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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안팎뉴스/온세상 뉴스

10명 중 6명은 욕을 들어도 그냥 참는다는 택배노동. 전근대적 노동환경 개선해야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7. 1. 25.

참여연대, 택배노동자 열악한 노동환경 고발

1/24(화) 기자회견, 10명중 6명 욕설 들어도 감내

혹한기 난로도 없고 비오면 비를 맞으며 일해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에 위치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2017년 1월 24일(화) 오전 11시 30분 기자회견을 갖고 택배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발했다.


택배 노동자 10명 중 6명은 고객으로부터 욕을 들어도 그냥 참는다. 작업장에 휴게실이 없는 건 물론이고 화장실에 휴지조차 없다. 택배노동자들은 개인사업자라는 올가미에 걸려있어 대부분 병가를 낼 수가 없고, 아픈 것을 참고 근무하는 전근대적인 환경에 처해 있다. 심지어 회사 유니폼을 자비를 들여 구매하는 것은 물론이고, 개인 사유물인 차량에 대한 도색도 강요당하고 있다고 한다. 


절반에 가까운 택배노동자들이 

병가낼 수가 없어서 아픈 것을 참고 근무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지난 1월 18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택배노동자 현장, 인권, 노동실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택배노동자의 노동환경은 몹시 열악하다. 75.7%(286명)가 혹한기, 혹서기 때 난로, 선풍기도 없이 야외에서 일을 하고 있고, 20.4%는 지붕이 없어서 비 또는 눈을 맞으며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마음 편히 쉴 휴게실이 없는 것은 물론이며(32.3%), 레일이 낡아서 분류작업이 힘들다(27%)는 응답도 이어졌다. 이 설문은 378명이 응답하였는데, CJ대한통운 275명, 로젠 74명, 한진 11명 등이다. 


택배노동자 총 378명에 대해 물었으며, 복수응답의 결과 가장 시급한 것은 더위와 추위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자비를 들여 회사 유니폼을 구매해야 하고, 

개인 사유물인 차량 도색 강요당해



택배노동자 10명중 6명은 고객(수취인)들로부터 욕설을 듣는 등 감정노동자로서 겪는 고통도 상당하다. 택배기사들은 각자 배송할 구역이 정해져 있다. 그렇기에 발송인이 주소를 잘못 적으면 바로 옆동네라도 배송할 수 없다. 그러나 80.4%(304명)가 수취인이 배송받기 원하는 수령지로 배송을 요구당한 경험이 있다. 58%(218명)가 택배노동자 본인의 잘못과 무관하게 욕설을 듣고, 심지어 22%(83명)는 컴퓨터, 세탁기, 선풍기 등의 설치를 요구받은 적도 있다고 한다. 


 

사실상 택배회사에 고용된 노동자임에도, 개인사업자라는 굴레로 인해 노동자로서 당연히 누려야할 경조사, 병가, 휴가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유니폼을 자비로 구매해야하고, 개인 사유물인 차량에 도색을 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 협박도 당하고 있다. 매년 택배산업이 성장하며 택배회사는 고수익을 올리지만, 택배단가는 떨어지고 택배노동자의 근무실태는 매우 열악하다. 대형택배회사는 매년 높아지는 택배물량으로 인해 많은 수익을 얻고 있지만, 택배단가는 하락하고 거기에 택배노동자들을 개인사업자로 내몰아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근무환경을 조성해야할 책임조차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근무환경과 노동실태를 고발하고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고자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참여연대,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택배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실태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2017년 1월 24일(화)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에 위치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진행했다. 

 

기자회견에서 실태조사 결과 발표는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박대희 사무처장이 맡았고, 향후 계획은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김태완 위원장이 맡았다. 또한 발언에는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 기자회견문 낭독은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이선규 부위원장이 맡았다. 기자회견문은 다음과 같다. 




기자회견문

전근대적 근무환경 당장 개선하라!

택배회사는 유니폼 무상 지급하고, 차량도색 강요 말라!



“한겨울 난로도 없이 눈, 비를 맞으며 야외에서 일하는 택배노동자” “휴게실은 물론 화장실에 휴지도 없는 전근대적 근로환경”의 현실을 접하며 우리는 참담할 뿐이다. 21세기 최첨단을 달리는 지금, 택배노동자의 근무환경은 전근대적 환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CS평가 때문에 얼굴도 모르는 고객의 욕설을 묵묵히 들으며 일하는” 처지는, 감정 노동자로서 택배기사들이 겪어야 하는 고충을 전하고 있다. 감정노동자에 대해 ‘손님을 응대할 때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을 일상적으로 하는 노동자’라고 정의된 것처럼, 우리 택배기사들은 주소가 잘못 기입되었음에도 자신의 구역이 아닌 곳으로 배송을 요구받고 있고, 배송물품 설치까지 요구받고 있다. 이것이 ‘택배기사 점수’라는 무기로 택배기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택배노동자는 사실상 택배회사에 고용된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물품파손, 분실에 대해 기사에게 변상을 요구하는 등 모든 택배회사는 개인사업자로 내몰고 모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택배사업의 가장 기본적인 비용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살펴보면 

집화와 배달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를 개인자영업자화 시킴: 노동법상 책임 회피, 차량구입비, 보험료, 유류비, 사고로 인한 비용 등 모든 사업비용을 택배노동자에게 전가

택배노동자와 직접계약으로 인한 위험도 회피하기 위해 중간에 대리점을 끼워 넣음: 문제가 발생하면 대리점이 책임, 대리점과 계약해지로 사실상 해고하면서도 법적 책임 회피

즉 사업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위험과 책임을 제2자, 제3자인 을과 병에게 전가시키면서 과점 형태로 사업운영, 이윤만 취하고 있으니, ‘봉이 김선달’과 무엇이 다른가!

 

택배회사는 택배기사들에게 부당한 요구를 하는 ‘갑질’을 저지르고 있다. 현재 택배회사는 업무매뉴얼을 통해 계절별로 ‘회사 유니폼’을 어떻게 착용해야 하는지 꼼꼼히 규제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택배기사는 회사 유니폼을 자비로 구매해야 한다. 또한 개인 사유물인 택배차량에 도색을 하지 않으면 계약해지 등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을 심심치 않게 하고 있다. 도색을 하면 차량가격이 떨어지고 회사 광고효과도 있지만 아무런 보상 없이 묵묵히 들어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택배노동자의 참담한 현실을 개선하고자 모든 택배회사들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야외에서 일하는 택배노동자에게 난방기를 설치하라. 또한 비와 눈을 피할 수 있는 지붕을 설치하라!

하나, 고객의 욕설 및 부당한 요구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라! 

하나, 회사 유니폼을 무상 지급하라! 차량 도색 강요 말고 추가 광고비를 지급하라!

 

2017년 1월 24일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참여연대,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