도 많이 하고 일도 많이 하는 사람들이라고 하지만, 막상 현장 사람들 만나보면, 사람들 힘이 없어요.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국민소득 1만달러 넘는 나라들, 36개 국가 중에서 민주화도 이루고 경제성장도 이룬 한국이 경제적으로 12위 국가인데, 행복도는 27위입니다. 

노인 빈곤율 1위 국가

왜 떨어지는 걸까요? 월급쟁이 행복의 열가지 지표가 다 1등이기 때문입니다. 자살율 1등, 우린 초중학생들 자살을 많이 합니다. 신문에 나오지만, 매일 일어나는 일들은 신문에 안 나오죠. 사람이 개를 물면 신문에 나오는데, 65세 이상 노인이 죽으면 별로 신문이 안나옵니다. 65세 이상 노인이 가장 많이 목숨을 끊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노인빈곤율이 가장 높아서 국가나 자녀가 해결해주지 않으면 당장 굶어죽는 인구가 40%에 이릅니다. 그런데 어르신만 힘든게 아니라, 결혼도 포기한 세대가 등장했습니다. 그렇게 대한민국 경제가 아무리 좋아보여도 속살을 들여다 보면, 사람들은 행복감을 못 느낀다는 사실입니다. 더 많은 것, 더 큰 집, 더 좋은 차, 이런 의식이 바뀌어야 하지만, 최소한 인간 누릴 조건들이 더 열악해지는 게 현실입니다. 

연간 2,100시간 일하는 나라, 한국

65세 노인빈곤율 1등에다가, 회사에서 가장 많이 일하는 나라. 멕시코 다음 꼴찌입니다. 1년에 1,700시간을 평균 일하는데, 우리나라는 2,100시간이고 더 많은 이들은 2,400시간도 일합니다. 젊은이들 스스로 데이트 한번 하고, 여친, 남친 편하게 만날 여유조차 없는게 지금 대한민국 모습이죠. 그래서 나라는 번듯해보여도, 그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행복도가 떨어지는 건 우리가 그런 것들에 대해서 너무 관심이 없는 탓도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젊은이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중산층 되기가 힘듭니다. 돈은 어렸을 때 벌어야 한다는 겁니다. 미성년자 주식 얼마나 갖고 있는가? 5살 된 아이가 가진 주식이 89억 1천만원을 가진 경우도 있고요. 


2015년 5월 4일자 Business Post


임성기 손주 한미약품 주주, 어린이 주식부자 1~7위 휩쓸어보유주식 평가액 모두 200억 넘어...증여나 무상으로 신주 배정받아
1위는 임 회장의 친손자 임 모군(12살)...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주식 61만4946주를 보유(264억 원 평가액). 2~7위는 임 회장의 친손주와 외손주들 ... 각각 같은 주식 60만660주를 보유해 지분가치는 258억 원으로 동일. 8위는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차남 허정홍군이 GS 주식 33만1천 주를 보유(166억 원) (5세 때인 2009년 GS 주식을 증여받은 뒤 증가). 


힘들더라도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계층상승하고 그들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조차도 흐려져서, 어떤 부모를 만나고, 어떤 지역에서 태어나는가가 결정하는 빈부격차가 심해진 사회가 된 겁니다. 그래서 이제 시장에서 콩나물값만 깍지 마시고, 콩나물 5백원어치 샀는데, 덜었다가 내려놓으면 못참죠. 그런데 실제로 세금 안내는 사람들에 관심 없어요. 미스터 피자 회장 손녀가 가진 주식이 84억이란 통계가 있습니다. (2012년 4월 30일 종가기준을 보면 12세의 손녀가 가진 주식평가액은 18억원으로 되어 있다. 84억이란 통계는 찾지 못했다.)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무너진다면

빵을 훔치면 도둑놈이 되지만, 크게 도둑질하면 주위에서 함께 고민을 덜어줍니다. 그리고 삼성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후계 체제를 만드는 데 국회의원들이 고민해주조. 만만한게 간접세만 올리는 것입니다. 보이지 않아서, 불만 없고, 대표적인 게 담배값입니다. 그런데 담배값 올리면 말은 똑바로 해야되는 데, 아무튼 지금 세금의 형평성이 무너져가고 있어요. 그것은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무너지는 것이고 극단적 범죄가 나타나게 됩니다. 

