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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미 강연

[정세미 121차] 김준형 특강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가능성과 과제"(2)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9. 2. 26.

2019/2/18(월) 저녁 7시, 대전 도마동 성당에서 정세미 개최

제121차 정세미, 국제정치학자 김준형 교수 초청 특강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가능성과 과제 (2)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용태 마태오 신부, 도마동성당 주임)는 2019년 2월 18일(월) 저녁 7시 대전 도마동 성당 성당에서 제121차 정의롭고 평화로운 미사와 특강(정세미)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정세미 특강은 국제정치학자인 한동대 김준형 교수를 초청하여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가능성과 과제'란 주제로 이야기를 들었다. 김준형 교수님은 “하느님 집에 오면 마음이 편합니다.”라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다음은 강연의 후반부 내용이다.




2017년도 한반도 상황

2017년의 한반도 상황을 잠시 생각해보겠습니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를 돌아보면 세계가 이렇게 만화 같은 날이 없었습니다. “미치광이 로켓맨, 노망난 늙다리” 이런 말들을 주고 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로켓맨(Rocketman)이 자살 임무 수행 중”이라며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하자, 김정은은 사흘 뒤 성명을 내고 “겁먹은 개가 더 크게 짖는다. 노망 난 늙은이를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한 바 있다.) 


북한을 쓸어버리겠다던 2017년

트럼프는 당시 유엔 연설에서 “북한을 쓸어버리겠다!”라고 했고, 이에 대응해서 북한 외무성은 “개 짓는 소리”라고 했습니다. 20세기 문명에서 핵 버튼의 크기 자랑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사실상 북한이 그렇게 대응을 하긴 했지만, 속으로는 상당히 쫄았습니다. 


감동적인 소설가 한강의 뉴욕타임스 기고글

소설가 한강씨가 뉴욕타임스에 실었던 기고글이 있습니다. (2017년 10월 7일 미국 《뉴욕타임스》 선데이리뷰 코너에 ‘미국이 전쟁을 말할 때 한국은 몸서리친다’란 제목의 기고문이 실렸다. 이는 한강이 한글로 썼고, 영국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 씨가 영어로 번역했다고 한다.) 저는 그 글에 굉장히 감동을 했는데요. 외국 사람들이 늘 묻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전쟁이 나든 말든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소위 ‘안보 불감증’입니다. 외국 사람들은 전쟁을 무서워하지 않는 한국 사람들을 이상하게 봅니다. 어떤 미국의 노학자(老學者)는 저에게 화를 내며, “내가 당신보다 북한 핵을 더 걱정해줘야 하나?”라고 하기도 했어요. 


우린 너무 공포스러워 없는 것처럼 산다

이런 생각들에 관련하여 소설가 한강 씨가 정확하게 핵심을 짚었습니다. 그 질문에 대해서 말입니다. 우리에게는 전쟁이란 것이 너무 공포스럽기 때문에 이것을 마치 있는 것처럼 안고 살면 생활이 안 됩니다. 전쟁이 없는 것처럼 사는 체하는 것이 우리에게 일상화되어 있어서, 무의식 속에 전쟁이 없다고, 뒷간방에 넣어두는 훈련이 되어 있어서 그렇지, 전쟁이 무의식에서 불쑥 나온다는 취지의 글이었습니다.


김준형 교수가 도마동 성당에서 강연중이다. (2019.2.18 월 저녁 7시 50분경)

2013~2017년의 4년은 전쟁이 날 뻔했다

실제로 2013년부터 2017년 4년간은 위험한 시기였습니다. 1994년에 ‘남한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라고 했던 이래로, 미국이 영변을 치려고 하고, 전쟁이 나려고 했던 상황이었고, 전쟁 날듯한 시기이기도 해서, 수도 없이 질문을 받았습니다. 


"쫄았냐?"라고 묻자, 북한은 "쫄았다."라고 답했다

그런데 정말 무서워했던 건 바로 북한이었습니다. 저는 북한 외무상 이용호의 눈에서 공포를 봤습니다. 미국이 성질이 나서, 미공군의 B1 초음속 전략폭격기를 북한의 풍계리 부근까지 근접할 정도로 가까운 곳까지 발진해서 갔던 적이 있어요. 게다가 그렇게 갔다고 발표를 하면서 북한을 향해 무력시위를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12월에도 그랬던 것 같은데요. 한반도에서 북한은 핵을 개발한 능력이 있겠지만, 정찰능력은 꽝입니다. 미국 스텔스기나 비1 폭격기가 오면 왔는지 모릅니다. 제가 2018년 3월에 회담하기로 시작할 즈음에 헬싱키에서 북한 외무성 국장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쫄았지?”하고 물었더니, “쫄았다.”라고 답하더라고요. 


