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명서와 문헌/시민단체성명서

[20160707] 원자력연구원에 저장중인 사용후핵연료 1,699개에 대한 성명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7. 1. 3.

다음은 '탈핵법률가모임'이 대전 원자력연구원에 저장 중인 사용후핵연료 1,699개에 대해 발표한 성명입니다.


성  명  서


1.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 사용후핵연료 1,699개 저장 실태


지난 6월 2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명길의원(더민주 송파을)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전시 유성구에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구원’) 내에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가 무려 1,699개나 저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력연구원은 1987년부터 2013년까지 총 21회에 걸쳐 국내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로부터 사용후핵연료를 원자력연구원으로 옮겨왔고, 그 내역은 다음과 같다.(사진 참조)


2. 사용후핵연료의 위험성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로에서 꺼낸 후 10년간 냉각하여도, 1m 떨어진 곳에서 17초만에 치사에 이를 정도로 방사능이 높고, 세계 어디에도 최종처분장을 운용하고 있지 못할 정도로 보관과 처리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4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가 폭발할 경우 도쿄를 포함하여 일본 국토의 3분의 1 면적에서 약 5천만명의 인구가 대피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던 것을 보더라도, 가동 중인 원자로보다 사용후핵연료 폭발이 훨씬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가동 중 원전의 핵연료보다 사용후핵연료에는 플루토늄 등의 초우라늄원소와 세슘, 스토론튬 등 핵분열생성물(죽음의 재, 방사능)의 양이 더 많기 때문이다.


3. 원자력연구원 내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의 안전성을 조사해야


원자력연구원은 1,699개의 사용후핵연료를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부속시설에 저장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사용후핵연료는 붕괴열 등으로 인하여 열이 계속 발생하고 있고, 화재 또는 냉각수의 공급정지 등으로 사용후핵연료봉이 녹아내리면서 방사능이 외부로 한꺼번에 방출될 수 있다. 특히 테러가 발생하여 미사일 공격 등을 받게 되면 핵무기가 폭발한 것보다 훨씬 많은 죽음의 재가 유출될 수 있다. 대전에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가 3톤 정도라는 보도도 있는데, 이 중에는 대략 플루토늄이 33kg, 세슘, 스트론튬, 요오드 같은 죽음의 재가 135kg 정도 있다고 할 수 있다. 3년 연소하고 3.5년 냉각시킨 사용후핵연료 1톤에는 플루토늄이 1.1%, 세슘, 스트론튬 등 핵분열생성물질이 4.5% 정도 있다.


1,699개의 사용후핵연료가 과연 냉각설비, 정화설비, 비상급수시스템, 정전시 대비시설, 소방시설 등 사용후핵연료 저장설비의 안전성을 갖춘 채 보관되고 있는지 의문이고 극히 우려된다. 원자력연구원 내의 연구용 원자로 저장시설로 수용, 관리할 수 없는 다량의 사용후핵연료들을 위험한 상태로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기 때문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자력연구원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의 안전성에 대해 충분히 조사하고, 국민들에게 그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4. 원자력연구원은 그동안 사용후핵연료로 어떤 실험, 시험 등을 하였는지 공개해야 한다.


원자력연구원에서 1987년 이래로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하여 그동안 어떤 실험과 시험을 하였는지, 무엇을 하였는지, 그 내용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때에 보고하였는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사용후핵연료에 대해 물질통제관리를 하였는지 등에 대하여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로서는 사용후핵연료로 도대체 무엇을 하였는지 알지 못하여 불안하고, 실험 과정에서의 방사능 유출 여부나 발생한 폐기물을 한수원으로 돌려 보낸 것이 있는지 등에 대해 확인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5.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공정에서의 문제점


정부는 내년부터 원자력연구원에서 건식재처리(파이로 프로세싱)의 일부 과정을 사용후핵연료를 가지고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그리고 그 양은 10kg 정도라고 하지만 이미 원자력연구원 내에 1,699개의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파이로 프로세싱 실험을 더 하더라도 외부에서 알 수 있는지, 통제가 가능한지 의문이다.

원자력연구원이 하려고 하는 파이로프로세싱의 일부 공정은 세라믹형태인 사용후핵연료 내용물을 금속으로 만드는 과정으로, 세슘, 스트론튬, 요오드(정확히는 Cs, Kr, Mo, Rh, Ru, Tc, Te, Xe, Ba, Eu, I, Rb, Sr)등의 기체 방사성물질들이 방출된다. 이들 기체 방사성물질 포집장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외부로 유출될 수밖에 없고, 실험하는 사용후핵연료의 양이 많을수록, 유출되는 방사능 양도 많아질 것이다.


6. 사용후핵연료 운반 과정에서의 문제점


원전에서 원자력연구원으로 사용후핵연료를 1987년 이래로 21차례 육로로 운반하는 과정이 과연 안전하였는지도 의문이다. 사용후핵연료를 원전 내 임시저장수조에서 꺼내서, 운반용기로 옮겨서, 운송을 하여 원자력연구원 내 저장시설로 옮기는 전 과정이 철저하게 방사능차폐 등이 이루어졌어야 했다. 국민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 27년 동안이나 사용후핵연료가 각 원전부지로부터 대전으로 육로로 운반되고 있었다는 사실 자체로 충격이다. 이런 과정에 대하여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감시, 통제, 보고 받았는지를 국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7. 정보공개의 문제점과 향후 대책


정부는 그동안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내 임시저장소에서만 보관하고, 외부로는 절대 유출되지 않는다고 밝혀왔다. 사용후핵연료의 이동과 보관에 대해 국민들에게 철저하게 비밀로 한 것에 대해 책임자를 문책하고, 향후 투명하게 그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현재 원자력연구원 내에 있는 1,699개의 사용후핵연료를 더 이상 보관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 원자력연구원은 사용후핵연료를 빠른 시일 내에 안전한 것으로 옮겨야 한다. 이 모든 과정에 주민과 시민단체를 참여시켜 한점 의혹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16. 7. 7.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대표 김 영 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