핀란드 노키아 부회장이 오토바이를 타다 걸린 과속 범칙금이 1억 3천만원이란 보도가 있었죠. 우린 범칙금을 똑같이 8만원씩 내는 걸 평등하다고 보지만, 여긴 거꾸로 생각하는 겁니다. 소득에 비례해서 낸다는 것은 공동체를 위하는 길입니다. 그래서 최저임금제와 최고임금제가 필요합니다. 어떤 대기업 최고경영자의 연봉은 수백억입니다. 감옥에 있으면서도 받습니다. 최고 경영자와 비교해서 십대재벌 평사원의 월급이 평균 6,700만원이고, 최고경영자는 23억원이란 통계가 있습니다. 

스위스에서 시도된 최고 임금제한 국민투표

2013년 11월 세계적 관심을 모았던 일이 스위스에서 있었습니다. 기업 최고경영자의 임금 최고액을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2013년 11월 24일 있었습니다. 그것은 해당 기업 내 최저임금 대비 12배 이내로 제한하자는 것인데요. 이를테면 환경미화원이 1백만원이면 최고경영자는 1천2백만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스위스 사민당의 소장파 그룹이 국민제안을 통해 시행된 국민투표 결과 65%가 반대하고 34.7%가 찬성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고임금을 제한한다는 이슈는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거리가 되었습니다. 법안이 부결되었다고 하지만 일부 경영진의 막대한 보수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2013년 초,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의 다니엘 바젤라 회장이 7,800만 달러의 퇴직금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니까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이러한 논의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충남 서산 기아차 경차 모닝 전담공장 동희

우리 사회 젊은이들이 열심히 고민해도 힘들기만 합니다. 직장에 들어가도 안정적이지 못한 고민이 있고, 못 들어가서 또 고민이고, 한가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충남 서산에는 기아차 경차인 모닝을 전담하는 하청업체인 '동희 오토'가 있습니다. 이 공장이 생길 때만 해도, 그 지역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떡을 해서 막걸이 잔치를 벌였습니다. 서산의 손주손녀들이 울산이나 서울이나 탕정으로 가지 않고, 동네에서 4천만원짜리 연봉 일자리를 얻는다는 기쁨이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2년 간 공장이 만들어졌지만 130명만 사무관리직이었고, 자동차를 만드는 1,300명은 파견용역회사에서 차출하여 일을 하게 된 겁니다. 파견근로자로 일을 하면, 일거리 많으면 많이 뽑고, 없으면 자동 해지되는 거라서, 기업 입장에서 보면 아주 좋지만, 사회적으로 이 갈등이 폭발하는 것입니다. 젊은이들 아무리 노력해도 이런 직장 만들어지면 갈등이 폭발하는 겁니다.  

어르신들 예전 직장 일할 때 3개월 일하면 그 다음부터 다 정규직이 된다는 말을 하고 다녔죠. 그런데 이제는 끊임없이 눈치를 보게 되었습니다. 정규직은 1년, 2년 아무 얘기 안하다 열명 중 한두명만 정규직을 시켜 줍니다. 이게 단순하게 민간기업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에 노동시장 구조개편한다고 하면서, 비정규직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전문대학에서 본대학으로 바꾼 것에 불과합니다. 

누가 정규직을 뽑으려고 할까?

그러면 누가 정규직을 뽑겠습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까 얘기했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처럼 바꿔야 할 것이 많습니다.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이 호칭이 없죠. 전국 식당에 이모들만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들 어떻게 대우해야 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는 것입니다. 서로 존중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문화적 착각이 존재합니다. 작게는 이런 자각도 필요하지만, 그런 문제와 함께 우리들 소리만 가지고 해결되지 않는 구조와 제도의 문제를 봐야 합니다. 과거에는 대기업이 돈 벌면 중소기업도 돈 벌고, 노동자들도 돈 버는 낙수효과란 게 있었습니다. 위가 잘 되면 밑에도 잘된다는 이론이죠.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현대자동차와 삼성그룹만 잘되고, 나머지 다 잘 안된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두 그룹 중 하나 흔들리면 우리나라 전체가 흔들리는 아주 위험한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골고루 경쟁력을 가지기에는 너무나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작년 재작년 재벌들이 커피숍과 빵집 사업에 많이 파고들었는데, 요즘은 한식집이 트렌드라고 합니다. CJ는 만사천 팔백원짜리 한식인가를 내놓았습니다.


