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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평강론과글

[20151130] 독재타파 위한 천주교시국기도회- 우리 평화를 뺏기지 맙시다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6. 12. 29.

 신종 쿠데타, 신유신독재 타파를 위한 천주교시국기도회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광화문광장. 2015년 11월 30일


우리 평화를 뺏기지 맙시다

임용환 신부(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찬바람 부는 겨울입니다. 그리고 그보다도 더 차가운 시대입니다. 그 속에서도 식지 않는 따스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빈민사목 임용환입니다.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굳이 저를 소개하지 않더라도 손가락 몇 번만 까딱하면 저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죠. 우리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감추어진 것은 드러나게 마련’이라는 예수의 말씀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진실을 숨길 수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들은 우리의 눈을 가리고 입과 귀를 막으면 진실을 감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우리를 바보로 아는 것 같은데요. 누가 진짜 바보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의 좌절과 절망이 더 큰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우리는 대림절을 맞이했습니다. 단순하고 막연한 기다림이 아니라 믿음과 희망의 기다림이죠. 우리의 말과 행동으로 그 기다림을 앞당길 수 있다는 그런 적극적인 기다림입니다. 어쩌면 이 광화문 세월호 광장은 그런 기다림의 장소이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하느님의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요?

얼마 전 신부님들과 모임을 하고 식사하러 가는데 한 신부님의 본당에 나오는 학생인 듯한 친구가 인사를 하더라고요. 그 신부님이 “어디 가니?” 하고 물으니 그 친구 대답이 “놀러 가는데요.” 놀러간다는 그 친구의 말이 가슴에 확 다가오더라고요. 학생들의 입에서 놀러간다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었던가! 기억도 가물가물 한데요. 언제나 우리 학생들이 안전하고 맘 편히 놀러갈 수 있는 세상이 올까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아이들이 생각납니다. 그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그런 세상을 만들어 내야 하겠고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 자리가 어떤 자리입니까? 우리의 믿음과 희망을 확인하는 자리 아닙니까? 우리의 거룩한 분노를 표출하는 자리가 아닙니까? 우리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자리가 아닙니까? 절망과 좌절의 이 어두운 시대에 같은 마음과 뜻을 가진 동지들을 만나고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고 용기를 주고 그래서 다시 새로운 힘을 얻는 자리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오늘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는 예수의 말씀처럼 더 많은 우리의 형제, 자매들이 예수를 따르는 생명과 사랑의 길. 정의와 평화의 길을 걷도록, 더 많은 우리의 형제, 자매들이 고통과 슬픔에 빠진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과 한 가족이 될 수 있도록 초대하고 촉구하는 자리인 것이죠.

그러고 보면 지금 내 옆에 계신 분들은 어디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소중한 동지이자 가족인 것 입니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새벽이 언제냐고 물으면서 스승이 말했다죠. ‘길가는 낯선 사람들이 나의 형제로 보일 때가 세상의 새벽이다.’


이것이 교종께서 말씀하신 형제애 아니겠습니까? 아직도 고통과 슬픔에 젖어있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 해고노동자들과 가족들,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님과 농민들, 강정, 밀양, 청도 주민들이 나의 부모요, 형제 자매임을 깨닫는 것이 바로 형제애 아니겠습니까?


대림절을 시작하며 우리 좀 더 힘과 용기를 냅시다, 다시 오실 주님께서 주시는 위로와 힘은 이 시대가 주는 절망이나 좌절보다 더 큽니다. 우리 기쁨과 웃음을 잃지 맙시다. 다시 오실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은 이 시대가 주는 슬픔과 고통보다 더 큽니다. 우리 평화를 뺏기지 맙시다. 다시 오실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이 시대의 불의와 폭력보다 더 큽니다.

따뜻한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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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51130 사진] 신종 쿠데타, 신유신독재 타파를 위한 천주교 시국기도회 

신종 쿠데타, 신유신독재 타파를 위한 천주교시국기도회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광화문광장.

시국기도회 집전 순서 

12월 7일 수원교구/ 14일 인천교구/ 21일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28일 청주교구 

2016년 1월 4일 전주교구/ 11일 안동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