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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평강론과글

[정세미 강론] 이익이 되는 것만이 항상 중요한 것만은 아니다.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7. 7. 20.

김익중 교수 초청 탈핵 강연 [대전과 원자력] @ 대전 원신흥동 성당


이상욱 신부 강론

불편함을 감수하는 마음을 먹을 때

우리는 더 큰 의미를 발견한다.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주최 제94차 정세미 미사 @ 원신흥동 성당(2017/7/17 월 저녁 7시)


오소서 성령님! 새로 나게 하소서!


사람들이 때로는 웅성거림도 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질서가 잡혀 있는 듯이 보이는 그런 동네가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평화를 유지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그런데 그 평화를 유지하는 것에 평지풍파를 일으키러 왔다고  하는 분이 나타났습니다. 잔잔한 호수에 큰 돌을 던저 물결이 일어나게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만,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처음에 이 말씀의 뜻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제자들은 그 말씀이 참된 평화, 참 행복을 향해 나아가자는 말씀임을 나중에는 깨닫게 됩니다. 


다수의 힘 없고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도 없는 사람들은 조용히, 율법과 제도 등등의 일련의 잠금장치들에 순응하며 지내야 한다는 그런 주입식 정신교육을 받으며 살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그 정신교육이란 종교적인 신념과 혼동되고 혼용되어 사용되기에, 그 가르침은 절대성을 가진 흔들릴 수 없는 확고한 질서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사람들은 불만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그런 지배 질서에 길들여져 살고 있었습니다. 사는 것이 행복합니까?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권이 있습니까? 자기 성취를 하며 자유를 느끼며 살고 있습니까? 이런 질문은 소수의 사람들에게 유보된, 그들이 알아서 만들어주고 가르쳐주는 틀 안에서 살면 된다고, 그렇게 평화란 그런 것이라고 들어 왔습니다.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주최 제94차 정세미 미사 중 강론 @ 원신흥동 성당(2017/7/17 월 저녁 7시)


자비로우신 하느님 보다는 언제나 심판하시고 벌하시는 하느님 앞에서 늘 기를 펼 수 없는 자신들의 처지를 바라보며 그 모든 탓이 오로지 사회적인 환경 때문이거나 억압적인 제도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부족함 탓으로 돌려야 하는 순응적인 백성이 되기를 그렇게 교육받아 왔습니다.


겉보기에는 질서가 잡혀있는 듯이 보이는 평화로운 동네에 살고 있는 그들 앞에, 그들이 보기에 소란스러운 상황을 만들려는, 기존의 체제와 질서에 물음표를 던지며 새로운 권위있는 가르침을 선포하는 이가 등장했던 것입니다. 얼마나 대단한 각오를 하고 오셨는지 그 분은 목숨을 걸으라고 하십니다. 


"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조금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시끌벅적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조금 혼란스럽고 또 다툼이 있는 듯이 보여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참된 평화, 참된 행복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라면, 조금은 더 그 조용한 평화가 깨져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조금 불편함을 감수하는 마음을 먹을 때 더 큰 의미를 우리는 발견하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고, 또 이익이 되는 그런 것만이 항상 중요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뿐 아니라 미래의 세대에게 더욱 더 안전하고 깨끗한 세상을 전해주는 선택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는 그런 뜻깊은 자리, 오늘 저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7년 7월 17일 연중 제15주간(월) 대전 원신흥동성당 주임 이상욱 신부님 강론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주최 제94차 정세미 미사 중 강론

* 정세미(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미사와 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