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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와 문헌/다른가톨릭단체

[20130930] 제주 평화의 섬 실현위한 천주교연대 출범 2주년 성명서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6. 12. 23.

2013년 9월 30일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 출범 2주년 성명서


“무기를 들고 사랑 할 수는 없습니다.” 

- 1965년 교황 바오로 6세 20차 UN총회 연설 중

 

생명이신 하느님, 평화 그 자체이신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의 결정에 따라 우리는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는 것을 반대해 왔습니다. 이는 평생을 살아온 삶의 터전을 위협받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염원이었으며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많은 국민들의 바램이었습니다.

 

지난 2011년 10월 10일, 2000여명의 사제, 수도자, 자매, 형제들이 강정마을에 모여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를 출범시켰고 지난 2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앞에서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부족하지만 지난 7년간 해군기지 건설 추진 과정에서 고통 받은 강정주민들과 평화지킴이들의 곁에서 함께 눈물 흘리며 아파하고자 했습니다.

 

평화를 구하는 기도를 하며 활동 하던 중에 사제들이 구속되었고 수도자들과 자매 형제들이 경찰에 연행되었습니다. 국가공권력과 자본이라는 이름의 폭력에 시달리며 온갖 모욕과 수치를 온몸으로 감당해 온 강정의 평화 수호자들이 바로 우리 시대의 예언자들입니다.

 

우리는 제주 해군기지 추진의 과정이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불법적이고 비민주적인 절차였음을 기억합니다. 강정 주민 대부분이 반대하는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고 주민들의 반대 의사를 물리력으로 탄압했던 정부의 일방적인 처사는 국민을 분노케 하기 충분했습니다.

 

특히 농로폐쇄 담장설치와 구럼비 바위 발파 때에 경찰이 보여준 폭력적인 공권력 행사 방식은, 한국전쟁이후 가장 많은 국민이 희생된 4.3 사건의 상흔이 아직도 생생한 제주에 또다시 아픈 상처를 남겼습니다. 평화적인 방법으로 부당한 공권력에 불복종 운동으로 맞선 이들에게 부과된 과도한 벌금 등의 사법적 탄압 역시 비판 받아 마땅합니다.

 

정부는 북한을 견제하고, 해양영토를 보호하며, 남방 해상교통로와 해저자원 확보를 위해 제주해군기지가 필요하다고 주장 해 왔습니다. 그러나 국가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실질적 기반은 무기와 군사기지가 아니라 공존을 지향하는 지혜로운 외교와 평화를 위한 정치적 결단입니다.

 

제주해군기지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동북아 패권 유지를 위한 미군기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을 비롯한 남중국해 일원과 센카쿠 열도에서 벌어지는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오히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만을 유발하고 말 것이라는 불행한 미래를 예고합니다.

 

우리는 정부가 앞장서서 자랑하고 홍보하는 제주의 자연유산을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도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합니다. 한편으로는 제주가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 보전지역이며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었다고 자랑을 하면서, 선정되었음을 자랑하면서 아름다운 해변을 폭파하고 바다에 시멘트 덩어리를 쏟아 부어 군함들이 정박할 해군기지를 건설한다는 것을 용납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생명과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복음을 매일 미사를 통해 제주 강정에서 선포하고 이를 위해 기도하고 마음을 모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정부가 결단하고 원상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하며 국민들께 강정마을과 제주의 평화를 위해 함께 해 주실 것을 다시 호소합니다. 그리스도의 평화가 제주와 한반도에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강정의 평화가 바로 우리의 평화입니다.

 

오늘 우리는 생명과 평화를 수호하라는 복음의 요구에 따라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의 출범 정신을 다음과 같이 확인합니다.

 

우리의 선언과 요구

 

하나.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합니다. 


하나. 우리는 강정마을에서 벌어지는 모든 종류의 폭력에 반대하며 어떠한 폭력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 정부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과정의 불법과 비민주적 절차에 대해 강정마을 주민들과 제주도민에게 정중히 사과하십시오.

 

하나. 정부는 제주 해군기지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주민들과 대화하십시오.

 

하나. 국회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예산 편성과 집행을 중단하십시오.

 

하나. 정부는 그동안 강정마을에서 행해진 공권력 남용에 대해 사죄하고, 구속되어 있는 평화활동가 양윤모 송강호 박도현을 즉각 석방하십시오.

 

하나. 정부는 해군기지 공사로 심각하게 파괴된 자연환경의 복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 이십시오.

 

2013년 9월 30일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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