부정확하기때문에 더 무섭다

어쩌면 평양 상공에 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게다가 북한은 자기들이 쏜 미사일이 어디에 떨어지는지를 추적을 못하니까, 아사히 신문에서 찍은 걸 가지고 성공했다고 한답니다. 다시 말해서 북한 핵미사일은 “부정확하기 때문에 더 무섭다”라는 미국 농담이 있습니다. 어디에 떨어질지 예상을 못하는 겁니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온다. 굉장히 불균형적인 상황이고, 시사하는 바가 크죠. 우리의 국방비는GDP의 2.4% 수준입니다. 이는 북한 전체 돈과 같은데요. 우리가 40배 정도 잘 삽니다. 그리고 미국이 있고, 일본도 있습니다. 한미일이 있는데, 북한 미치지 않고서야 도발을 함부로 감행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북한에 의해 적화통일이 된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세계 1위 국가와 세계 4위 되는 일본 그리고 한국 이 3개국 합친 데와 쉽게 전쟁을 하려 할까요?


남한이란 '인질'로 인해 가능한 것

그렇게 공포가 오고, 그러다보니, 북한은 핵에 자기생존을 유지하려 하고, 그것이 가능한 건 남한이란 인질이 있기에 가능한 겁니다. 그냥 호주같은 데 혼자 있으면 저렇게 못합니다. 미국에까지 핵억지력을 말하며 큰소리 치는 건 남한이 있어서 가능합니다. 그런데 핵을 포기시키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것은 바로 안보 공포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그런데 이명박근혜 정부 9년은 ‘북한붕괴론’이 가장 많이 나온 때입니다. 그러나 군사적으로 항복한 국가는 없었다는 점과 그 핵을 껴안고 있는 나라에게 그 핵을 풀게하는 게 햇볕정책일 것일텐데요.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밝히면서, “국가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케트강국 위업이 실현되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이 남한을 '믿을만하다'라고 생각한 순간

그렇게 하면 한국이 야단날 줄 알았는데, 2주 후에 문 대통령이 강릉가는 KTX에서 평창올림픽을 위해서 한미군사훈련 연기시키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니까 북한이 깜짝 놀랐습니다. (2000년 3월 9일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선언인) 베를린 선언을 할 때만 해도 북한은 안 믿었는데, 2017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이 땅에서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이야기를 바로 믿었고, 그 순간 ‘믿을만하다.’라고 생각하였고, 그래서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김준형 교수가 도마동 성당에서 강연중이다. (2019.2.18 월 저녁 7시 50분경)


평창 올림픽에 북한대표단이...

제가 사회과학자이지만, 촛불이 없었다면 박근혜 정부에서 북한 초청한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평창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먼저 김여정 특사가 평창올림픽을 방문하여 뭔가를 전달한 바 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서 놀랄만한 제안이 이뤄졌습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그것이지요. 그러니까 이 특사단이 바로 짐을 챙겨서 트럼프 만나서 김정은이 만나고 싶어한다는 걸 전달한 겁니다. 그러자 트럼프는 “아 그래?!”라고 하면서 머리에서 또 불꽃놀이가 터졌습니다. “그래 하자! 4월에 하자!” 그래서 우리도 당황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측이 “우리가 4월에 할테니, 당신들은 6월에 해라.”라고 했죠. 미 안보보좌관 맥매스터란 분이 있어요. 청와대 정의용 실장에 해당되는 분인데, 이 사람이 절대로 안된다고 제동을 걸고 나왔습니다. 그러자 트럼프는 “난 더 이상 이 게임을 하고 싶지 않다.”라고 합니다. 이 게임은 전쟁협박 이런 거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순간에 트럼프가 최대 압박과 제재에서 대화로 옮겨가는 순간으로 봅니다. 바로 이때 백악관 참모들 야단이 났고, 외교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 벌어집니다.


