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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안팎뉴스/가톨릭 뉴스

[20150923] 9월 셋째주 강정소식 - 제주평화의섬 실현위한 천주교연대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6. 12. 28.

9월 셋째주 강정 현장 소식


월요일과 화요일은 서울교구에서, 수요일은 연동성당, 목요일은 면형의집, 금요일은 동광성당, 토요일과 일요일은 강정현장팀에서 미사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예수회, 성심수녀회, 베네딕도회 에서도 주간미사에 함께 해 주셨습니다.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마을이 전쟁기지로 변해갑니다

9월 16일 아직 완성되지도 않은 강정마을 ‘민군복합항’에 7600톤급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 들어왔습니다. 해군은 앞으로 한 달간 모든 종류의 군함을 강정에 보낸다고 하더군요. 이날 풍속은 4m/s 로 아주 약했지만 세종대왕함은 두 대의 예인선의 도움을 받아 접안할 수 있었습니다.

 

2013년 총리실 평가에서도 2011년 시설공사 실시 설계보고서에도 지적 되었듯 대형군함의 입출항이 원활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16일에는 이지스함과 함께 들어온 헬기가 수차례 마을을 선회하고 심지어는 수업중인 초등학교위를 저공으로 비행했습니다. 마치 전쟁이라도 난 듯 했습니다. 헬기는 홍보영상 촬영을 위해 마을 상공을 날았다고 하더군요. 앞으로 어떤 일들이 더 벌어질지 벌써부터 아득합니다. 이날 평화활동가들은 육상과 해상에서 이지스함 입항 반대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강정포구에서 항의하는 사람들 

강정에 해군들이 오는 이유는 아름다움때문이 아닐까..   


 


 

우리를 둘러싼 이 하늘과 대지와 바다가 우리보다 먼저 우리를 사랑하였습니다. 

그 사랑을 느낀 사람만이 “강정아! 너를 사랑해”라고 외칠 수 있는 것입니다.

 

최현식신부 (면형의 집)

 

 

찬미예수님, 면형의 집 최 라우렌시오 신부입니다.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아, 순교자들의 거룩한 신앙을 기억하고, 순교자들을 본받아 십자가의 길을 따를 수 있는 용기를 지닐 수 있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중략-- 

  

오늘 복음은 죄를 많이 지었던 어떤 여인의 예수님을 향한 극진한 사랑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주었습니다. 복음의 진술은 이렇습니다.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예수님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

 

사람들에게 죄인으로 지탄 받던 여인은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청하였습니다. 여인은 참으로 회개하였고 구원의 용서를 갈망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라.”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회개하는 영혼에게 용서를 선언하시고, 그의 구원을 확증하십니다.

 

오늘 복음의 여인이 보여준 것처럼, 회개한 사람, 그럼으로써 용서를 체험한 사람은 그 순간부터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기가 받은 그 용서가 얼마나 기쁘고 소중하고 감사한지 알기 때문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겠습니다.

 

오늘 여기 모여 기도하고 미사 드리는 여러분들, 여러분들은 왜 제주를, 강정을, 구럼비를, 이 바다를 그토록 사랑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제주가, 강정이, 구럼비가 우리보다 먼저 우리를 너무나 사랑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큰 사랑을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많이 사랑받았음을 알기에 제주와 강정과 구럼비와 바다를 향한 우리의 사랑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먼저 제주와 강정과 구럼비와 바다를 사랑하였습니까? 아닙니다. 우리를 둘러싼 이 하늘과 대지와 바다가 우리보다 먼저 우리를 사랑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사랑을 느낀 사람만이 “강정아! 너를 사랑해”라고 외칠 수 있는 것입니다.

 

아, 나보다 먼저 나를 사랑하신 님이여! 제주여, 한라여.

아,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신 님이여! 강정이여, 바다여.

 

이 사랑고백을 부처님께 드렸던 김연숙이라는 가수가 있습니다.

 

 

외로움으로 나 여기 섰네.

허전한 마음으로 나 여기에 섰네.

부끄러운 일들 이 가슴에 물결과

그대 사랑은 아직도 내 것인데

 

아,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님이시여.

님이시여 님이시여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한마디만 당신곁에 남겨두고

나도 이제는 연화장 저 바다에 돌아가겠네.

 


하지만 한 번도 강정의 사랑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결코 강정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사랑할 능력이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적게 용서 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곧 “적게 사랑 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오늘 우리는 이 아름다운 강정을 굳이 총과 칼로 무장시키려는 사람들에게 외칩니다. 여러분들이 거칠게 짓밟고 함부로 헤집어놓은 이 산과 바다는 처음부터 여러분들을 사랑하였습니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 아파하고 고통 중에 있는 지금도 여전히, 지금도 처음처럼 여러분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강정은 자신이 여러분들을 사랑했던 것보다 더 많이 강정을, 자신을 사랑해 주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강정은, 구럼비는, 다만 자기를 죽이지 말고 그저 있었던 그대로 내버려두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바이고,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 곧 평화입니다.

여러분들도 진정으로 이 강정을 사랑할 수 있기만을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