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에게 사회교리는 상식


살면서 가장 잘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세례 받은 거라고 말한다. 첫 마음을 고스란히 이어오지 못한 반성은 있지만, 지금까지 질문에 대한 답은 변함없다. 손꼽아 보니 빅토리아란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이 30년이 머지않았다.


철학자 최진석 교수님은 ‘건너가기’를 시행하는 자가 건너가는 자신을 직접 경험할 때 매우 ‘신비한 요동’ 속으로 빠지는데 그것이 황홀경이라고 했다. 황홀경(ecstasy)은 정해진 현재의 상태(stasis)에서 다른 곳으로 건너가는(ex) 자에게 오는 신의 선물이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고 그분의 삶을 따르겠다고 다짐한 사람이다. 신앙 체험은 신자수만큼 다양하겠지만 나의 황홀경은 사회교리였다.


세례 받고 얼마 되지 않아 성서 공부도 하고 이것저것 관심이 많은 때 우연히 명동성당 주보에서 ‘노동 헌장’(교황 레오 13세 회칙, 새로운 사태) 강의 안내가 있어 가 봤더니 그것이 사회교리의 시작이었다. 교황님들의 문헌을 차례로 공부하고, 믿을교리, 지킬계명, 성총을 얻는법 등 3년에 걸친 시간이 지금껏 교회에 발붙이고 있는 원동력이었다.


인간의 존엄성, 공동체, 공동선, 연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 불평등, 분배정의, 협동조합 등등 이 낱말들이 소명이 되어 온몸으로 받아들여졌던것 같다.


올해는 사회교리며, 정세미(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미사)를 하지 못했다. 코로나19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 때문이다. 정평위에서 실시하는 사회교리 이수자가 2,700여 명이 넘고 보편교리로 자리를 잡기는 했지만, 아직 낯선 시선으로 사회교리를 바라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사회교리는 하느님과 이웃사랑의 이중계명을 명료하게 밝혀 주고 하느님의 자비가 어떻게 세상에 선포되는지 알려 준다. 교황청에서 나온 가톨릭교회 교리서의 제3편 ‘그리스도인의 삶’이 사회교리이다.


전례력으로 성모 승천 대축일이며 광복 75주년이 되는 날 광화문 광장에서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일장기가 웬 말이며 방역수칙을 어긴 채 집회에 나선 이들,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고 집단감염이라는 심각한 상황을 만들었다. 이런 사회문제를 복음적 기준으로 보고 판단하고 어떻게 실천하면 좋을지 생각해 보면 어떨까?


홍성옥 빅토리아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출처: 대전주보 2590호(2020.8.30) 3면

사회와 교회를 잇는 길잡이 사잇길



Posted by 대전정평위뉴스 편집장 슈렉요한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