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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안팎뉴스/가톨릭 뉴스

[20160228] 2016년 2월 셋째, 마지막주 강정소식 - 제주평화의섬 실현위한 천주교연대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6. 12. 31.

2016년 2월 셋째, 마지막 주 강정 현장 소식



성공회신부님들과 함께 온 어린 친구들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일하는 희망나비 청년들


천주섭리회, 성도미니코회, 성가소비녀회 수녀님들이 강정에 함께 했다. 그리고 의정부교구, 인천 청소년 수련원 바다의별, 제주교구 금악성당, 미국 가톨릭워커스의 활동가들이 강정을 찾았다. 성공회에서는 어린 친구들과 함께 와 노래를 불렀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일하는 희망나비에서도 강정을 찾았다. 작은 미사 이지만 함께 해 나가는 제주와 육지의 벗들과 함께 강정 생명평화미사를 이어가고 있다.

  

평화를 빕니다 

작은 미사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미사 



 


2월 26일 해군기지 준공식이 열렸다.

그러나 강정마을회는 생명평화문화마을 선포식을 가졌다.

비록 해군기지를 막지는 못했지만 생명평화의 가치를 우선에 두고 마을을 지키고자 했던 마음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마을을 지킬 장승을 세우고 정성스런 마음으로 생명평화문화마을을 선포했다. 동시에 국무총리는 사람들을 경찰의 힘으로 억압한 채 준공식 자리에 참석했다.

마을 주민들이 그토록 호소 할 때는 아랑곳없던 국무총리를 비롯, 국방부장관, 해군참모총장, 원희룡을 비롯한 제주의 도지사들은 한 목소리로 준공식을 축하했다. 그러나 강정마을은 해군기지 완공에 굴하지 않고  9년을 해군기지 반대싸움의 결과 전세계에 알려진 강정의 평화운동을 지켜 나갈 것이다.  



 

강정에 한달살기를 실천하시고 계신 성가소비녀회 셀바 수녀님의 나눔을 소개 합니다.

고통받는 생명의 꽃들


2월 24일 셀바수녀 (성가소비녀회)


강정에서 한 달을 지내면서 3가지 깜짝 놀라운 일들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유네스코에 등록된 강정의 아름다운 구럼비와 바다를 파괴하는 해군기지에 대한 이야기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구촌 살리기 평화지킴이 활동가들이 이 소식에 대한 정보를 깜짝 놀라서 공유하고 있고, 지구촌 강정을 먼 길을 마다하고 찾아와서 함께 연대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두 번째는, 정부와 신자유주의 대기업들의 욕망으로 지어지는 거대한 해군기지를 짓기 위해 목이 아프고, 머리가 아프도록 먼지와 냄새를 풍기며 지나가는 차량과 분주한 해군들과 전경들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파괴되어 가는 지구촌 강정마을과 구럼비를 살리기 위해 처절하게 가난한 생활을 선택하여, 초라한 천막에서 생명 ․ 평화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하며, 하느님께 간절하게 부르짖는 강정생명‧평화미사를 지내는 사제와 신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현장 정문에서는 의자에 앉아서 미사 드리는 이들을 강압적으로 전경들의 의해 무력하게 들어 옮겨져 가며 계속해서  미사를 드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 비참한 현장을 함께 겪고 계시는 성모님의 손을 잡고 드리는 묵주기도는 비탄의 노래가 됩니다. 그리고 슬픔과 분노의 초라함에서 서로 힘을 얻기 위해, 오히려 밝고 기쁘게 지구촌의 인간 띠가 이어집니다.  몸부림치며 외치는 춤과 노래는 울부짖음이면서, 희망의 춤과 노래로 엮어내고 있으며, 힘을 모으는 호소력은 지구촌 곳곳으로 멀리 공명되어지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모두가 지구촌의 한 가족으로 지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서로의 문화와 언어가 다르지만,  서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생명과 평화에 대한 신념이 같기에 한 솥밥에 밥상공동체로 철저하게 하나가 되어있습니다. 음식문화가 다르지만 초라한 밥상 앞에서 모두가 행복합니다.

이러한 처절한 가난을 무릅쓰고 밥상공동체가 된 지구촌의 가족들은 강정마을과 구럼비를 생각하는 애절함이 마치 잃어버린 자식을 찾겠다는 부모의 마음 하나입니다. 

아니 죽어가는 자식을 살려보겠다고 피눈물을 흘리며 통곡하는 어미의 마음이며, 하느님께 애원하는 울부짖음입니다.

지구촌의 생명과 평화를 자신의 생명과 하나로 생각하며 외치는 이 장엄한 울부짖음은 이 시대의 어둠을 비추는 별과 같은 예언자의 모습이며, 쏟아지는 폭포의 장엄한 외침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권력과 신자유주의의 탐욕은 어둠과 죽음의 문화를 즐기며, 빛이 필요 없고 별이 필요 없다고 합니다.  마치 ‘이 시대에 생명과 평화는 죽었다.’ 라고 하듯이 양심이 죽었습니다.  

오늘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선포하십니다.(마태20,17~19)

인간의 역사와 함께하시기 위해 오신 하느님의 생명은 인간들의 손에 의해 수난과 죽음을 당하지만 하느님의 생명이 함께하는 하느님의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부활도 선포하십니다.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인간의 잔인함은 죽음 그 자체이기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멸망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의 마음을 꽤 뚫고 계시는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크고 무서운지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무엇을 원하느냐?” (마태20,21)


우리가 갈망하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청해야 하는지 분명히 물으십니다. 

강정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일들은, 진정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의 역사와 하느님의 생명을 체험합니다.

모진 바람과 눈과 비를 철 철 맞으며 하느님의 생명인 죽어가는 구럼비와 바다를 살려달라고 처절한 가난을 무릅쓰고 생명 평화의 밥상공동체가 되기 위해 모이는 지구촌의 가족들이 있습니다.


죽어가는 자식을 살려보겠다고 피눈물을 흘리며 통곡하는 어미의 마음으로, 새 생명의 구럼비를 … 평화를 꿈꾸는 강정마을을 … 기억해달라고, 살려달라고 울부짖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바램이며 우리의 희망입니다. 

그래서인지 끊임없이 지구촌의 생명 평화 밥상공동체는 놀랍도록 기적적으로 모입니다. 소중한 자기의 시간 전부를 내놓는 진정한 섬김은 처절한 가난으로 기쁘게 서로 소중한 마음을 나눕니다.


섬김의 가난은 하느님의 생명을 함께하는 동반자로서 예수님의 참 제자의 모습이기에 모두가 아름답고 소중합니다. 

 ‘고통 받는 생명의 꽃들’이기에 아름답습니다.  

 ‘고통 받는 생명의 꽃들’이기에 소중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오늘, 지금, 여기에서 지구촌의 한 가족으로 강정의 생명 평화 밥상공동체가 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마태20,2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