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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리학교/사회교리 강의

[20100415] 최재선의 인류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계획(제2기 사회교리 1강/내동)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6. 12. 20.

2010년 4월 15일, 최재선(서울대교구 정평위원)


대전교구 제2기 사회교리학교

제1강. 인류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계획


대전 내동성당 19:30~21:00



제1장. 인류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계획


1. 하느님의 사랑의 계획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삼위일체 하느님께서는 끝없는 사랑의 친교이시기에 참으로 구별되시나 참으로 하나이시다. 이러한 사랑이신 하느님은 사랑으로 인간을 창조하시고 만물을 창조하셨다. 그러나 인간은 하느님의 사랑을 등지어 하느님과의 친교를 단절하고 이로써 인간 내면의 일치도, 다른 인간과의 친교도, 피조물인 자연과의 조화도 이룰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사랑이신 하느님은 인간 역사 속에서 당신의 사랑을 계속하여 드러내셨다. 성경의 출애굽 사건은 대표적인 경우이다. 고통에 찬 이스라엘 백성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신 하느님은 그들을 종살이에서 해방하시어 그들과 사랑의 계약을 맺으셨다. 십계명으로 요약된 이 계약은 한 분이신 참 하느님께 충실하고, 백성들이 사회 관계에서 서로 충실하여야 할 사랑의 의무이다. 에집트에서 종살이의 고난과 고통으로부터 자신들을 해방시키신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하여 가장 가난하고 고통받으며 소외된 이들에게 우선적인 관심과 배려를 하여야 할 의무이다. 안식년과 희년의 규정은 이러한 의무를 실천하는 지침이었다.

하느님의 사랑의 계획은 모든 인간과 개개인 인간이 전인(全人)으로 삼위일체 하느님과 사랑의 친교로 영원한 일치를 이루는 것이다.



2. 성부의 사랑의 계획을 성취하신 예수 그리스도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사랑의 계획을 선포하시고 그 계획을 성취하신 분이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사랑의 계획을 하느님 나라로 선포하시고 하느님 나라의 성취를 위하여 말씀과 행동으로, 그리고 완전하고 결정적으로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써 자신의 삶을 봉헌하셨다.

그분은 모든 인간에게 하느님께서 아버지이시고, 모든 인간은 아버지 하느님의 자녀가 되며, 그러므로 모든 인간은 형제자매가 되도록 부름을 받았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이는 하느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의 단절된 친교의 회복을 의미한다. 이러한 친교의 일치를 실현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사랑의 계명이다. 특별히 이웃사랑의 계명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신 사랑으로 타인을 사랑하라는 계명이다. 이로써 온 인류가 한 형제자매로써 인류 가족의 유대를 강화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인간 삶의 모든 측면에서 상호 의존하며 연대하는 “인류 일치의 새로운 유형”(사회적 관심 40항 참조), 즉 그리스도교 용어로 “친교”를 이룰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러한 삼위일체적 일치의 친교를 선포하셨을 뿐만 아니라 이를 몸소 사신 분이시다. “그리스도께서는 성부의 뜻을 이루시려고 지상에서 하늘나라를 세우기 시작하시고 성부의 신비를 우리에게 계시하셨으며 당신의 순명으로 구원을 성취하셨다.”(교회헌장 3항)



3. 하느님의 사랑의 계획 안에 있는 인간


인간은 삼위일체의 사랑으로 태어났고, 서로 사랑하라는 부름을 받았으며, 사랑으로 완성하도록 불리운 존재이다. 인간은 또한 다른 모든 인간과 친교를 나누며 자신과 다른 모든 사람의 완성을 위한 길을 간다. 이러한 완성의 성취를 구원이라 부른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알려주시고 성령의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구원은 모든 인간과 개개인 인간 전체(全人)를 위한 구원, 곧 보편적이고 완전한 구원이다. 이러한 구원의 성취인 하느님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선포로 역사 안에서 이미 실현되기 시작하였으며 완성의 길을 걸어 마침내 하느님께서 친히 완성하실 것이다. 이러한 구원은 인간에게 아낌없는 응답과 수용을 요구한다. 이것이 믿음이다. 믿음의 삶은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실천하는 삶이다.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삶을 사는 이들이다. 그리스도인은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라는 말씀을 따라 자신의 완성을 위하여 사랑의 삶을 사는 이들이다. “하느님께서는 각 개인을 아무런 연결없이 개별적으로 거룩하게 하시거나 구원하시려 하지 않으시고 오직 사람들을 한 백성으로 모아서 당신을 진실히 알아 모시어 충실히 섬기도록”(교회헌장 9항) 그리스도인은 교회를 이루어 모든 이들과 함께 구원의 길을 간다.