대기업의 한식뷔페 사업 진출 

최근 가장 인기를 끄는 외식분야가 한식 뷔페 사업이다. CJ, 이랜드, 신세계에 이어 롯데 그룹도 뛰어들어 4파전을 치루고 있다. CJ는 <계절밥상>, 이랜드는 <자연별곡>, 신세계는 <올반>, 
롯데는 <별미가>. 한편 2013년 7월 CJ푸드빌이 경기 성남 판교에서 시작한 <계절밥상>의 성공을 지켜본 경쟁업체들이 잇따라 한식뷔페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가격은 평일 점심 1만2900원~1만4900원, 평일저녁과 주말은 1만9900원~2만2900원에 이른다.  


대기업의 한식뷔페 시장 진출을 어떻게 볼 것인가?

전국에 재벌그룹들이 연 한식집이 열다섯개 이십개 삼십개 계속해서 늘어납니다. 예전에는 자기 이름으로 차렸던 빵집들이 없어졌는데, 이제는 한식 차례가 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 우리 사회가 한쪽 방향으로 쏠려나가는 것 같아요. 대기업은 그 나름대로의 영역에서 대기업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그래서 대기업이 잘 나가면 그 하청업체들도 잘 나가게 해야 하는데 그런 개념이 없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단가 후려치기가 있는가 하면, 본부장이 바뀔 때 그것을 기념하는 '기념 후려치기'란 것도 있다고 합니다. 열심히 노력해도 혜택은 빨대에 꽂혀서 위로 빨려나가는 구조가 되는 겁니다. 

최저임금과 저임금을 받는 여성고령 노동자들이 아주 많습니다. 만일에 이분들 돈을 올려주면 다 쓰게 됩니다. 만일에 임금 많이 받는 이들, 예를 들어 1천만원 이상 받는 사람들의 임금을 10% 이상 올려준다면 그 돈을 다 저축할 것입니다. 그러나 300만원 이하 급여를 받는 분들이라면 그 돈을 다 쓰게 됩니다. 시장경제는 돈이 돌아야 합니다. 그렇게 경제구조의 체질을 바꾸는 게 필요합니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건데요.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말씀하신 바 있는 것처럼, 나이든 노숙자가 길거리에서 죽어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면서도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2% 떨어지면 세상이 망할 것처럼 난리가 납니다. 


Pope 프란치스코의 <복음의 기쁨> 

프란치스코는 2013년 11월 26일 바티칸 홈페이지(vatica.va)를 통해서 교황 권고 원문을 공개한 바 있다. 국내에 <복음의 기쁨>으로 번역되어 나온 이 장문의 권고문에서 Pope는 고삐 풀린 자본주의를 '새로운 형태의 독재'라고 통렬히 비판하고, "교회가 손에 흙을 묻히는 것을 주저해선 안 된다"고 하면서 현실참여를 강조했다. Pope는 특히 <배제의 경제>, <돈의 맹목성>, <금융체제의 지배>, <폭력을 부르는 불평등>을 오늘날 당면한 과제로 꼽았다. 오늘날 세태에 대해서는 "늙은 노숙인이 거리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건 뉴스가 안 되지만, 주식시장이 단 2포인트라도 떨어지면 뉴스가 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언급한 바 있다. 


주위에서 말 없이 죽어가는 이들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고, 표피적인 것들에 관심갖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도 우리들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높아져서 막 투표를 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있습니다. 사실상 관리비에서 1천원만 더 늘리면 임금인상 보장해줄 수 있다는 고민을 해야 합니다. 경비원은 경비업무하는데 단순 경비만 아니라 총체적 관리를 하는 그 역할을 헤아려줘야 합니다. 더불어사는 사회로 가려면 이러한 고민들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화장실에서 밥 먹는 여성 환경미화원들

게다가 청소노동자 분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없다는 문제도 있죠. 심지어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 극단적 사례가 대학교 안에서 발생하기도 했어요. 사회적 불평등 구조가 많지만, 월급자들의 분포를 보면요. 1년간 3천만원 이하 전체의 65%에 달합니다. 65%가 삼천만원 미만입니다. 4대보험 떼기 전이고, 비정규직에다가 저임금 노동자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면 조금 많이 받는 이가 더불어살도록 목소리 내야 하는데, 노조가 이 역할 잘 못합니다. 전 그걸 하기 위한 고민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두번째로 나라에서 세금 가지고 대부분 사는 공공복지 확대해야하는데, 우리나라는 절대 가운데 있지 않아요. 전체 예산 중 공공복지 예산 8.3%입니다. 독일, 프랑스 , 스웨덴 등은 25% 이상입니다. 

