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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안팎뉴스/가톨릭 뉴스

[20150715] 7월 둘째주 강정소식 - 제주평화의섬 실현위한 천주교연대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6. 12. 28.

7월 둘째주 강정 현장 소식


6일(월)에는 서품을 받으신 예수회신부님과 성골롬반외방선교회, 거룩한말씀회 수녀님들이, 수원교구에서 월요일 4시미사와 화요일미사에 함께 했다. 수요일은 연동성당에서, 목요일은 중문성당, 금요일은 한림성당과 애월성당에서 참여했다. 토요일에는 의정부교구 신부님과 청년들이, 일요일은 강정현장팀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1. 사제서품 첫 미사후 강정으로 달려오신 예수회 이재욱신부님  2. 예수회 신부님들 

3. 수원교구 신부님들  4. 의정부교구 신부님과 청년들 

5. 연동성당 교우들과 평화의 인사!  6. 묵주의 기도를 하고 있는 중문성당  신자들 


 

화요일에는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특히 올해는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투쟁이 3000일 맞이하는 기념행사가 행진 마지막 날인 8월1일 강정마을에서 열릴 예정이다. 7월27일부터 진행되는 행진은 동진과 서진으로 나뉘어 제주시에서 출발해 강정으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부분 참가도 가능하다. 동진은 함덕, 김녕, 세화, 성산, 표선, 남원, 하례를 거쳐 강정으로 서진은 하귀, 애월, 한림, 한경, 대정, 안덕, 화순을 거쳐 강정으로 향한다. 8월1일 12시30분 강정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에 모인 참가자들은 공사장 정문 앞에서 인간띠 잇기 행사를 한 후 오후 6시부터 해군기지반대투쟁 3000일 문화제를 갖게 된다. 아름다운 제주의 여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일년에 단 한번뿐인 기회에 많은 참여를!!

문의 전화 064-759-2162 이메일 jejumarch@daum.net  






금요일에는 다큐멘터리 ‘잡식가족의 딜레마’ 공동체 상영을 진행했다.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가축들이 생매장 되는 것을 지켜본 후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공장식 축산을 하는 농장을 둘러보게 된다. 평생을 좁은 우리에 갇혀서 인간을 위해 길러지는 돼지와 닭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그리고 인간에게 먹히기 위해 길러지는 공장식 축산이 결국 구제역과 조류독감등 치명적인 전염병을 양산하고 있음을 고발한다. 우리들이 먹는 음식에 대해 고민을 촉발하는 다큐멘터리 ‘잡식가족의 딜레마’  








여러분이 연대하고 있는 이곳은 진정 “하느님의 집, 베텔”입니다

 

7월 6일 11시 미사 이재욱신부(예수회)

 

강정... 생각하면 제 안에서 늘 어떤 복잡한 마음들이입니다. 양성과정 중인 수도생활, 유학생활을 핑계로 물리적으로 함께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 대신 몸으로 살아주시는 분들에 대한 고마움... 등등의 말로는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느낌들입니다.


(중략)

 

서품받자 마자 출신 본당에서 어제 첫미사를 드리고 곧바로 오늘 이곳으로 내달려 왔습니다.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이 말을 하면서 신부님은 잠시의 침묵속에 울먹였다)

 

참고로, 저도 제주 사람입니다. 부모님들은 구좌 출신이고, 저는 제주시에서 나고 자란 제주 토박이입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 강정이 이렇게 ‘성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중략) 자동차로도 자전거로도 걸어서도 제주도 일주를 숱하게 했습니다만, 강정은 제주도 안에 있는 평범한 그런 마을들 중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그랬던 강정이 그 사이 매일 아침 생명평화100배가 진행되고, 길거리에서 매일미사가 봉헌되고, 들려나오고 다시 걸어들어가기의 무한도전이 매일 반복되는... 보통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그런 특별한 곳이 되었습니다.

 

제가 머물렀던 아일랜드의 상식적인 보통 사람들에게 강정이야기를 꺼내면, 다들 공통되게 보이는 반응이 있었습니다. “뜨악~” 내지는 “헐~”입니다. 이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 상황, 보통사람들이 가장 비상식적이라고 생각하는 북한과의 관계를 감안하더라도, 그리고 종북수사인 저의 윤색과 짧은 영어를 감안하더라도... 강정에 해군기지가 들어선 절차와 과정, 개인과 공동체의 기본권을 아주 가볍게 무시해 버리는 국가안보 및 국채사업의 반민주성, 시민들에 대한 공권력의 폭력적인 대응방식, 인권에 대한 바닥이 보이질 않는 감수성... 등 대한 민국 정부와 해군과 기업들이 상식인 냥 행하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이 서양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상식에는 어느 하나도 부합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들 중 몇몇이 간혹 저에게 되물을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 북한 이야기냐...

 

오늘 전례의 독서들 속에도 신기한 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절박함과 간절함을 지닌 이들의 청원을 주님께서는 들어주셔서 열두 해 동안이나 혈루증을 앓던 여인을 낫게 하시고 회당장의 딸을 살리시는데, 그 신기함을 알아보지 못하는 이들 하느님의 상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군중은 이를 비웃습니다. 붙잡고 의지할 곳이 하느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생명을 일구고 희망을 틔우고 하느님으로부터 기적을 이끌어냅니다.

 

(중략)

 

이곳 강정의 현존을 통해서 느끼고 있습니다. 자본의 논리, 정치의 논리, 세상의 논리에 의해 매일 깨지고 두들겨 맞고 실려가고 비웃음 당하지만, 여러분이 연대하고 있는 이곳은 진정 “하느님의 집, 베텔”입니다. 왜냐하면 강정은 하느님을 잊고 하느님을 잃고 하느님 두려운 줄 모르고 살아가는 오늘의 세상 특히 한국사회에, 무력하고 약한 하느님의 존재방식을 아주 뚜렷하게 드러내는 층계/사다리와 같기 때문입니다.

 

무력함을 통해서 신기한 큰 일을 하시는 하느님을 신뢰하십시오. 그리고 기대하십시오. 의지할 곳이 국가도 군대도 기업도 아니고 그 무력하고 약한 하느님밖에 없는 가난한 우리들의 간절함과 절박함이 희망을 낳고 기적을 낳고 평화를 낳을 것입니다. 뒤틀린 상식과 전도된 가치를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의 하느님께서 어떻게 바로 잡으시는지 똑똑히 보게 될 것입니다. 좋으신 하느님께서 당신의 집인 이곳 강정을 어떻게 치유하시고 위로하시는지 보게 될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