트럼프의 결정을 우리 대표단이 발표하는 아이러니

자기가 북한 김정은과 정상회담 한다는 것을 자기 참모에게 시키지 않고, 우리대표단이 백악관 앞에서 발표하는 외교역사상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그것은 트럼프의 순발력이었습니다. 자신의  참모를 시키면 자기 말을 왜곡할 테니, 한국대표단이 발표해 달라는 거였습니다. 이런 엉뚱함이 굉장한 기회로 우리에게 왔습니다. 


입진보의 한계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고 취임식을 하던 때에 제가 워싱턴 있었고, 미국이 흑인을 대통령으로 뽑는 잠재력에 대단히 놀랐습니다. 그런데 8년간 진짜 실망을 하게 된 것은 입진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의 가장 큰 아픔은 동북아 한반도 정책, 자기가 북한 만나서 외교하지 않은 것, 전략적 인내라고 하며 사실상 방치한 것이죠. 미-중 관계만 골몰하던 끝에 결국 한-일 위안부 합의문 사건도 오바마가 원인제공을 한 셈입니다. 


오바마는 미국이 아프칸과 이라크에서 철군하면서, 그동안 쓸데없는 전쟁을 벌이는 중에 중국이 너무 커졌다고 보면서 미-일 동맹을 엄청 강화한 것이 그의 집권 8년이었습니다. 미-일은 그동안 늘 좋았지만, 그래도 미국은 그동안 위안부 문제에서는 한국 편을 들어주었는데, 갑자기 한국을 욕하면서 “과거에 얽매인 민족이라고 비난하는 것이었죠.” 박근혜 정부도 저항하다가, 그것 때문에도 큰 일인데, 그때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안에 우리는 그게 들어갈 수 없었던 겁니다. 


일본은 왜 미-일 군사동맹 안으로 기어들어갈까?

그런데 일본은 왜 미-일 군사동맹 안으로 들어가는 것일까요? 미국은 중국이 계속 커져도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일본은 중국과 가까이 있습니다. 만약 미국이 아시아를 버리거나 중국에게 패배한다면 첫 번째 피해자는 일본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사생결단 미국 바짓가랑이 잡고 있지만, 우린 잡을 수 없습니다. 우린 결국 그 한미일 삼각구도에 끌려가고 있고, 그것이 결말이 나야지 되는데요. 한-일 사이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대해서도 워싱턴 머리에서 나온 것들이 있고 그게 발목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들은 트럼프 밑 참모들에게서 나오는 겁니다. 대표적으로 한-미-일을 묶어서 미국이 약해지는 걸 보완하겠다. 한국과 일본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은 결국 미국 전위대가 되라는 말이나 같습니다. 


삼각동맹은 동등하지 않다 

일본은 미일동맹은 미국 대리자이고, 우리는 오히려 북한과 맞선 전선입니다. 동북아 사령부는 일본이고 우린 하부구조에 속합니다. 결국 삼각형이 평등하지 않은 것이죠. 그렇게 해서 결국 트럼프가 재미있는 건, 맥매스터가 우리 대표가 발표하는데 결국 일본 아베에게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트럼프는 자기부하 멕매스터를 자르면서, 남북정상회담, 판문점에서 하고, 싱가포르에서 역사적 북미회담 있었던 겁니다.



김준형 교수가 도마동 성당에서 강연중이다. (2019.2.18 월 저녁 7시 50분경)


새로운 관계로의 진입

그런데 손석희 아나운서와 3박4일간 중계를 했는데 체감온도 45도 그냥 익어버렸습니다. 그때 4가지 합의 역사적 합의가 있었죠. 새로운 관계로 진입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첫 번째는 적대적 관계에서 신뢰관계로 진입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북한과 미국은 평화체제로 간다는 것이죠. 피스 레짐(Peace Regime). 이건 종전선언이라고 안 해도 평화로 간다는 겁니다.  세 번째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북한의 의무이고, 네 번째는 미국유해송환입니다. 이것도 중요하고 이면합의도 중요합니다. 바로 직전 날 실무협상 합의 못할 때 트럼프가 구두로 약속한 것을 기자회견 중 자랑했습니다. 한미군사훈련 취소를 선물로 줬다는 게 그것입니다. 동창리라는 아이씨비엠(ICBM,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장과 풍계리라는 핵실험장을 포기한 것과 관련이 됩니다. 


