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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와 문헌/대전정의평화위

[20161111]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회복 위한 대전교구 정평위 시국선언문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7. 1. 3.

2016년 11월 11일(금)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시국선언문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리라.”(요한2,19)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명명된 사건은 오랫동안 감추어져 있던 대한민국의 참담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현정권은 그 출발부터 국정원 대선 개입과 불법 선거 의혹으로 국민들로부터 의심받는 가운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동안 이 정권은 세월호 참사, 역사왜곡 국정교과서 추진, 굴욕적인 위안부 합의, 공권력에 의한 백남기 형제의 죽음, 개성공단 폐쇄, 사드배치 결정, 노동개악과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추진 등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책임을 저버리고, 국가안전이라는 이름아래 오히려 대화의 고리를 끊고 평화를 위협 할 수 있는 결정을 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최순실 게이트’는 이 모든 일이 일어나는 과정에 불법적이고 사적인 세력이 그 배후에 있었음을 드러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번의 대국민 사과를 통해 보여준 대통령의 현실 인식은 우리를 더욱더 비참하게 만든다. 대통령은 임기 초기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의 표현에서 도움을 받았다는 구차한 변명으로 자신이 연루된 이 사태에 대해 조금도 정직하지 못하고 시종일관 변명과 감정에 호소하였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해명도 없었을 뿐더러, 이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려는 책임 있는 모습도 보여주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이 사태를 축소하고 은폐하려는 모습이 역력할 뿐이었다.


우리가 최근의 이 사태를 ‘최순실 게이트’라고 부르지만 그 모든 책임은 국정의 수반인 대통령 자신에게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이러한 엄중한 사태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고, 연일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며,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이게 나라냐!” 하며 깊은 자괴감과 참담한 심정으로 울분을 토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성전 장사치들의 상을 쓸어버리시며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리라”(요한2,19)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이 말씀 안에서 성전 안에서조차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돈벌이에 혈안이 된  당시의 지도자들에게 인간의 욕심이 아니라 정의로 세워진 세상이 세워져야 함을 선언한 것이다.


가톨릭교회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로 이루어진 구원의 빛을 전하는 것이 그 고유의 사명이다. 그리고 이 사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인간은 교회가 따라 걸어야 하는 일차적이고 근본적인 길이다”(「인간의 구원자」 14항). 따라서 교회는 이 땅의 민중들이 겪는 비참함과 분노를 교회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하다(「사목헌장」 1항 참조). 그러므로 그 누구도 우리에게 국가 공동체의 안녕과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이 사태에 대하여 가만히 있으라고 요구할 수 없다(「복음의 기쁨」 183항 참조). 교회는 “정의를 위한 투쟁에서 비켜서 있을 수 없으며”(「복음의 기쁨」 183항), 더구나 인간 존엄과 인권 존중, 공동선 실현을 가치 있게 수용한 민주주의(「백주년」 46항 참조)를 유린하는 지금의 이 상황을 좌시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복음의 빛과 교회의 가르침에 비추어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하나, 대통령은 이 사태와 관련하여 자신이 행한 모든 일을 국민 앞에 스스로 정직하게 고백하고 엄중히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라.

하나. 검찰은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민주주의를 유린한 이 사태의 모든 관련자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실시하라.

하나. 검찰은 현 사태와 관련하여 적극적으로 동조하고 협력한 재벌 기업에 대해서도 엄정한 수사를 실시하라.

하나. 세월호 참사와 백남기 형제의 죽음은 현 사태와 무관하지 않음이 드러났다. 따라서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와 고(故) 백남기 형제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을 즉각 실시하라.


우리는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요한1,5)는 것과, 연대하는 것이야말로 죄의 구조를 극복하고, 공동선에 대해 투신하는 것임을(「간추린 사회교리」 193항 참조) 확신하며, 이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국민들과 함께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


2016년 11월 11일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1. Links
  2. 사진2. [20161111 사진②] 대전정평위, 주교좌 대흥동성당 시국미사 후 촛불 행진
  3. 사진1. [20161111 사진①] 대전정평위,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회복 위한 시국 미사
  4. 강론.  [20161111] 임상교신부강론.  맹목과 식자의 기회적 편승이 악을 확대시켜
  5. 영상. [20161111] 임상교 신부 강론영상. 1%의 잡것들이 99%를 농락한 국정농단
  6. 영상. [20161111] 뉴스영상.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회복위한 대전 정평위 시국미사
  7. 선언문. [20161111]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회복위한 대전교구 정평위 시국 선언문
  8. 뉴스. [20161111] 대전정평위,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미사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