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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와 문헌/다른가톨릭단체

[20101213] 천주교연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이명박 정권은 반드시 망한다!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6. 12. 20.

2010년 12월 13일

4대강 반대 천주교 연대 두물머리 생명평화미사 300일째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이명박 정권은 반드시 망한다!


“너희는 다수를 따라 악을 저질러서는 안 되며, 재판할 때 

다수를 따라 정의를 왜곡하는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탈출기 23장 2절) 


춥고 흐린 날씨 속, 눈 내리고 비 오던 지난 12월 8일 저녁. 우리는 전경차로 둘러싸인 국회 앞 4대강 농성장에서 정부 여당의 4대강 예산 날치기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국회에서의 폭력적인 예산 강행 처리 모습을 보며 우리는 이 정부, 여당은 더 이상 민주주의 정권이 아님을 확인하였다. 민주주의 정부라면 어떻게 3년 내내 국민의 피와 땀이 배인 예산을 단 8분 만에 통과시킬 수 있는가? 민주주의 정부라면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을 또 다시 통과시킬 수 있는가? 그리고는 국민을 위한 ‘정의’라 운운하는 기가 막힐 노릇이 벌어지고 있다. 어떻게 국민의 혈세를 국민의 뜻과 다르게 폭력적으로 발로 차버린 행동이 ‘정의’일 수 있는가? 이것은 명백하게 ‘불의’다! 국민의 뜻을 저버린 불의이며 부정의이다. 


그리고 국회 예산 강행 처리가 있던 날 바로 그 날, 서울 명동성당에서는 정진석 추기경이 언론사 간담회를 열었다. 정 추기경은 한국천주교회의 4대강 반대운동에 대해 "주교단에서는 4대강 사업이 자연파괴와 난개발의 위험이 보인다고 했지 반대한다는 소리를 한 것은 아니다. 위험이 보인다고 했으니 반대하는 소리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위험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개발하도록 노력하라는 적극적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4대강 사업에 대한 조건부 찬성 입장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발전을 위한 개발이냐, 파괴를 위한 개발이냐는 자연 과학자들, 전문가들이 다루는 문제이지 종교의 분야는 아니다"라며 "결국은 사업의 결과를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였다. 


우리는 이 같은 정추기경의 발언은 한마디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입장과 주교들의 교도권을 정면으로 반박한 잘못된 발언이라고 판단한다. 지난 3월 12일, 춘계주교회의에서 주교들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이 이 나라 전역의 자연 환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으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후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각 권역별 생명ㆍ평화미사에서도 대다수 주교들은 반대와 우려를 표명하였다. 그리고 지난 추계 주교회의에서 발표한 <창조 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실천> 지침서에서도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등 4대강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대표적 난개발(지침서 8항)"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정추기경은 그동안 주교회의와 많은 주교들이 이미 대표적 ‘난개발’이라 명시한 4대강 토건사업을 ‘발전을 위한 개발’이라고 간접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더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4대강 사업이 끝나봐야만 그 사업이 ‘발전이냐, 파괴냐는’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 말하며, 국민과 대다수 사제들과 주교들이 우려하는 4대강 사업에 대한 판단을 스스로 유보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더욱 큰 문제는 4대강 토건 사업을 “자연 과학자들, 전문가들이 다루는 문제이지 종교의 분야”가 아니라 말하는 정추기경의 성(聖)ㆍ속(俗) 분리적 사고방식이다. 


4대강 사업은 명백히 ‘파괴를 위한 개발 사업’이다. 공사 현장에서 죽어가는 뭇 생명들과, 어머니 강이 죽어가는 파괴 사업이다. 낙동강에서만 토건사업에 항의해 3명이 죽었고, 한강에서만 6명이 사고사로 죽었다. 자연 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명도 죽어가고 있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이 모두 끝난 다음에 그때 가서 판단하자고 과연 말할 수 있는가? 자연 생명 뿐 아니라 인간 생명도 죽어가는 데, 이를 종교의 영역이 아니라고, 자연 과학자들과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어찌 말할 수 있는가?


우리 종교인들은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고민하고 살아내는 사람들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스승이자, 삶의 모범인 예수의 삶이 그랬기 때문이다. 예수에게는 오로지 ‘삶의 변화’가 관심사였다. 그의 관심사는 발전과 개발이 아니라 생태계와 치유였다. 예수는 진정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사람이었기에, 자연스러운 삶의 토대를 파괴하는 외적인 성장에 사로잡히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외적 성장과 개발을 거부한 분이었다. 이런 생태적 예수를 닮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 사제들의, 우리 종교인들의 역할이다. 


이제 우리는 오늘날 시대의 모습을 바라보며 생태적 예수의 모습에 따라, 그리고 구약의 예언자의 모습을 따르고자 한다. 현재 다수를 따르는 악을 저지르며 정의를 왜곡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이야 말로 ‘불의’임을 선포한다. 또한 우리 사제들은 이번 정진석 추기경의 4대강 토건 사업 관련 발언과 생각에 절대 동의할 수 없으며, 이는 교회 일치를 깨어버린 매우 중차대한 잘못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한국천주교 주교회의가 이번 정추기경 발언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 끝으로 이제 우리 사제들은 다시 4대강 반대와 생명을 죽이는 토건 정부 반대운동에 나설 것이다. 생명과 평화를 거부하는 정권은 반드시 망한다. 정의를 왜곡하고 다수의 힘으로 악행을 일삼는 정권은 반드시 망한다.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정권은 망할 것이라는 진실을 우리는 반드시 증명할 것이다!


2010년 12월 13일(월), 두물머리 300일 생명ㆍ평화미사에서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