애국심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그래서 국가에 대한 존경과 애국심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그래서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 목소리를 나게 해야 하고, 무상급식이 아니라,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처벌 받는데, 교과서는 주면서 왜 밥은 안주는 겁니까? 최소한 국가가 의무교육을 만들었다면 밥은 줘야 한느 겁니다. 문제는 우리 사회인식이 어떤 식으로 바뀌고 달라지는가 하는 점입니다. 자꾸만 민간시장이 쳐들어오면서 우리나라 보험료가 엄청 듭니다. 국민연금보다 더 많이 드는 것은 삼성생명, 교보생명 같은 민간생명보험 회사들이죠. 그런데 민간 보험사들이 더 많아질 수록 공공성은 약화되는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우리나라 의료보험 잘되어 있는데, 사보험시장 커지니까, 실손보험 많이 들면 의료보험 혜택 늘어날 수 없어요. 암 환자가 의료보험으로 80-90% 보장하려고 해도 사보험의 로비를 통해 안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녁이 있는 삶

세번째 노동시간 단축과 일 가정의 양립입니다. 예전에 어떤 정치인이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멋진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일을 많이 하는 한국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6시 퇴근 시간 이후의 유럽은 좋을 게 없습니다. (문을 닫는 데가 많으니까) "무슨 낙으로 사냐?"고 하지만, 바로 그런 것들이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죠. 


화끈하게 일하고 잘 노는 보리 출판사

출판사 중에 보리출판사라는 곳이 있습니다. 여섯시간 일하지만, 일할 때 화끈하게 일을 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노동시간이 단축되어야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아직도 머리는 깼는데 몸은 안 듣죠. 그래서 자발적 하는 게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아빠들 집에 주말에 있으면 불편해하는 것은 구조적 문제입니다. 그래서 전부다 크게 보면 노동인권 영역의 문제인 것입니다. 이제 변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고위 공무원의 장점

서울시장 박원순은 손석희 JTBC 사장과 나이가 같습니다. (1956년생 동갑) 아무튼, 박원순 시장은 최소한 정부 밖에서는 일을 잘하신 분이죠. 그런데 이 분이 서울시 공무원 아니면서 공무원 같은 노동자 1,133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합니다. 그 전에는 1년 계약하면 퇴직금을 줘야 하니까 11달 계약을 했다고 합니다. 국민 세금 아끼겠다고 이런 짓들을 했고, 그런데 이제 이들을 특별한 일 아니면 평생고용 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68억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고위공무원들 장점은 윗사람 바뀌면 그대로 따른다는 점입니다. 서울시 한강 인공섬을 만들기도 했던 사람들이죠. 그런데 서울시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는 비용이 가능하겠는가라고 물었을 때, 혹시 부족하면 수고스럽겠지만, 서울시 세금 안내는 사람 두놈만 잠으면 60억 한방에 해결된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그러나 돈의 문제가 아닌 철학의 문제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것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한 조직에서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그런 차별이 일상화되었는가 하는 것은 가치의 문제고, 어떻게 가치실현하는가에 대한 신뢰와 철학의 문제인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노동의 문제, 인권의 문제는 등한시하면서 앞으로 갈 수록 계속 등한시하면 사회적 비극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작은 주변부터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이 어깨를 펴고 일하고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한 데, 그것이 개인의 성실성도 중요한 것이지만,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뜯어 고치는 것도 중요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지역사회와 더불어 사는 노력이 함께 해주었으면 합니다. (끝).

2015-5-11 월요일 오후 9시 종료

위 기록은 필자의 기록을 재정리한 것이므로 강사의 말씀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노광표 소장의 특강은 2015-5-11(월) 저녁 7시 50분경 시작해 9시경 끝을 맺었다. 

강의에는 50명 남짓한 분들이 참석했다.


2015년 5월 11일(월) 저녁 7시49분경 배방성당 모습. 막 강의가 시작되고 있다.

2015년 5월 11일(월) 아산 배방성당 전경. 모습. 비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