그리스도인은 구원의 초월성을 믿으며 현세에 신비롭게 현존하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증거하며 하느님 나라에 헌신한다. 그리스도인은 또한 현세 사물의 자율성을 받아들인다. 현세 사물의 자율성은 피조물과 인간 사회 자체가 고유의 법칙과 질서를 갖추고 있으며 이는 창조주께서 인간과 모든 피조물에 불어넣으신 것이기에 존중받아야 한다. 인간은 자신과 피조물 안에 배태된 이러한 것을 연구하고 이용하는 학문이나 기술을 존중하여야 한다.

인간의 존재와 인간의 소명은 창조된 세계와 역사의 경계, 즉 시공(時空)을 초월한다. 인간의 궁극적 목적은 하느님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계획을 인간에게 계시하심으로써 인간을 부르시고 당신과 친교를 이루게 하셨다. 이에 대한 응답과 수용은 인간의 힘과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오로지 부르시는 분의 은총으로만 가능하다.



4. 하느님의 계획과 교회의 사명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모인 이들의 공동체는 교회이다. “인간 초월성의 표지이며 수호자인 교회”(사목헌장 76항)는 “하느님과의 깊은 결합과 온 인류가 이루는 일치의 표지이며 도구이다.”(교회헌장 1항) 교회의 사명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기쁜 소식, 즉 복음인 하느님 나라라는 구원을 선포하고 증거하며 하느님과 인간들의 친교를 이루도록 하는데 헌신하는 것이다. 이를 복음화라고 부른다. 교회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증거하며 헌신할 이들을 공동체로 불러 모으는 복음화 사명과 모든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을 하느님 나라의 가치, 즉 복음적 가치로 변화시키는 복음화의 사명을 수행한다.

하느님 나라를 지향하는 인간 완성과 세상을 복음의 가치로 변화시키는 법칙은 새 계명인 “사랑의 법칙”이다.(사목헌장 38항 참조) 이 법칙이 인간 관계를 움직이는 모든 힘의 궁극적인 잣대와 규범이 되어야 한다. 바로 하느님의 신비, 곧 삼위일체의 사랑이야말로 인간과 인간의 사회적 관계, 인간의 지상 활동의 의미와 가치를 갖도록 하는 근거이다. 이로써 하느님께서 개별 인간 뿐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도 구원하시는 것이다. 


교회는 근본적인 세상의 변화를 위하여 시대의 징표가 요구하는 해답을 제시하여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이 개인적,  사회적 차원의 상호 사랑에 투영되도록 헌신한다.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에 동참하는 상호 사랑은 현세 인간 삶의 역사적 차원에서든 초월적 차원에서든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다. 인간과 인간 사회의 발전은 하느님 나라에 중대한 의의를 지닌다.(사목헌장 39항) 구체적인 역사의 역동성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현세적 사회 구조에 대한 시각으로는 식별해낼 수 없지만 초월자에게 마음을 열어 하느님 나라의 가치에 헌신토록 하는 인간의 사회의식 발전을 통하여 알아볼 수 있다. 교회는 이처럼 인간과 세상을 하느님 나라로 향하게 하는 누룩이나 영혼과 같은 존재이다.(교회헌장 38항, 사목헌장 40항 참조)


하느님의 약속과 그리스도의 부활은 새로운 하늘과 새로운 땅에 대한 확고한 희망이다. 이 나라는 온갖 더러움에서 정화되어 진리와 생명, 거룩함과 은총, 정의와 평화, 자유와 사랑이 지배하는 나라로서 그리스도께서 아버지께 바치심으로써 하느님의 계획이 완성되었다는 표징이 될 것이다. 마태복음 25장에서 그리스도께서 마지막 심판기준에 대해 하신 말씀이 이 나라에서 장엄하게 다시 울려 퍼질 것이다.

하느님의 나라는 언제나 완전히 초월하시는 하느님의 자유로운 선물이지만 역사 속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의 활동은 그 자체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데 이바지하는 의의와 효력을 지닌다. 교회는 이러한 하느님의 계획이 성취되도록 불리운 것이며 이것을 교회의 사명으로 받아들인다.


제2장 교회의 사명과 사회 교리



1. 복음화와 사회 교리


교회는 사회 교리를 교회의 사명인 복음화를 수행하는 본질적 요소로 삼으며 이로 말미암은 인간 발전과 증진을 교회의 권리와 의무로 여긴다. 그래서 교회는 언제나 어디서나 모든 사람과 함께 인간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를 나누며 모든 인간들 사이에 신비롭게 현존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한다. 즉 교회는 사회 교리로 복음을 선포하고 사회 관계의 복잡한 구조 안에 복음을 현존시키고자 한다.

