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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안팎뉴스/정평위 뉴스

천주교 대전교구, 주교좌 대흥동 성당에서 세월호 3년 추모미사 개최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7. 4. 10.

천주교 대전교구, 4/10(월) 오후 7:30

주교좌 대흥동 성당에서 세월호 3년 추모미사 개최


우리는 오늘, 우리 사회의 죄로 희생당한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이렇게 함께 모였습니다. 참으로 가슴이 먹먹합니다. 



천주교 대전교구는 주교좌 대흥동성당에서 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주최하고 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의 주례와 강론으로 세월호 3년 추모미사를 개최했다. 2017년 4월 10일(월) 오후 7시 30분, 대흥동 성당을 가득 메운 800 여명의 신자들은 유흥식 라자로 주교의 주례와 강론에 함께 공감하면서 지난 2014년 4월 16일 이후로 세월호 침몰 1천 91일째가 되는 날을 맞이하면서 세월호 3년을 추모했다. 



유흥식 교구장 주교는 강론을 통해서 "우리는 오늘, 우리 사회의 죄로 희생당한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이렇게 함께 모였습니다. 참으로 가슴이 먹먹합니다. 얼마의 세월이 흘러야 이 아픔이, 이 죄스러움이, 이 눈물이, 우리의 마음에서 잦아들까요."라고 운을 뗀 뒤, "기다리라는 선장의 선내 방송을 믿고, 두려움에 떨며 구명조끼를 입고 끝까지 기다리던 우리 아이들..., 물속에 가라앉는 그 순간까지 창문 밖을 내다보던 아이들의 절박한 눈빛이 아직도 눈앞에 어른거려 눈물이 흐릅니다. 세월호 참사는 3년의 시간이 흐른 오늘에도 여전히 가슴 저리는 슬픔입니다."라면서 세월호 참사 3년의 시간을 회고했다. 


또한 "특별히 오늘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천 91일째 되는 날로, 세월호가 드디어 뭍으로 옮겨졌습니다. 진작 세월호를 인양할 수 있었는데..., 왜 이렇게 늦게야 인양을 했느냐고 우리는 울부짖고 있습니다. 실종된 미수습자들의 유해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함께 세월호 참사 원인들을 철저히 조사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라고 참사 원인에 대한 철저한 규명을 촉구하면서, 올해 2017년 부활절이 4월 16일(일)로 세월호 참사 3주기와 같은 날임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하여 유흥식 주교는 "우리 시대의 십자가 사건이 부활체험으로 온전히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교회가 깨어 기도할 때"라고 힘주어 말한 뒤, 성주간을 맞이하면서, 진심으로 사회와 역사에 참회하며 다시는 불법과 불의가 생명과 희망을 앗아가지 않는 나라, 생명이 존중되며 정의와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가 오기를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유흥식 교구장 주교 세월호추모미사 강론전문] 세월호 친구들이여! 잊지 않겠습니다!



4월 10일(월) 밤 8시 30분경, 주교좌 대흥동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교구장 유흥식 라자로 주교를 포함한 사제 70여명을 선두로 800명 남짓한 참석자들이 목쳑교 부근까지 침묵의 도보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저녁 7시 30분에 시작된 미사에는 사제 70여명, 수도자 150여명, 평신도 500여명 등 약 800명 남짓한 교회 공동체의 평신도, 수도자, 사제 등 많은 이들이 대흥동 성당의 자리를 가득 메운 채로 1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다. 8시 30분 경 미사를 마친 공동체는 대흥동 성당을 나와 목척교 부근에 이르러 돌아오는 약 2km 남짓한 길을 촛불을 들고 순례하는 침묵의 도보행진을 이어갔다. 유흥식 주교를 비롯한 사제들이 십자가를 들고 앞장서고 그 뒤로 교회공동체의 수도자와 평신도들이 행렬을 이루었으며, 추모 미사에 참석한 대부분의 신자들이 30~40분 정도의 침묵 행진에도 함께 하여 최종 목적지인 대흥동 성당 주변 우리들 공원에서 함께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용태 신부는 마무리 인사를 통해 천둥, 번개, 비바람, 눈보라가 있어야 그걸 겪어낸 다음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주님이 함께 계신다는 믿음으로 혼란을 두려워하지 말고 활활 타오르는 촛불이 되자고 당부했다. 



9시 10분 경, 우리들공원의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은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위원회 위원장 김용태 신부(도마동 주임)는 추모미사 후 침묵행진의 마무리 인사를 통해서 세월호의 진실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음을 강조하면서, "세월호가 인양되었지만 여전히 의도적으로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세월호 사건의 진실은 여전히 3년 전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서 이 거대한 참사의 책임자들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어서 김용태 신부는 "세월호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복수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소박하고 상식적인 사람의 도리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세월호의 진상규명이 비록 혼란스러운 것일지라도 마땅히 거쳐야 하는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4월 10일(월) 저녁 9시 20분경, 장엄강복으로 세월호 3년 추모미사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