동창리 카드로 난리난 사연

회담 전에도 풍계리 이야기는 나왔지만, 동창리라는 ICBM 시험장은 미국을 향해 쏘는 장거리 미사일 기지입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또 불꽃놀이를 시작합니다. 그 회담을 하고 자랑을 한 게 “미국인에 대한 위험이 사라졌다.”라고 한 겁니다. “ICBM 쏘고 시험하는 기지를 부수기로 했다. 그래서 많이 줬다.” 그래서 한미국사훈련 취소,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해주겠다고 약속. 그런데 동창리 하나 들고 집에 가니까 난리가 난 겁니다.


동창리는 이미 쓸모없고, 숨겨져 있다. 거긴 아무 가치 없다는 미국 내부 이야기가 돕니다. 두 번째 미국 검사 없이 하는 건 제대로 하는 건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네가 준 종전선언은 등가교환물에 대비해보면 지나친 것이다라는 겁니다. 그러자 트럼프가 그때부터 시무룩해지고, 너무 줬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이 과정에 북한은 옛날 버릇대로 3주간 잠수를 탑니다. 잘 되었는데, 잠수를 탑니다. 그래서 우리 외교부에서 종전선언 도와줄까? 그런데 트럼프는 약속을 가져가서 지킬 생각 안하고 3주간 교착상태에 빠집니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 간 까닭

그때 문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2018.9.18.) 3차 남북회담을 엽니다, 백두산도 갔죠. 역사적 장면은 남한의 대통령이 박수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짜릿한 역사적 순간이었죠. 진짜 중요한 것은 남북정상이 트럼프에게 2가지 선물을 주었다는 겁니다. 첫 번째는 동창리와 풍계리를 와서 검사해라. 두번째는 영변도 조건부로 없애겠다는 새로운 제안을 하게 됩니다. 


미국 반대자들을 설득하려면

평화를 시작하는 종전을 ‘요이땅!’으로 생각하고, 그것은 ‘일종의 정치적 선언이다.’라는 게 우리의 구상이었고, 북한도 그렇게 합의했는데요. 미국에서는 북한 종전선언하면 비핵화안하고 미군철수와 유엔사 철수 요구할 거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김정은이 그 오해를 풀어줍니다. ‘나는 종전선언하더라도 미군철수 주장하지 않는다.’라는 것이죠. 물론 미국 반대자들 안 믿지만 말입니다.


동창리 무조건 폐기한다고 나오니까, 트럼프가 저 발표 한 시간 만에 트위터를 합니다. 동창리 검증 후 폐기한다. 그런데 미국 반대, 왜 반대할까요? 세 부류가 있습니다. 일단 김정은이 싫고, 트럼프가 싫고, 또 북한이 위협으로 남아 있어야 한-미-일이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구상을 발전시킬 수가 있는 겁니다. 결국 미국에서는 99.9%가 이런 북-미 회담을 반대한다고 보면 됩니다. 결국 역설적으로 트럼프가 우리의 희망이 된 것입니다. 지금 현재로서는.


군사합의도 중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건 군사협의입니다. 남북 전쟁 일어날 여러 상황들을 합의해서 우발적 충동 일어나지 않게 하는 장치들이 필요합니다. 일각에서는 우리가 유리한 재래식 무기를 약화시키고 비핵화는 물 건너가고, 그런데 언뜻 맞고 겁나는 소리 같지만, 북한이 평화로 나오려면 북한의 안보 공포를 해결해야 합니다. 한국과 군비경쟁이 되지 않는 북한이 한 방에 해결되는 핵을 개발하게 된 것이잖아요. 북한은 남한이 밀고 올라올 걸 걱정을 하고 있으니, 북한에 대한 안심을 줘야합니다. 한국이 우위에 있지만, 북한에 대한 재래식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책을 만들어놓아야 핵 포기 여건이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군사회담 매우 중요합니다.


B 플랜으로 가지 않으려면

김정은 신년사 2019를 보면, ‘비핵화’ 이야기가 나옵니다. 미국과 회담하여서, 그리고 한마디 더 했는데, 이게 해결 안 되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겁니다. 만일 북한이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과 극적 타결하는 게 바람직하고 꼭 극적 타결이 되어야 하지만, 만약 안 되었을 때는 어떡하지? 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는 겁니다. 전쟁이나 도발로 가나? 아니다. 전전긍긍 안보 공보, 새로운 길이란, 트럼프가 안 되는구나를 자각하고 플랜B로 가는 것입니다.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 주위에 있고, 사실 북한에 괴로움 준 건 중국입니다. 북한은 중국 의존도가 93%에 이릅니다. 중국이 목을 죄면 북한이 죽습니다. 중국이 느슨해지고, 미국이 이 판을 걷어차면, 완전히 제대로 끌 수 없지만 이완되면 우린 자력갱생으로 몇년 버틴다. 장기전으로 간다. 참호전이나 지구전으로 간다는 판단을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우리에게 좋은가? 아닙니다. 이건 긴장상황입니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니다. 


