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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안팎뉴스/온세상 뉴스

문화체육관광부의 초딩보다 못한 반성문. 제대로 된 반성문을 다시 써오라!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7. 1. 23.

초딩보다도 못한 문화체육관광부 반성문 발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반성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송수근 문체부장관직무대행과 실국장 일동'이란 이름의 반성문이다. 2017년 1월 21일 조윤선 문체부 장관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작성과 관리에 관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로 구속된 후 장관직무대행이 된 송수근(56) 씨. 그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에 의해 지난해 12월 30일 기획조정실장에서 공석이던 제1차관에 임명된 바 있다. 


현직 조윤선 장관이 구속되면서 공황상태에 빠진 문체부는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하면서 내놓은 첫번째 대책이 바로 반성문 제출이었다. 국민에게 드리는 반성문을 문체부 홈페이지 알림게시판에 올린 것이다.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반성과 다짐의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반성문 내용에 따르면 문체부는 자신들의 할 일이 무엇인지 몰랐던 것은 아닌 것 같다. 반성문에 표현된 문체부의 업무영역은 다음과 같다. 

  • 예술 표현의 자유와 창의성을 지키는 보루

  • 문화행정의 최고원칙은 문화와 예술의 본래 가치와 정신을 지키는 것

  • 문화예술의 정책과 지원의 공정성 

  • 문화예술계의 자율성을 확립

  • 문화예술적 표현과 활동에 대한 부당한 차별과 개입에 대한 원천적 방지책 마련

고스란히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이어야 할 이러한 업무영역을 망각한 채 별다른 고민없이 정반대 악행의 길을 걸었던 문체부는 국정농단 게이트로 인해 거짓말이 타력에 의해 공개가 되어버리고, 현직 장관까지 구속되는, 이른바 영혼까지 탈탈 털리고 나서야 비로소 반성과 다짐이라는 글을 국민들에게 꺼내놓은 것이다. 과연 이 말을 믿을 수 있을까? 


게다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장관직무대행의 자리에 선 송수근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총괄 실행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문체부 기획조정실장(2014년 10월~2016년 12월) 시절, 건전콘텐츠 TF팀장으로 있으면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각 실·국의 '문제사업' 관리를 총괄한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미 특검은 송수근 직무대행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등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바 있다. 2017년 1월 5일 오후 특검에 출석하기도 했다. 


이런 사정때문에 송수근 씨는 "블랙리스트를 기획조정실이 총괄 관리한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특검에서 자세히 설명했다."고 하면서 관련성을 일체 부인하고 있지만, 문화예술계와 정치권에서는 그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그는 마치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조윤선 당시 장관이 "의원님, 제가 ~~"라면서 발언한 것처럼, "특검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때문에 이 자리에서 답할 수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았을 때,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반성과 다짐의 말씀'이란 글은 여전히 국민들의 눈높이에 한참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이들이 반성문에 표현한 다양한 약속들은 그 용도는 긴급땜빵용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굳이 사례를 들지 않아도, "뭔가를 ~ 하겠습니다." 투의 발언은 이미 귀가 따갑도록 박근혜의 입에서 들었던 것들이다. 그 "뭔가를 ~ 하겠습니다."에서 반대로 역주행한 세월이 벌써 4년이 아닌가 말이다. 


사과를 한답시고, 문체부 홈페이지 알림란에 글 하나 떡하니 올려놓고, 공식 사진이나 동영상 그리고 보도자료도 없이 슬그머니 자기위안에 빠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부족한 소통의 방식에서도 반성문의 진성성은 조금도 느끼기가 어렵다. 지금 당장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라. 어느 누가 지금 현재 이 엄중한 시국에 마땅한 제대로 된 반성을 문체부가 하고 있다고 느끼겠는가? 


이런 말로 결론을 내리겠다. "그대가 심은 수목은 그대를 도와주지만 그대가 미워하던 사람은 그대를 추방한다." 바꿔서 말하면, "그대(문체부)가 심은 문화융성의 나무는 그대를 도와주지만, 그대가 작성해놓은 블랙리스트는 그대를 추방한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다음은 문체부의 알림 게시판에나 들어가야 볼 수 있는 반성문 전문

2017년 1월 23일(월)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 알림게시판에 등록된 반성문 이미지. 박근혜 정부의
허망하다 못해 사악하기까지 했던
'문화융성정책'은 결국 반성문을 쓰는 지경에 이르게 만들었다.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반성과 다짐의 말씀


국민 여러분!


오늘 저희들은 그동안 논란이 되어 온 여러 잘못된 문화행정에 대한 반성과 함께 앞으로의 다짐과 대책을 말씀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를 포함한 문화체육관광부 실국장 이상 간부들은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문화예술인과 국민 여러분께 크나 큰 고통과 실망, 좌절을 안겨드렸습니다. 


예술 표현의 자유와 창의성을 지키는 보루가 되어야 할 우리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공지원에서 배제되는 예술인 명단으로 인해 문화예술 지원의 공정성 문제를 야기한 것에 대하여 너무나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  이런 행태를 미리 철저하게 파악하여 진실을 국민 여러분께 밝히고, 신속한 재발방지대책을 강구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지도 못했습니다. 누구보다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앞장서야 할 실·국장들부터 통절하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현재 특검의 수사가 진행 중이고, 아직 사태의 전말이 완전히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문체부 직원들은 특검 수사 등을 통하여 그 구체적 경위와 과정이 소상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앞으로 특검 수사 등을 통하여 우리 문체부가 져야 할 책임에 대해서는 마땅히 감내하겠습니다.  아울러 이번 일을 뼈아픈 자성의 계기로 삼겠습니다. 


문화와 예술의 본래 가치와 정신을 지키는 것을 문화행정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항상 명심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들과 더욱 소통하며,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더욱 소중히 받아들여 문화와 예술의 다양성을 확대하겠습니다. 문화예술의 정책과 지원의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문화행정의 제반제도와 운영절차를 과감히 개선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현장 문화예술인들이 중심이 되어, 외부의 부당한 간섭을 배제하고, 문화예술계의 자율성을 확립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논의하고, 실행하기 위한 논의기구를 구성하겠습니다. 


이 기구에는‘문화 옴부즈만’기능을 부여해 문화예술 각 분야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부당한 개입이나 불공정 사례들을 제보 받아 직접 점검․시정토록 하겠습니다.  문화예술진흥법을 개정하여 문화예술의 표현이나 활동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나 개입 등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규정의 마련도 검토하겠습니다. 


부당한 축소 또는 폐지 논란이 있는 지원 사업 등은 다시 검토하여 문제가 있는 부분은 바로잡겠습니다.  


조속한 시일 내에 문화예술계의 의견을 수렴하여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문화행정의 공정성, 투명성을 확립하기 위한 추가적인 대책들을 관계 부처와 협의, 마련하여 발표하겠습니다. 우리 간부들은 지금의 사태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우리 실무직원들이 소신 있게 일하고 부당한 간섭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문화예술인 여러분의 비판과 꾸짖음은 달게 받겠습니다. 


진행 중인 특검의 수사 및 재판, 감사원 감사 등의 절차가 종료되면 그동안 논란 경위와 과정, 구체적인 사례들을 역사적 기록으로 남겨 ‘반성의 거울’로 삼겠습니다.  


오로지 문화예술의 정신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문체부로 거듭나고자 하는 각오와 노력을 지켜보고 격려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또한, 많은 국민들이 염려하고 계신 평창 올림픽 및 패럴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외래 관광객 유치 및 수용태세 점검, 강화되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문제에 따른 국내 문화예술 활성화 대책 등도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1월 23일

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직무대행 및 실국장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