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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안팎뉴스/정평위 뉴스

4/9 공주 중동성당에서 가농 정현찬 회장 초청 정세미 특강 개최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8. 4. 10.

4/9(월) 저녁 7시, 공주 중동 성당에서 정세미 개최

제106차 정세미, 전국 가톨릭농민회 정현찬 회장 초청 특강

"농업의 가치를 어떻게 헌법에 반영할 것인가?"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용태 마태오 신부)는 4월 9(월) 저녁 7시, 유서깊은 공주 중동성당에서 신자 약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06차 정세미(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미사와 특강)를 개최했다. 


제106차 정세미가 열린 날의 공주 중동 성당의 모습 (2018-4-9 월 저녁 9시)


공주 천주교 신앙의 못자리인 중동성당은 2017년에 본당 설립 120주년을 맞이한 바 있다. 현재의 자리에 성당이 지어진 것은 1930년대의 일이다. 서양 중세 때 유행하던 고딕건축 양식을 지닌 성당이 자리한 곳은 공주 중심부의 언덕으로, 본당 건물 앞에 서면 공주 시가지가 한 눈에 보일만큼 전망이 좋다.


이 곳에서 개최된 제106차 정세미의 주례는 최승범 베드로 신부가 맡았으며, 특강을 위해 초청된 강사는 전국가톨릭농민회의 정현찬 회장이다. 이 분은 현재 농정개혁을 위해 새 정부가 발족시킨 <농정개혁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농정개혁위원회는 지난 8개월여 동안 3차례의 전체회의와 21차례의 분과위원회(농정·식량·축산 3개 분야) 등을 통해 농정개혁 과제를 발굴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하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녁 7시에 시작된 미사에서 주례와 강론을 맡은 최승범 베드로 신부는 강론을 통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상에 생명을 태어나게 하는 ‘또 다른 그리스도인들’이 농민분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불가능이 없으신 주님의 자비와 축복 속에 농민들의 올바른 권리와 식량 주권이 주어져 우리나라가 주님의 건강한 생명으로 가득찬 나라가 될 수 있기를, 이 땅에 주님의 말씀과 뜻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이 미사 중에 함께 두 손 모아 기도합시다."



전국 가톨릭농민회(가농) 정현찬 회장이 강연 중이다. (2018-4-9 월 저녁 8시경)



약 10분간의 휴식 후 7시 50분경 시작된 정세미 특강에서 초청강사인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은 "과일부터 쌀에 이르기까지 제값 받는 농사는 거의 없으며 농민들이 현재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렵다."라고 운을 뗀 이후에 농업의 가장 큰 문제로 첫번째는 땅을 꼽고, 두번째로는 사람을 꼽았다. 예를 들어 농촌의 땅들은 이미 도시근교를 중심으로 투기의 대상이 되면서 많은 농민들이 소작농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과 땅이 없을 뿐만 아니라 농민들이 계속 노령화되면서 한국의 농업이 자연도태되는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한국농업을 제대로 가게 할 것인가?, 이런 현실을 이번 헌법 개정에서 어떻게 제대로 담아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GMO는 반생명적이고 생명을 조작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처럼 관리가 허술한 데가 없다고 사실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몬산토 같은 거대기업에 매여서 현장의 농민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동안 농업과 농민들은 더 심각한 위험에 빠져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정현찬 회장은 농업과 농민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농민의 생활 속에서 분출되는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우리들이 모르는 귀중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올 곳은 현장의 농민들이라는 것이다. 스스로 전국을 순회하며 여러 농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한 정현찬 회장은 "요즘에는 부채에도 모터가 달려 나오는데, 모터달린 호미 하나만 있어도 여성 농민이 밭은 가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라는 예시를 들면서, 관료와 교수들이나 전문가들처럼 탁상에 앉아있는 이들로부터는 나올 수 없는 탁월한 아이디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정세미에 참여한 공주의 여러 교우들 중에는 농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았다. 여러 분들이 정현찬 회장의 강연을 듣고 다양한 의견을 꺼내놓았다. 어떤 분은 비판적으로 또 어떤 분은 격정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크게 펼쳤다. 그 중 한 남성 교우 분은 벌떡 일어나더니, "50년동안 농사를 지었지만 수지타산을 맞춘 적이 없었다."라고 운을 떼면서, "지금이라도 도시민들이 농민들과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시 소비자들이 농민의 심정을 같이 알고 대변해주면서 함께 고민해야 하고, 도시민들과 함께 가야 우리나라 농업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더 강조했다. 



한편 이 날의 106차 정세미는 50명 남짓의 많지 않은 인원이 참석했지만, 정현찬 회장의 강연을 많은 참석자들이 집중하며 들었다. 그만큼 농업과 농민의 현실이 어렵고 그 일과 관련하여 속상한 일들, 농업에 종사하며 체험한 부조리한 일들로 인해 쌓인 마음의 울분과 안타까움 등이 분출된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