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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평강론과글

[20160217] 조현철 신부강론. 탈핵은 오늘 이 세대에 대한 하느님의 뜻이다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6. 12. 31.

2016-2-17(수) 오전 11:26경, 탈핵도보순례단이 3천킬로 대장정을 달성하며 유성구 원내동의 공원을 향해 오는 모습


천주교 예수회 조현철 신부와 강원대 성원기 교수 등이 함께 하는 탈핵도보순례단의 순례행진이 3천 킬로미터를 이어갔다. 탈핵도보순례단은 2016년 2월 17일 점심무렵 대전 서대전IC 근처의 유성구 원내동 공원에 도착하여 순례 3천킬로미터 달성을 기념하는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이 자리에서 조현철 신부는 미사 강론을 통해 탈핵이 하느님의 뜻임이 분명하다며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조현철 신부님 강론




탈핵은 오늘 이 세대에 대한 하느님의 뜻이다



핵분열을 통한 핵기술은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



예수회 조현철 신부

2016.2.17(수) 점심무렵 대전시 유성구 원내동 공원 야외미사

탈핵도보순례단 3천킬로 대장정 달성 기념미사



예언자 요나는 주님의 말씀을 외치기 위해 니네베로 갑니다. - 가로지르는 데 사흘이나 걸리는 걸 보면, 니네베는 거대한 도시였던 것 같습니다. 탈핵 순례 때 우리는 하루에 대략 20킬로미터 내외를 걷습니다. 그러니까, 사흘이라면, 직경 60킬로미터에 달하는 매우 거대한 도시였습니다. 이 거대한 도시가 죄악으로 꽉 차있었다고 합니다.


요나 예언자는 하루를 걸은 다음, 하느님의 뜻에 따라,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제 사십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 니네베 사람들은 회심을 합니다. 삶을 바꿉니다. 우리는 2013년 6월 6일 탈핵도보 순례를 시작한 이래, 지금껏 3,000킬로를 걸으며 외쳤습니다. 


(1) 탈핵! (2) 핵발전소 이제 그만! (3)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탈핵은 오늘 이 세대에 대한 하느님의 뜻임이 분명합니다. 왜 그런가? 핵분열을 통한 핵기술은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잘 알려져 있듯이, 핵분열은 막대한 핵에너지와 함께, 자연상태에는 없던 영구적이고 치명적인 200여 방사성 물질, 곧 '죽음의 재', '꺼지지 않는 불'이라 불리는 물질을 만들어 냅니다. 핵기술은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창조질서가 파괴되면 피조물인 우리 인간도 평화를 누리며 살 수 없습니다. 죽든지, 또는 살더라도 항상 긴장과 불안 속에서 살아야 합니다. 끊임없이 다른 문제들이 생겨납니다. 우리가 지금 핵발전소를 둘러싸고 겪고 있는 문제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수천 킬로를 순례하며 탈핵을 요구하고 호소해 왔는가?


첫째, 우리 모두의 안전한 삶입니다. 

핵발전소 사고가 나면 우리 모두가 피해자입니다. 물론 핵발전소 지역에 살 수 밖에 없는 힘없는 이들이 일차적인 피해자가 될 것입니다사고가 나지 않아도 방사성 물질이 흘러나올 수 밖에 없고, 사용후 핵연료를 비롯한 핵폐기물을 반영구적으로 끌어안고 살아야합니다.


둘째, 개인의 삶에 대한 존중입니다. 

핵발전소나 핵폐기장의 건설과 운용에는 언제나 갈등이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치명적인 위험시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막대한 지원금으로 지역주민을 유혹하고 분열시킵니다. 


핵발전소, 핵폐기장을 둘러싼 우리나라의 역사도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고리, 월성, 영광, 울진, 안면도, 굴업도, 위도, 밀양, 청도, 삼척, 영덕. 우리는 이 지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연만 파괴된 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부유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게 자신들에게 주어진 자연환경에서 생업을 하며 평화롭게 살아가던 사람들의 삶이 파괴되었습니다. 공동체는 분열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주민들은 건강에 지속적으로 위협을 받으며 불안에 떨며 살아가야만 합니다.


셋째, 우리의 지배적인 삶의 양식과 가치의 문제입니다. 

"과연 무엇이 좋은 삶인가?" 탈핵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예를 들어, 핵발전으로 누릴 수 있다는 이른바 풍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라는 것입니다. 이 풍요를 얻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대가로 치르고 있는가?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이런 뜻도 있습니다. "과연 어떤 삶의 방식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삶인가?"


탈핵 순례를 하며 신규 핵발전소 건설중지, 노후 핵발전소 수명 연장 포기와 폐쇄를 계속 요구, 호소해왔습니다. 정부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지난해(2015년) 2월, 정부는 월성 1호기 수명을 연장했습니다. 10월, 신고리 3호기 가동을 승인했습니다. 또한 향후 15년간 핵발전소 12기 추가 건설을 골자로 하는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탈핵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입니다.


정부는 말합니다. 장기적으로 우리도 신재생에너지로 가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늘어가는 전력수요를 위한 대안이 없다.


정부의 말은 모두 거짓입니다. 첫째, 정부는 신재생에너지로 옮겨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정말 그런 의지가 있다면, 한 때 시행했던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하는 신재생 에너지를 육성하기 위한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부활해야 합니다. 둘째, 전력수요가 늘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전력 수요 확대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개인들도 전기를 많이 쓰면 전기료를 할인해 주겠다는 광고가 기억납니다. 결국, 정부는 전력 수요를 확대하여 어떻게 하면 발전소를 더 지을까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셋째, 대안은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가 핵에너지의 대안이고, 기술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충분히 현실적입니다. 핵에너지를 포기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확대해나가는 독일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정책 전환이 가장 좋은 증거입니다.


"우리의 공동의 집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 


프란치스코 교종이 자신의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세상 사람들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지금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우리에게 무언가 중요한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세상의 현실을 보고, 어떻게 할지 알아차리라는 것입니다. '시대의 징표'를 읽으라고 합니다. 제대로 읽고, 그에 따라 행동하라는 것입니다. 회개하라는 것입니다.


2/17(수) 11:36경, 순례단 조현철 신부(맨 오른쪽)와 대전가톨릭대 김유정, 박상병 신부 등이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모습


예수회 조현철 신부와 강원대 성원기 교수

성원기 교수(맨 오른쪽)는 "탈핵 순례는 신앙고백의 연속이고, 창조질서를 지키는 하느님의 일”이라고 하면서, “핵발전소를 멈추라는 것, 전기생산을 위한 대안은 있다”고 하면서 이미 국토의 70퍼센트가 방사능에 오염된 일본의 예를 들면서,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전 지구를 오염시켜 위험에 빠트리는 것이 핵발전 사고이며, 그것이 핵발전의 본질이다. 핵발전소가 있는 이상, 일본과 같은 상황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17(수) 12:20경, 미사를 마친 후 도보순례단과 기념미사에 참석한 이들이 함께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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