이후의 전망 3단계 ... 과거핵, 현재핵, 미래핵

북한은 2017-11-29자를 기준으로 핵을 가졌다고 하면서 이전과 다른 북한이 되었으며, 이제 3가지 카드가 있습니다. 북한에게는 미래핵, 현재핵, 과거핵이라는 3가지 카드가 있습니다. 핵을 개발 중이라면 개발을 멈추는가 아니면 계속 갈 것인가라는 현재의 카드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공포스러운 마음으로 협상장에 나오고, 핵을 완성해서야 나올 수 있고, 미국과 비슷하게 협상장에 나온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미래 핵은 앞으로 만들 핵이고, 스스로 실험과 미사실과 핵실험 안 한다고 하고 첫번째 카드를 일방적으로 던졌습니다. 북한이 처음으로 선제적으로 도발하지 않고 약속을 한 겁니다. 그러면서 이런 평화프로세스가 왔고 아직 두개의 카드가 있습니다.


미국 내부에서도 옛날의 북한이 아니란 건 인정한다

그 중 현재 핵이 있습니다. 어떤 신문은 말하길 ‘북한이 비핵화한다면서 핵물질을 아직 생산한다. 미사일 만들고 있다.’라고 하는데 솔깃하지만 틀린 말입니다. 북한이 약속하거나 합의한 저 없습니다. 이게 이번에 쓸 카드입니다. 미국 내부에서도 ‘옛날 북한이 아니다.’라고 봅니다. 그래서 커지는 의견이 ‘동결시켜야 한다’라는 겁니다. 더 이상 핵물질 생산하지 않게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동결’이란 표현을 근본적으로 싫어하는 건, 결과적으로 북한에 대해 핵보유국이란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 되는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지금 보면 급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많아지고, 미국내부에서 지연전술로 아니라, 지금 돌아가는 핵 멈춰야 한다는 게 이번 하노이에서 북한을 끌어들일 중요목표가 됩니다. 


북한의 뻥으로 인한 곤혹스러움

과거 핵은 이미 만들어놓은 것입니다. 북한이 과장해서 보통 30개 정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하지만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평양정상회담에서 첫 번째 분위기 좋았고, 두 번째 두 사람이 나오는데, 얼굴이 어두웠습니다. 그때 KBS 앵커는 “깨진 거 아니냐? 아닐 거다.”라고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 뒤로 제가 여러 사람 만나서 들은 것은 김정은이 두 가지 중요한 언급을 했는데요. 하나는 국회에서 정의용 실장이 말한 건데, 김정은 왈, 지금 북-미간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그동안 미국이 요구한 자기가 진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는 것은 마치 폭격리스트를 주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뭐냐면 내가 미국이 생각하는 것만큼 핵무기가 없다는 겁니다. 내가 미국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더 만들어야 하나? 북한은 숨겨서 그러는 게 아니라 뻥을 치는 쪽입니다. 그래서 사실을 다 말한다 해도 오히려 미국은 무조건 ‘불성실 신고’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판이 아예 다 깨지는 겁니다. 


북한 보따리의 최대치 

정말 고민이 담겨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체 신고는 못하지만, ‘내 성의를 보이기 위해 영변을 먼저 부셔줄게.’라고 한 겁니다. 그래서 북한이 내놓을 최고 양보는 현재 핵에 대한 동결약속. 미래가 아니라 지금 돌아가는 걸 정지하겠다는 것 플러스, 영변의 핵시설, 핵물질을 일부 포함시키고, 미국이 관심 가진 ICBM 포기 여부. 이게 북한 보따리의 최대치입니다. 그러면 이에 상응하는 미국 조치는 무엇이 될까요? 미국이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종전선언, 한국군사훈련 계속 취소, 세번째 연락사무소의 설치입니다. 그런데 이 3개는 재활용하는 겁니다.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더 내놓고 있는데, 6월 12일 약속한 동창리와 교환하는 셈이니까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합니다. 종전, 연락사무소, 한미군사훈련 계속 취소에 플러스 되는 것이 미국에서 계속 나오는 이야기인데, ‘인도적 교류’가 나왔습니다. 당시 비건(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이 내세운 게 몇 개 더 있는데, 미국인 북한방문 허용, 그리고 북한 석유수입 쿼터량 조금 늘려주는 것 등입니다. 

