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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평강론과글

[20160215] 강승수 신부강론. 모든 것이 서로 무관하지 않다는 걸 인정해야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6. 12. 31.

모든 것이 서로 무관하지 않다는 걸 인정해야


이 시대의 그 어떤 것도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



2016년 2월 15일(월) 저녁 7시 @ 천안 불당동 성당

 64차 정세미 미사강론

강승수 요셉 안면도 성당 주임 신부님



오늘 복음 말씀(마태 25,31~46)에서 예수님은 가장 작은 이와 자신을 동일하게 여겨줄 것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작은 이들과 하나임을 느끼는 감수성! 이러한 감수성이 간절하게 더욱이 요구되는 시대라고 느껴집니다. 예수님의 충실한 종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라는 가난한 이들을 초대 합니다. 


이 시대의 그 어떤 것도 우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둔 생명체와 보편적인 친교를 나눠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형제애에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제외되어서는 안된다라고 [찬미받으소서]에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 언론 보도를 통해 보았는데요. 요즘 자식들을 죽이는 엽기적 행각을 벌이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그것이 과연 전에는 있던 일이었을까요? 이 시대에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은 다른 피조물들에 대한 무관심, 그리고 다른 작은 생명들과 뭇 생명들에 대한 인간의 태도가 정말 진혹하게 변화되며 일어나고 있는 현상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뭇 생명들을 잔혹하게 대한 결과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인간은 돈벌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무참히 죽이고 있습니까. 특히 사대강 안에서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죽어가고 있습니까? 우린 초등학교 자연 시간에 해충이란 걸 배웠어요. 그러면 쥐가 사람에게 이로울까요? 해로울까요? 그게 때에 따라 다를까요?


제가 본당에서 닭을 150마리 정도 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닭장의 모이를 얻어먹으려고 들쥐들이 모여듭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들쥐들이 먹이만 먹는 게 아니라, 똥 싸놓고, 곡식 푸대를 다 구멍내놓고 하니 아주 성가십니디. 그래서 신자분들께 여쭤보니 '쥐싹'을 놓으랍니다. 알사탕 같은 건데, 그걸 쥐구멍앞에 놓으면 가져가서 나눠먹고 몰살당하는 것이랍니다. 정말 그렇게 되어서 한동안 잠잠해지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닭장을 청소하면서 몇 달 후에 장판을 들춰보니까 거기에 들쥐 사체가 있었던 겁니다. 그것만 있는 게 아니고, 그걸 좋아하는 벌레들이 그걸 먹고 그걸 목격한 닭들이 순식간에 달려들어 곤충들을 다 먹어치우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저녁에 기도하면서, "어허 제기 쥐약을 먹고 있네!"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은 제가 쥐약을 먹은 겁니다. 쥐약 먹은 쥐를 벌레가 먹고 그걸 먹은 닭이 낳은 달걀을 제가 먹은 겁니다. 우리 눈에 직접 목격되지 않아서 그 경로를 알지 못해서 그런 것이지, 우리가 뭇 생명들에게 저지르는 만행은 반드시 그 대가가 있다는 것은 쥐싹을 쥐에게 먹인 만행으로 제가 그 과정을 분명하게 목격한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귀찮다고 제초제와 살충제를 마구 뿌리지만, 그 해로움이 인간 스스로에게 되돌아오는 것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결국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뭇 생명들에 대한 함께 살아야 하는 존재들로서 함께 지내는 이들로서의 인정, 또 그들의 처지와 그들의 생태에 대한 감수성이 커져나가길 예수님은 이번 복음을 통해서 저와 여러분들에게 바라고 계시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데 사실 도시에 살면 그런 감수성이 많이 떨어지죠. 그래서 저는 안면도로 탈출했는데. 거기 집 값이 쌉니다. 놀러오세요. 함께 농사도 짓고, 힘께 농시도 짓도. [안면도 들녘마을]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지금 조성하고 있는 형제공동체입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안면도 성당으로 전화를 주시면 되겠습니다. 


요즘 우리의 생태 감수성과 예수님의 한 몸 정신이 간절히 필요한 곳은 바로 개성공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자비한 지도자들의 횡포로 시작된 개성공단 철수로 망연자실한 기업가들, 그리고 그 하청회사들까지 하면 몇십만명이 된다고 합니다.  그분들 처지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봅니다. 그리고 국가의 안위 그야말로 '안보 포퓰리즘'이라는 망령이 스멀스멀 깨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가의 안위를 선거에 이용하는 악행을 하느님께 고발해야 하는 때가 된 것입니디. 아멘


강승수 요셉 안면도 성당 신부님 강론



당일 신부님 강론 말씀을 정리한 것으로, 실제 말씀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위 글은 2016년 2월 15일(월) 오후 7시, 천안 불당동 성당에서 열린 정세미(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미사와 특강)의 미사 중 강론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정세미는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서 개최하는 행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