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마태오 신부(대전정평위원장) 강론

10년 전 대전에 뭐하러 가시려 했던 겁니까?

대전정평위 총회준비를 위한 연수회 파견미사(2019.1.26 토)

대전시 동구 성남동 대철회관 3층 소성당


복음(1/26 토)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9


2019-1-26(토) 오전 11시, 대철회관 3층 소성당에서 파견미사를 봉헌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앞으로 걸어갈 여정 안에서 우리에게 주님이 주시는 말씀입니다. 예전에 제가 읽었던 것 중에 서울역의 걸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행인이 걸인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여기서 구걸하신 지는 얼마나 되었습니까?” 그러나 “한 10년 쯤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니 어쩌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이라고 묻자 걸인이 말하길, “어느 날 대전을 내려가려고 하는데 제가 지갑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길가는 이들에게 차비를 좀 달라고 하니 주더라고요. 그래서 ‘아! 이거 괜찮은데!’하면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돈을 달라고 하기 시작했습니다. 괜찮은 것 같아서 그러고 있는데 어느새 10년이 되어버렸네요.”


그래서 그 행인이 묻기를 “대전은 무엇하러 가시려고 했던 겁니까?” 그러자 그 걸인이 그제서야 생각이 낫다는 듯이, “아! 내 결혼식이었네요.” 


이는 주객이 전도되고 본말이 전도된 우화입니다. 정말 중요한 걸 잊어버리고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 대전 정평위 역시 나아갈 길 모색하는 과정에서 그런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소중한 걸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주님이 마르타에게 말씀하시길 “필요한 건 한가지뿐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마르타와 마리아를 방문하시다(루카복음 10장 38~42)

(38) 그들이 길을 가다가 예수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 그러자 마르타라는 여자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39) 마르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40) 그러나 마르타는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 그래서 예수님께 다가가,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41) 주님께서 마르타에게 대답하셨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42)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우리 역시 10년간 많은 일을 했지만, 그동안 자칫 필요한 한 가지 이걸 잊어버렸다면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우리가 어제와 오늘 한 해의 계획을 짜고, 오늘 아침 그 계획들에 대해 최종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것은 사실상 그 소중한 것을 잊지 않고 살아가자는 다짐이기도 한 것입니다. 오늘의 복음 역시 그런 차원에서의 당부라고 하겠습니다.


예수님은 돈 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라고, 아무 것도 가져가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다시 말해서 제일 중요한 걸 가져가라는 말씀입니다. 이런 것 저런 것들을 신경 쓴다면서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필요하다고 그러다 보면 정말 왜 내가 가는 것인가에 대한 생각, 내가 가서 무엇을 하는가 하는 본질적인 것을 잊어버립니다. 즉 내가 지녀야 할 것이 복음이란 사실을 정작 잊은 채로, 돈이나 보따리 신발과 사람은 다 있다고 하더라도, 정말 중요한 본질인 복음을 잊어버릴 수 있다는 그것 말입니다. 그래서 사실상 오늘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가장 중요한 것을 챙겨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아무 것도 안 챙겨주시는 것 같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챙겨주시는 것입니다. 


2019-1-26(토) 오전 11시, 대철회관 3층 소성당에서 파견미사를 봉헌했다.


다블뤼 안토니오(1818~1866) 5대 조선 교구장 주교님은 “예수님을 가진 사람이 모든 것을 가진 자이다.”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이것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길 안에서 다양한 걸 음을 모색하면서도 우리 가슴 깊이 새겨 넣어야 하는 것입니다. 소중한 걸 잊어버리지 않으려면 어리석은 거렁뱅이처럼 자기 결혼식도 잊어버리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으려면, 정말 필요한 것을 잊어버리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주머니에 뭐가 많이 들어있으면 정작 문을 열고 들어갈 때 필요한 열쇠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너무 많아서 잘 안보이고, 너무 많아서 잘 느끼지 못하고, 너무 많아서 잘 알지 못하는 그런 지경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실 많은 것들을 모아놓지만, 그 속에 섞여서 소중한 걸 놓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단 겁니다. 그래서 올해 우리는 군더더기를 없애는 작업 또한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하자는 것입니다. 


심마니는 다른 약초에 대한 지식은 많지 않아도 산삼에 대해서는 정말 잘 알 것입니다. 우리도 정말 중요한 것에 대한 성찰이 무엇인가. 정말 중요한 게 눈에 보일 때, 다른 약초가 보여도, 그걸 포기하고 산삼을 찾아나서는 그런 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비우는 작업과 함께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가 하는 성찰을 해야 할 것입니다. 


미사를 거행할 때마다 “행하여라~”라고 하기 전에 “기억하라~”고 합니다. “기억하라~”라고 할 때, 뭘 기억하냐면 “나(예수님)를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너희들이 나를 기억해야만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바로 그런 가르침을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미시 때마다 주시는데, 정평위 활동 안에서도 소중한 걸 잊지 않기 위한 2가지 노력, 끊임없이 비우고, 그 안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묵상이 필요하겠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신앙의 해(2012년)를 선포하면서 이탈리아 체팔루 주교좌성당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자이크화(12세기 제작)를 공식 상본(아래이미지 참조)으로 정한 바 있습니다. 신앙의 위기 속에서 어떻게 신앙의 핵심과 중심인 예수 그리스도를 잊어버리지 않을 것인가 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즉, 심마니가 산삼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아는 것 같은 것입니다. 신앙의 위기 속에서 ‘더더욱 행하여라’라는 예수님의 메시지일 것입니다. 


2012년 신앙의 해 공식 상본(12세기 그리스도 화)



특히 우리는 주님이 가지셨던 마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정의평화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여러 장소에 모이고, 세상의 여러 가지 소식을 듣고 알게 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절대 잊지 밀이야 할 것은 ‘불쌍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한쪽 손을 오그라든 사람을 고치려고 하는데, 그걸 보고 사람들은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어서는 안 된다’라고 하며 예수님을 고발하려고 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탄식하시며 노기 띤 얼굴로 그들을 둘러보시고 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손을 펴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가 손을 펴자 그 손은 이전처럼 성하게 되었지요. 

이처럼 예수님이 지니신 안타까움과 속상한 마음들을 우리도 잊지 말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현장에 가고자 했을때에, 우리는 ‘가야 된다’는 의무감에 가기도 하고, ‘안 갔으니까 가봐야지. 언젠가는 가야 하니까’라면서 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죽은 김용균 청년에 대한 속상함과 분노 그리고 안타까움 등을 느끼며 자꾸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굴뚝 위에서 4백여일을 지냈던 이들의 어려움과 고통 이런 걸 자꾸 잊어버리지 않도록 되새겨보면서 우리는 정말 중요한 걸 잊어버리지 않으려는 실천의 모습들을 갖기 위해 무엇이 가장 중요한 지를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들려주시는 말씀과 초대에 잘 응답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사도직을 잘 수행하도록 주님께 간청을 드립니다. 


주님께서는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짝을 지어 보내십니다. 우리 역시 서로에게 든든하게 의지하면서 그 안에 주님께서 함께 하시길 간청하며 감사를 드리며, 오늘 복음을 마음에 새기며 잠시 묵상하겠습니다. 

김용태 마태오 신부 강론 끝.



관련기사 - 천주교 대전정의평화위원회, 2019 총회준비를 위한 연수회(1/25~26)



복음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0,1-9

그때에 1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2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3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4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5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6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7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마라. 8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 주는 음식을 먹어라. 9 그곳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Posted by 대전정평위뉴스 편집장 슈렉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