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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안팎뉴스/온세상 뉴스

밀양송전탑 마을공동체 파괴 실태조사 보고서 및 증언대회 열려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7. 4. 1.

 “지금이 제일 힘들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기 위해 지금 버티고 있다”

 

3.23(목) 국회에서 밀양송전탑 마을공동체 파괴 실태보고서 및 증언대회


 

1. 

밀양송전탑 마을공동체 파괴 실태 조사 보고서가 3월 23일(목) 발간되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김경수 국회의원(경남 김해 을)이 연구 의뢰하고 연세대 국학연구원 김영희 교수팀이 연구 조사를, 민변 환경위원장 최재홍 변호사가 정책 제안을 맡은 이 보고서는 총 250쪽으로, 주민들의 구술 증언과 한전 및 정부 제출 자료, 언론 보도 자료를 토대로 한 구조적 분석이 실려 있다.

2.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우원식 김경수 권칠승 송기헌 박재호 의원과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는 3월 23일(목) 10시, 국회의원회관 1소회의실에서 ‘밀양송전탑 마을공동체 파괴 실태조사 보고서 발간 및 증언대회’를 개최하였다.

3. 

이날 행사에는 밀양 주민 30여명과 당진, 횡성, 군산, 청도, 광주광산구, 전북 남원시 이백면 등 전국 송전탑 피해 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 관계자 등 120여명이 참석하였고, 우원식 권칠승 진선미 국회의원이 참석하였다.

4.  

이날 행사에서 조사 책임을 맡은 연세대 김영희 교수(국어국문학)는 “‘밀양 송전탑 피해 마을들은 이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해졌다’는 주민들의 증언들이 속출했다‘며,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된 마을 공동체 파괴의 실상과 한국전력의 정보 공유 및 협의 과정의 공공성 결여, 자본과 공적 권력을 동원한 일방적 합의 과정, 마을 자치 역량의 훼손과 마을공동체 해체의 현실들을 채록한 구술 증언들을 토대로 분석했다.

5. 

김영희 교수는 “한국전력에게는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주민 및 마을 대응에 관한 매뉴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모든 마을에서 정보 공유와 협의 과정, 자본과 공적 권력을 동원한 합의 과정이 거의 똑같은 방식으로 구조적이고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고, 주민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고통스러운 경험과 상처를 들어주기 간절히 바라왔는지를 조사의 전 과정에서 확인하면서 몹시 힘들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6. 

이어 구조 분석 및 정책 제안을 맡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환경위원장 최재홍 변호사는 ‘공공정책과 공공사업 갈등 조정지원법’이 제정되어야 한다며 이제 실질적인 입법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아울러, 밀양에서 드러난 이러한 반인권적 공동체 파괴를 넘어서기 위해 조사권과 사업 취소 등의 광범위한 강제력을 부여한 갈등분쟁조정기구가 절실하며, 그동안 벌어진 밀양송전탑 마을공동체 파괴와 관련해서 한국전력에 대한 전면 감사와 책임 규명을 요청했다.

7.  

이날 행사에는 밀양 주민외에도, 전북 군산 새만금 345kV송전탑, 경북 청도 삼평리 345kV송전탑, 765kV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강원 횡성과 충남 당진 주민 활동가들이 참여하여 자신들이 겪은 마을공동체 파괴 실상을 증언했다.

8. 

군산 새만금송전탑 반대 주민대책위 총무를 맡고 있는 김덕중 씨는 ‘3km 이상 떨어진, 사실상 피해가 거의 없는 마을들에 수십억 돈으로 합의를 하고, 그 이익을 마을 유력자들이 독점적으로 누리면서 이미 전체 합의가 진행되었다는 식으로 선전되면서 핵심 피해 주민들은 압박당한 과정, 합의서를 받아오면 1인당 100만원씩 준다면서 합의서를 받으러 다닌 주민이 마을 안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된 사정’을 증언했다. 또한 송전탑 설치 이후 토지 가격 하락으로 산업재해 보상금으로 매입한 농지 가격이 폭락하여 우울감에 빠져 연쇄 자살을 선택한 장애인 가족의 충격적인 사례도 폭로되었다.

9. 

청도 삼평리의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한전이 지어준 마을복지회관에 출입하는 것을 사실상 봉쇄당하면서 ‘오갈 데가 없는 할머니들의 고통’을 증언하는 대목에서는 참가자들이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으며, 충남 당진에서는 가장 송전탑 피해가 큰 지역의 주민 유력자들이 한전이 지급한 지역 지원사업비로 여러 이권사업들을 벌이면서 압도적인 송전탑 반대 여론이 찬성으로 호도되는 과정도 증언되었다.

10.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 김영자 씨는 “언제가 제일 힘들었는가는 질문에, 나는 바로 ‘지금’이라고 답한다”, “이 마을에서 40년 가까이 살면서 그 사이좋고 정다운 마을이 이제는 얼굴 마주치기가 겁나는 곳이 되어버렸다”며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함께 데모를 할 때도 좋았다, 그러나 ‘돈’으로 마을이 찢겨진 현실은 너무 고통스럽다”며 “한전이 마을에 뿌린 그 많은 돈들이 조환익 사장 개인 돈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지 좀 밝혀졌으면 좋겠다”며 진상 조사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밝혔다.

11.  

국회 산업통상위 우원식 의원(서울 노원 을)은 “오늘 지켜본 바와 같이, 시골 주민들의 고통을 딛고서 유지되는 현 에너지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국회 산업통상위 차원의 전면적인 대응과 입법을 통한 개선 의지를 밝혔다.

12.  

밀양대책위와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는 이후 대통령선거와 국회 활동을 통해 ‘마을공동체 파괴’ 문제에 관한 한국전력 전면 감사와 진상 조사, 송주법 개정을 통한 한전 특수사업보상내규의 법제화, ‘공공정책 및 공공사업 갈등조정 지원법(가칭)’ 제정 등 이러한 마을공동체 파괴의 실태와 재발 방지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경주할 예정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