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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와 문헌/다른가톨릭단체

[20150131] 국방부는 강정마을에 자행하려는 국가폭력을 멈춰야합니다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6. 12. 24.

2015년 1월 31일

[강정] 국방부는 행정대집행이라는 이름으로 

강정마을에 자행하려는 국가폭력을 멈춰야합니다!


평화의 인사를 드립니다. 

제주해군기지 군관사 반대천막 행정대집행을 이번에는 국방부가 하겠다고 명의를 바꿔서 계고장을 강정 마을회로 보내왔습니다. 국방부는 마을회에 29일까지 자진철거하라고 요구하며, 행정대집행 시 그에 따르는 비용도 모두 마을회에 청구하겠다고 합니다. 행정대집행은 내일 1월 31일 토요일 오전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단순히 군사기지 하나를 짓는 것이 아니라, 그 기지로 인해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고민하고 재검토해야 합니다. 그런데 국방부는 작은 마을주민들을 상대로 물리력만으로 일을 집행하고 소통은 외면한 채 강정이라는 마을과 제주도를 파괴하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원희룡 도지사도 아직까지 뚜렷이 해결한 바 없이, 제주도지사가 중간에 낀 모양새나 하고 있습니다. 그러는동안 주민과 지킴이들이 오롯이 맨몸으로 막아야하는 행정대집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와있습니다. 원희룡 도지사는 강정마을에 제주도정을 믿어달라고 해놓고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일본으로 출장을 가면서 자리를 비웠다고 합니다. 


국방부는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복합적인 역학관계 속에서 새로운 군사기지 하나가 오로지 국방력 강화만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사고를 버려야 합니다. 지금 제주에 짓고있는 해군기지가 진정 평화를 지키기 위한 길이 맞는지, 다른 군사대국들의 길을 닦아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숙고해야 합니다. 또 그 과정에서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고 오히려 폭력으로 자국민을 진압하는 군대라면 존재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먼저 답해야 할 것입니다. 


마을 안에 군관사를 건설하는 것은 마을공동체를 전면적으로 위협하는 일입니다. 강정마을 안에서 주민들과 끊임없이 갈등하는 군대는 곧 제주도 안에서도, 그 어디에서라도 갈등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누구도 자국민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소통하지 못하는 군대는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국방부가 그 누구보다 먼저 자국민을 보호하고, 멀리 내다보는 혜안으로 전략을 수립하길 바라는 지극히 당연한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행정대집행을 시작으로 4.3의 상처가 여전한 제주 안에서 군과 도민들 간의 돌이킬 수 없는 갈등을 키워가지 않기를 촉구합니다.


제주의 평화를 위해 드리는 기도문에서와 같이, 강정은 아주 작은 마을일지라도 강정을 지켜보고 사랑하는 이들은 전국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행정대집행이라는 폭력의 시간이 온다면 현장에서 맨몸으로 저항하는 이들 뿐만 아니라 바다 건너 많은 이들이 함께 목격자가 되고 국가폭력에 저항할 것입니다. 국방부가 몇백명을 동원하여 현장에서 저항하는 몇 사람을 진압하고 천막 하나를 철거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함께 평화를 염원하는 이들의 마음을 철거하려 드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행동으로, 기도로 함께 할 것입니다. 


"강정아 너는 이 땅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지만, 너에게서 온 나라에 평화가 시작되리라." 



-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 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