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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평강론과글

김용태 정평위원장, 어둠에 맞서 싸우려면 악함을 배격하고 약함은 끌어안아야

by 편집장 슈렉요한 2017. 1. 16.

2017년 1월 13일(금)~14일(토) 양일간, 대전시 유성구 갑동 꼰솔라따 선교수도원 위로의 샘터에서 새해맞이 위원 연수회를 개최한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14일(토) 오전 10시 30분, 2층 경당에서 파견미사를 열었다. 다음은 정평위원장 김용태 마태오 신부의 미사 강론.



어둠에 맞서 싸우려면 악함을 배격하고 약함은 끌어안아야

대전정평위, 2017년 새해 1박2일 연수 파견미사 강론


연중 제1주간 토요일

김용태 마태오 대전정평위원장 신부



어둠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 자칫 잃기 쉬운 게 있습니다. 정의와 평화를 위한 활동을 하는 분들에게도 자칫 걸리기 쉬운 병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착한 사람 콤플렉스입니다. “내가 악과 맞서 싸우려면 나는 착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러나 악함과 약함은 잘 구분해야 합니다. 우리는 철저하게 악과 어둠을 배격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약함을 인정해야 합니다. 내 안에 숨겨진 약함과 다른 사람의 마음 속에도 숨어있는 약함을 인정해야 합니다.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하면서 분명하게 식별해야 할 것은 바로 그런 것입니다. 복음 안에서 어둠에 맞서 싸우며 악함을 배격하지만 약함은 끌어안아야 합니다. 진정 착한 것을 지향하는 사람들이라면 서로의 약함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바로 그것이 분열로 망하지 않는 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르코 2, 17)라고 말씀하십니다. 기본적으로 의사가 필요한 건 아픈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은 이 말씀을 통해 본질적으로 악함과 약함을 구분하시면서, 나약함을 끌어안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레위같은 세리나 죄인들을 불러 함께 음식을 잡수신 것도 그런 이유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란 무엇일까요? 모든 나약함을 끌어안으시는 예수님처럼, 모든 활동가들이 이런 감수성을 배울 때 괴물과 싸우다가 과물이 되어가는 불행을 겪지 않을 것입니다. 정의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을 단죄하고 배격하는 길로 나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이러한 감수성의 본질은 사랑입니다. 약함은 끌어안고, 악을 배격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사랑은 정의평화 활동가들의 마음 안에도 있는 것입니다.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면서, 나약함을 끌어안고 어둠을 멀리하도록 저 스스로 다짐을 합니다. 함께 가는 여정 안에서 그런 마음으로 2017년도에도 우리 함께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갑니다. 그것은 우리의 바람이라기보다는 하느님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살아가는 것입니다. 보잘 것 없는 우리들의 몸짓이지만, 복음 안에서 살아가며 움직이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용태 마태오 신부 강론

새해 교구정평위 연수회 마침 파견 미사 10:30

2017년 1월 14일(토) 오전 11시 @ 유성 꼰솔라따 수도원 위로의 샘터 2층 경당


대전 현충원 옆 대전 유성구 갑동 꼰솔라따 수도원 위로의 샘터 2층 경당의 모습



대전 현충원 옆 대전 유성구 갑동 꼰솔라따 수도원 위로의 샘터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