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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안팎뉴스/정평위 뉴스

과연 '그 날'이 오면 천만촛불시민 모두 승지원에서 국밥 한 그릇씩 대접받을 수 있을까?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7. 1. 21.

탄핵의 그날, 촛불 시민들에게 따뜻한 한우국밥 한 그릇

대전정평위원 박갑주 형제의 약속, 한겨레 신문 1월 18일자에 소개돼



천만 촛불 시민이 염원하는 '그 날'을 위한 천주교대전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박갑주 형제의 약속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스토리는 2017년 1월 18일자 한겨레신문에 크게 소개되기도 했다. 한겨레신문이 [짬]이란 섹션의 보도를 통해서 그를 소개한 까닭은 그가 대표로 있는 천안의 고급한식당 승지원의 벽에 걸린 대형 플래카드가 화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승지원 홈페이지(http://www.sjwr.co.kr/)에도 소개되어 있는 플래카드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천안의 한정식 승지원 건물에도 대형 플래카드로 걸려있는 내용


이 글은 『상록수』의 작가 심훈의 시(詩) '그날이 오면'에서 착안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심훈에게 '그날'은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벗어나는 자유와 독립의 그날이지만, 박갑주에게 그 날은 매주 토요일이면 광화문과 전국 주요도시의 광장으로 모여든 촛불 시민들이 염원하는 바로 그날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비롯된 국회의 탄핵소추가 헌법재판소에 의해 결정되는 바로 그날이다. 


플래카드의 표현처럼, 박갑주 형제는 "그 날이 오면 소고기국밥 한 그릇을 무료로 대접하겠다."고 하면서, "요즘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2항’을 절실하게 느끼는 때가 없다."라고 말했다.


승지원은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에 위치한 고급 한우 레스토랑이다.


그런데 과연 '그 날'이 오면 천만 촛불 시민들 모두 승지원에서 국밥을 한 그릇씩 대접받을 수 있을까? 한겨레신문에서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박갑주 형제는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면, 하루를 정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누구에게나 무한정으로 한우 소고기 국밥을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다시 말해서 점심이나 저녁 한끼를 천안 승지원에 가면 근사하게 대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우 고급레스토랑 승지원에는 원래 '국밥'이란 메뉴가 없다. 따라서 '국밥'은 촛불 시민들을 위한 승지원의 특식에 해당된다. 

그날이 오면 승지원의 특식을 다 함께 먹으러 갑시다!


그런데 승지원은 고급한식당이기때문에 원래 '국밥'이란 메뉴가 없다고 한다. 주 메뉴는 고급 한우 등심이나 갈비 등이다. 따라서 '국밥'은 승지원의 특식에 해당되는 것이다. 또한 고급한식당 승지원은 280석 규모에 직원이 35명 정도의 큰 식당이다. 그러나 근사한 최고급 한우 레스토랑에서 국밥을 먹는다는 소문이 일간지에 소개되고, 식당에 걸린 대형 현수막을 통해서도 알려졌으니, '그날'이 오면 모든 사람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승지원으로 달려갈 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이런 계산이 가능하다. 한 사람의 식사시간을 30분으로 잡고 그날의 국밥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총 9시간 동안 제공된다. 그러면 총 18회기로 구분된다. 280석을 18회기로 곱하면 최대 5,040그릇의 국밥을 식당은 준비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우쇠고기국밥을 제공한다고 약속을 했으니, 최소한 판매가는 9,000원이 되어야 가짜가 아닌 진짜 한우국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면, 5,000그릇이면 대략 4,500만원 정도 된다. 이런 계산도 가능하다. 1천만 촛불이 매주 토요일 전국을 환히 밝힌 촛불 시민의 누적이니까, 평균 인원인 100만 촛불 중 선착순 상위 0.5%만이 승지원 국밥의 혜택을 볼 수가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승지원의 대표 박갑주 형제가 이런 계산을 했을리가 없다. 50대 중반인 그는 IMF 당시 다니던 회사를 명퇴한 후 다양한 활동을 하던 중 뒤늦게 가톨릭 사회교리학교를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천주교대전교구의 사회교리학교를 졸업한 이후, 천안을 기점으로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분이다. 그런 그에게 따뜻한 국밥 한그릇의 의미는 촛불 시민의 광장에 자주 참여하는 자신의 심정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사회교리학교에서 배운 대로 실천에 옮긴 것이다. 사회교리학교를 성경의 한 구절로 옮기면 루카복음 10장 37절로 요약할 수 있다. 즉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 주었느냐?"라고 예수님은 물으시면서,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라고 하신 말씀이다. 그래서 박갑주 형제는 한겨레 신문에 밝힌 것처럼 "추운 날씨에 몇시간씩 차가운 아스팔트에 앉아 구호를 외치다가 돌아오면 온몸이 얼어 붙는 것 같지만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동참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끝)


한겨레신문 2017년 1월 18일자에 보도된 사진

한겨레 기사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