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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평강론과글

김용태 정평위원장, 마땅히 칭찬받고 싶다면 자유로워질 수 없다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8. 1. 22.

연중 제2주간 토요일 복음 <그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다.>  ✠ 마르코 3,20-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집으로 가셨다. 그러자 군중이 다시 모여들어 예수님의 일행은 음식을 들 수조차 없었다. 그런데 예수님의 친척들이 소문을 듣고 그분을 붙잡으러 나섰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2018년 1월 19일(금)~20일(토) 양일간, 대전시 유성구 갑동 꼰솔라따 선교수도원 위로의 샘터에서 새해맞이 위원 연수회를 개최한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20일(토) 오전 10시, 수도원 2층 경당에서 파견미사를 봉헌했다. 


예수님께 모여든 군중들에게 시선을 맞춰야 하는 까닭

대전정평위, 2018년 새해 1박2일 연수 파견미사 강론


김용태 마태오 대전정평위원장 신부



오늘 복음은 아주 짧지만, 그 모습을 통해서 예수님이 처하신 상황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님께 모여들고 있는데, 한편에서는 예수님이 미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죠. 우리가 어떤 일을 열심히 해서 ‘미쳤다’라고 하는 것은 긍정적인 표현 중에 하나입니다. 뭔가를 열심히 하게 되어 ‘미쳤다는 것’, 그러나 오늘 복음은 그런 긍정적 차원이 아니라 부정적 차원, 실성했다거나 정신 나갔다는 겁니다. 예수님에 대한 안 좋은 소문들이 복음에 이렇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술꾼, 먹보, 세리나 창녀 같은 죄인들과 어울리는 이상한 사람, 부정한 사람, 미친 놈 …. 오늘 복음에서 그런 소문에 친척들이 예수님을 붙잡으러 나섰습니다. 


예수님이 심문 당하실 때 보면, “저 자가 이렇게 저렇게 했다!”라고 표현하는 대목들도 있어요. 예수님을 정중하게 대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함부로 대하던 사람들 또한 많았습니다. ‘술꾼에 먹보에 미친놈에 저 자가 이런 일을 했다.’라는 표현들을 보면, 예수님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정도로 훌륭한 분이셨지만, 한편으로는 제대로 된 평가와 존경을 받기보다는, 한편에 예수님에 대한 부정적 평가들, 예수님을 욕하는 사람들이 자리합니다. 오늘 복음도 짧은 내용이지만 그렇게 상반된 모습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습니다. 


많은 군중들이 모여드는 예수님의 모습과 다른 한편으로 예수님이 미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이렇게 모습이 대비되고 있죠. 물론 좋은 일을 할 때 사실 참기 어려운 것은 좋은 일을 한다는 게 어렵다는 차원보다는 좋은 일을 했는데 그에 상응하는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에 참기가 참 힙듭니다. 칭찬은 못해줄망정, 그것을 비난하거나 왜곡해서 사실이 아닌 걸 사실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처한 상황과 비슷하죠. 칭찬하고 존경하고 이래야 마땅한 데, 미친놈이라는 그런 말을 들어야 하는 상황들을 못 견딜 수 있습니다.


정의평화위원회 일을 하면서 나름 예수님을 따르면서 좋은 일, 올바른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사실 이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해요.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서 마땅히 칭찬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일에 대해서 비난받게 되면, 그렇게 칭찬해 주지 않으면, 왜곡시켜서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화나고 속상하고, 그래서 우리가 하는 일들을 끝까지 할 수 있으려면 이런 부분에서 자유로워져야 하지 않는가. 다른 사람 비난이나 시선들, 이런 것들 안에서 마땅히 내가 그 시선, 그 비난, 그런 것이 귀담아 들을 만하고 또 마땅히 새겨들을 만하고 맞는 말이면 내가 그렇게 화낼 것도 없고 잘 받아들이고 반성하면 되고, 반면에 그 사람들의 비난이나 시선들이 잘못된 것이라면, 그것을 가지고 그렇게 속상해하고 못 마땅해 할 필요도 없는 그런 상태, 그렇게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 그런 시선들, 우리를 미쳤다고 하는 그런 사람들의 태도, 그런 사람들의 비판, 우리를 먹보요 술꾼이라고 이야기하는 그런 사람들의 비난에 대해 집착하기보다는, 오늘 복음에서 군중들이 예수님께 모여들어서 예수님이 음식을 드실 수 없을 정도로 함께 한 많은 군중들. 예수님께서 한 사람 한 사람 다 어루만져주시고, 함께 해주시고 치유해주시고, 좋은 이야기 들려주시고 하는 그 군중들의 모습에 시선을 맞춰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비난에 연연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 또 내가 해야 할 것, 또 내가 만나야 할 사람, 그리고 함께 해줘야 할 사람들. 하느님께서 우리를 통해서 바라시는 것들. 이 부분에 우리가 집중해야만 우리가 다른 사람의 시선에 대해 더욱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면, 두 가지로 구분이 되는데,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고 예수님을 잡아넣으라고 하는 모습에 우리가 마음 쓰기보다는 집으로 가셨는데, 음식을 드실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많은 군중이 모여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에 우리가 더욱 집중해 나간다면, 앞으로 우리가 하는 이 일을 지치지 않고,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남들의 시선 때문에 흔들리지 않고, 이 일을 끝까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 우리가 봉독한 이 복음말씀. (2008년 출범한 대전정평위의) 지난 10년을 보내고 새롭게 새로운 시작을 하려고 준비하는 우리들에게 예수님이 들려주신 말씀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서 주님이 이끌어 주시는 여정을 우리가 충실히 잘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