그래서 김정은 신년사를 보면, 금강산, 개성공단, 그리고 제가 주장하는 남북철도연결 등도 생각해볼 수 있고, 북한은 지금 있는 핵 동결하고 미국은 종전선언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더 큰 보따리는 영변 일부 기존 핵 폭파, 거기에 맞서서 미국은 일부제제의 완화 그게 바로 금강산, 개성 그리고 철도 등입니다. 이 부분을 마치 예외조항처럼 해주는 게 필요합니다. 그렇게 되면 북-미 회담은 성공할 것입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와있다

강의 초반에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우리는 절체절명 순간에 와 있습니다. 태극기라는 말 가슴이 아픈데, 태극기 집회 하시는 분, 태극기만 나왔고, 성조기 나오고, 이스라엘 기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들을 하고 계신 거 같습니다. “안보와 평화는 배타적 선택이다.”라고. “평화를 하는 사람이 안보를 버린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안보를 통한 평화보다 평화를 통한 안보가 훨씬 낫다“는 세계적 평화학자 요한 갈퉁의 명언을 되새겨야 합니다. 


평화를 통한 안보가 훨씬 낫다

안보 포퓰리즘은 늘 안보 공포를 조장하는 데, 그런 게 난무하는 게 지금의 우리 사회입니다. 우리가 그걸 극복하는 게 너무 어렵지만 그래노 평화와 안보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진다는 말이 있는데요. 최근에는 고래 사이 돌고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황을 주도 못하면 왕새우가 됩니다. 우리가 경제 12위, 군사 9위라고 해도, 거센 지정학적 저주를 거스를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장 끌로드 반담의 아찔한 다리 찢기

달리는 두 대의 트럭 사이에 사람이 서있는 사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배우 장 끌로드 반담입니다. 두 덤프트럭이 달리는데 미국과 중국이라면 반담은 한국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전쟁은 하지 않으면서 간을 볼 것인데요. 그게 꼭 이 트럭의 경우와 같습니다. 두 대의 트럭이 완전히 떨어지면 천하의 반담이라도 떨어지겠지만, 적어도 저 진폭을 견디는 그런 허벅지가 필요하고, 그 허벅지가 바로 남북관계인 겁니다. 남북관계가 좋으면 미중 사이 버티는 힘이 되지만, 남북 사이 좋지 않으면 그냥 밥이 됩니다. 


공포를 느끼지 않는 평화만이 가능하다

북한이 공포를 느끼지 않는 평화만이 평화가 가능합니다. 북한이 공포를 느끼지 않는 통일만이 가능합니다. 북한에게는 김정일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 말인데, 그쪽은 개혁개방이란 말하면서 우릴 잡아먹겠다고 하는데 그러지 말라고 한 바 있어요. 보수정권은 대놓고 흡수통일을 얘기했지만, 진보정권은 세련되게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결국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그러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친중 괴뢰정부가 들어서지 않게 해야

동독 사람들은 통일 과정에서 투표해서, 합의하고, 그 정당을 뽑아서 한 겁니다. 마치 먹힌 것 같지만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만일 김정은이 죽거나 쿠데타가 일어나면 우리가 낼름 먹을 수 있을까요? 절대로 그렇지가 않습니다. “아무도 건들지 마!!! 누구도 건들지 마!!!” 이런 상황이 옵니다. 그럼 어떤 결과가 올까요? 북한 사람들이 자유의사에 따른다면 오히려 군대 못 들어가서 균형을 이룬 상황에서, 그러면 친한정부? 친중정권? 그러니까 중국이 먹지 못해도 친중 괴뢰정부가 생길 가능성 매우 높습니다. 


우리한테 와도 안 죽는다. 통일해도 북한 사람 안 죽는다는 신뢰를 심어주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북한이 겁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 사회적 합의로 통일 과정이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9:09 강의 종료 (끝)


(이 내용은 편집자가 강연 내용을 받아적어 정리한 것으로, 실제 강연 내용과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부정확한 맥락이나 오해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블로그 편집자의 수준에서 비롯된 것이며, 당일 강사님의 강의는 매우 훌륭했고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평화통일에 대한 열망을 불러일으킨 최고의 강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