사회는 “교회가 따라 걸어야 하는 일차적이고 근본적인 길인 인간”(인간의 구원자 14항)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며 “인간은 진정 구원을 받아야 하고 인간 사회는 쇄신되어야 한다.”(사목헌장 3항)는 교회의 소명을 완수하는 장이기 때문이다.

사회 교리는 바로 사회를 복음으로 변화시키는 교회의 가르침이다. 사회를 복음화 한다는 말은 복음의 의미인 하느님 나라의 가치들을 인간들의 마음에 불어넣어 그리스도께서 바라시는 “인류 일치의 새로운 유형”인 친교의 인간 사회를 만들어 간다는 의미이다. 이로써 모든 인간은 더욱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으며 이는 곧 하느님 나라와 더욱 일치하는 발전의 길을 가는 것이다. 비록 교회가 선포하는 구원은 초자연 질서에 속하는 것이지만 이는 자연의 질서를 배제한 것이 아니라 초자연적 질서 안에 있고 초자연적 질서를 지니며 초자연적 질서로 드높여지는 인간의 질서를 포함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취하신 구원은 의인들이 죽은 다음 얻는 새 생명을 통하여 이루어지지만 정치와 사회, 경제와 노동, 문화와 과학, 민족들의 관계와 같은 이 세상의 실재를 통하여 이 세상에도 현존한다. 그래서 교회는 현세사물에도 구원과 진정한 자유를 가져다 주는 복음을 끊임없이 선포하고 있는 바 이것이 바로 사회 교리이다. 교회의 사회 교리는 복음화의 도구로써 말씀의 봉사직과 예언직을 수행한다. 교회가 사회 교리를 가르치고 보급하는 것은 부차적인 사안이나 활동도 아니고 교회 사명 수행에 덧붙여진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교회 봉사직의 핵심이다. 교회는 사회 교리를 통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하느님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구원을 선포하며, ․․․․․ 인간을 인간 자신에게 드러내 보여준다.”(백주년 54항)

교회는 사회 생활의 모든 측면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복음을 선포할 교회의 고유 권한으로 말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자신의 사회 교리로 사회의 세부적이나 전문적인 문제들에 개입하거나 사회 구조의 체계나 모형을 제시하지도, 확립하지도 않는다.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맡기신 사명이 아니다. 단지 교회는 사회 교리를 통하여 “구원의 길에 있는 인간을 돕고자”한다.(백주년 54항 참조) 이는 교회의 의무이며 권리이다.


2. 교회의 사회 교리


교회의 사회 교리는 본래 하나의 유기체의 체계로 고안된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교도권이 사회 문제에 개입하면서 형성되었다. 교회의 사회 교리는 “이데올로기의 영역이 아니라 신학의 영역, 특별히 윤리 신학의 영역에 속한다.”(사회적 관심 41항) 교회의 사회 교리의 근본 토대는 성경의 계시와 교회의 전통이다.

사회 교리는 인간 사회의 현실적 상황과 역사에 적용되는 것이기에 “신앙과 이성”을 하나로 묶어 표현된다.(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 ‘신앙과 이성’ 참조) 즉 신앙과 이성은 교회의 사회 교리를 인식하는 두 가지 길이다.

교회의 사회 교리는 모든 학문 분야의 결실을 이용하고 여러 학문 분야를 망라하는 풍요로운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무엇보다도 철학이 중요한 기여를 하며 인문 과학과 사회 과학도 중요한 기여를 한다.

교회의 사회 교리는 교도권에 속하는 것으로 신자들은 이를 지킬 의무가 있다. 교회의 사회 교리 실천 대상은 우선 구원으로 부름받고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맡긴 그리스도 신자들이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구원으로 부름받았기에 모든 인간이 대상이다.  사회 교리에는 선포의 임무와 고발의 임무가 있다. 선포는 교회만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인간관”(민족들의 발전 13항)과 관련한 것들이며 고발은 사회의 죄, 특히 불의와 폭력으로 인간의 존엄성이 짓밟히고, 공동선이 지켜지지 않으며, 가난한 이들이 빈곤과 비참으로 밀려나가는 상황에 대한 것이다.

사회 교리의 목적은 인간 사회가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더욱 인간다운 사회로 변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세상에 파견되어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평신도들은 사회 교리에 따라 인간과 사회를 복음으로 변화시켜야 할 특별한 책임을 지니고 있다. 평신도들은 사회 교리를 통하여 성찰의 원리, 판단의 기준, 행동의 지침을 배운다. 

사회 교리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연속성과 쇄신이다.(사회적 관심 3항) 곧 사회 교리는 주님의 복음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어느 때이건 어느 곳에서건 항상 한결같으며 또한 시대와 환경의 부당한 변화의 필요에 따라 응답하기에 항상 새롭다.



3. 현대 교회의 사회 교리의 역사적 특징


사회 교리라는 말을 쓴 것은 교황 비오 11세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사회 교리가 교회의 교도권을 통하여 실제로 나타나는 것은 그 이전 교황 레오 13세의 회칙 「새로운 사태」(1891년) 부터이다. 19세기는 경제에 관련된 사건들이 사회, 경제, 정치, 문화에 커다란 충격을 가한 시기였다. 특별히 산업 혁명과 연관되어 정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하였다. 이 회칙은 그즈음 산업 혁명으로 말미암아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문제를 다루었다.

교황 비오 11세는 「새로운 사태」반포 40주년을 기념하여 회칙 「40주년」(1931)을 반포하였다. 또 교황 비오 11세는 자신이 교황으로 있는 동안 유럽을 지배한 전체주의 체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무신론 공산주의와 그리스도교 사회 교리에 관한 회칙 「하느님이신 구세주」(1937)를 통하여 공산주의를 비판하였다.

교황 비오 12세는 성탄 라디오 담화를 통하여 정의와 평화를 강조하며 도덕과 법에 따른 새로운 사회 질서를 더욱 깊이 성찰하는 발언을 하였다. 교황 비오 12세가 재위하던 그 즈음은 제2차 세계 대전의 참사를 당하고 복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시기였다. 비오 12세 교황은 사회 문제에 관한 회칙은 발표하지 않았으나 다른 여러 기회에 심각하게 흔들린 국제사회 질서를 걱정하여 교회의 입장을 표명하였다. 특별히 비오 12세 교황은 “시대의 징표”신학을 도입하여 바티칸 공의회와 이후 교회의 사회 교리를 확립하는 데 기여하였다.

1960년대 교황 요한 23세는 회칙 「어머니요 스승」(1961)에서 공동체와 사회화를 언급하였으며, 「지상의 평화」(1963)에서는 핵 확산 시대의 평화 문제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삼았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사목헌장인 「기쁨과 희망」(1966)을 발표하여 현대 세계가 거는 기대에 교회가 의미심장하게 응답하였다. 사목헌장은 문화, 경제 사회 생활, 혼인과 가정, 정치 공동체, 평화와 국제공동체 같은 주제들을 그리스도교의 인간학의 시각과 교회 사명에 비추어 체계 있게 제시하였다. 또 다른 중요한 문헌은 종교 자유에 대한 권리를 선포한 「인간의 존엄성」(1966)이다.

교황 바오로 6세는 빈곤 문제를 전 세계의 차원에서 다룬 「민족들의 발전」(1967)에서 인간 발전의 문제와 빈곤 퇴치를 위한 인류 공동체 전체의 헌신을 촉구하였다. 이 회칙으로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를 설립하게 되었다. 교황은 또한 새 해를 시작하는 첫날을 평화의 날로 기념하고, 해마다 세계 평화의 날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관한 담화문을 발표하는 전통을 시작하였다. 이어 교황 바오로 6세는 「새로운 사태」 회칙 반포 80주년을 맞이하여 교황 교서 「팔십 주년」(1971)을 반포하고 교황 레오 13세의 사회 가르침을 되짚어보며 이를 새롭게 발전시켰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새로운 사태」회칙 반포 90주년에 회칙 「노동하는 인간」(1981)을 발표하여 경제활동의 일차 요소이고 모든 사회 문제의 열쇠인 노동을 다루었으며 노동 영성과 노동 윤리의 틀을 잡았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민족들의 발전」 반포 20주년을 기념하여 회칙 「사회적 관심」(1988)을 발표하였고, 「새로운 사태」반포 100주년에는 회칙 「백주년」(1991)을 발표하였다.

최근에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교회의 자선 활동과 관련하여 회칙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2005)를 발표하였고, 교황 바오로 6세의 「민족들의 발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사회적 관심」에 이어 발전과 개발의 문제를 다룬 「진리 안의 사랑」(2009)를 발표하였디.

이상은 교황 레오 13세부터 이어져 내려온 교황들이 발표한 사회 교리 회칙의 주요 골자만을 살펴본 것이다.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계시하신 말씀에서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 역사의 흐름 속에서 펼쳐지는 사건들을 해독하는 가운데 이 교리 체계를 점차적으로 구축하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