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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평강론과글

장우일 신부 강론 ... 용서에 앞서 필요한 것은 진심어린 '회개'이다

by 편집장 슈렉요한 2022. 4. 21.

대전 정평위,  2022년 세 번째 정세미(4/21 목 19:30) 주례강론

4.16 세월호 8주기 추모미사로 봉헌

용서에 앞서 필요한 것은 진심어린 '회개'이다.

장우일 안토니오 신부

 

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정세미 4.16 8주기 추모미사
(2022. 4. 21. 사도.3,11-26: 여러분은 생명의 영도자를 죽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그분을 다시 일으키셨습니다. 루카.24,35-48: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리스도는 고난을 겪고 사흘 만에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야 한다.)

 

장우일 안토니오 신부의 주례와 강론

†찬미예수님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오늘 부활팔부축제 내 제5일이며 목요일입니다. 오늘의 말씀은 “회개”와 “증거”로 가닥을 잡을 수 있겠습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은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불구자를 일어나게 한 뒤, 솔로몬 주랑에서 사람들에게 설교하는 장면입니다. 베드로가 강변합니다. “여러분은 생명의 영도자를 죽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분을 다시 일으키셨고, 우리는 그 일의 증인입니다. 예수님 이름에 대한 믿음으로, 이 사람이 튼튼해졌습니다. 나는 여러분이 무지한 탓에 예수님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압니다. 그러니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와 죄를 지우고, 다시 생기를 찾으십시오.” 


또 오늘 복음은 루카 복음사가가 전한 부활 관련 보도입니다. 루카 복음 안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과 만나시는 장면은, 이 부분이 유일합니다. 이 중요한 재회의 순간에 예수님께서 강조하신 핵심 역시 ‘회개’와 ‘증거’였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너희는 이 일의 증인이다.”


용서에 앞서 필요한 것이 ‘진심어린 회개’임을 분명히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냥 밑도 끝도 없이 다 없었던 일로 치부하며 덮는 것이 용서가 아님을 분명하게 밝히신 말씀입니다. 우리는 미사 시작 후 참회예식 3양식에서, “진심으로 뉘우치는 사람을 용서하러 오신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기도합니다.


회개와 증거! 이는 우리 신앙인들의 가장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가치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우리 신앙의 구체적인 표현이 바로 회개와 증거라는 겁니다. 달리 말해서, 신앙인은 어떤 사람인가? 라고 물었을 때, ‘회개’하고 ‘증거’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회개와 증거는 무엇인가? 뻔히 다 아는 개념이지만 한 번 더 되짚어 봅니다. 회개란 주님의 말씀과 삶을 거울삼아 자신을 돌아보고 뉘우치고 새롭게 다짐하는 것이고, 증거란 일상 안에서 누가 뭐래도 예수님처럼 사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오늘, 지난 16일 8주기를 맞았던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이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 명확한 진상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참 안타까움을 넘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분명 그날의 진실을 알고 있는 ‘증인’들이 존재하는데 말입니다. 그들이 입을 꾹 닫고 있으니, 그들이 회개하지 않으니 이 사건이 진실의 베일을 벗는 데에 이다지도 지지부진한 겁니다. 무엇이 그렇게도 이 ‘증인’들을 두렵게 만드는 것일까요? 정녕 두려워해야 할 ‘하느님의 심판’이 그들 마음에 와닿지 않는 것입니다. 끝까지 버티면서 본 것을 못 본 척, 들은 것을 못 들은 척, 알고 있는 것을 모르는 척 하면, 진실이 덮어질 거라고 착각하는 겁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제자들이 입을 꾹 닫고 있었다면, 지금의 교회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겁니다. 사실 제자들은 자신들이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서 입을 여는 순간, 죽음이 목전에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제자들은 선포하였습니다. 그리고 순교하였습니다. 목숨을 건 증언.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필요합니다. 제자들의 그 결심과 실천 하나가 훗날 엄청난 결실을 맺게 되었듯, 세월호 참사 관계자 증인들이 부디 진정으로 뉘우치고 회개하여 그날의 진실을 증언할 수 있기를 빕니다.

 

대전시내 10곳에 현수막을 걸었다. (아래 전민동 사진까지 10곳)
전민동성당(엑스포코아) 사거리 횡단보도

 

이번 8주기를 맞아 교구 정평위에서 제작한 현수막을 대전 지역에 랜덤으로 게시하게 되었고, 마침 제가 살고 있는 전민동 성당 사거리에도 하나가 걸렸습니다. 그 현수막을 보고 우리 본당 어떤 어르신이 그럽니다. “아이고, 이제 세월호 그만 좀 이슈화하면 좋겄어. 뭐 자꾸 세월호 세월호 타령이여.” 마음이 답답해졌습니다. 이 가슴 아픈 일을 그저 정치적 쟁점으로 치부하는 자체가 너무나 안타깝고 불편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그야말로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굉장한 비중을 차지하는 역사가 된 겁니다. 아직 정립이 되지 않은 역사. 그 역사를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 매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이며, 이제 고작 8년이 지났습니다. 우리가 3.1절을 기념하고, 4.3을 기억하고, 4.19를 기억하고, 5.18을 기억하고, 6.10을 기억하고, 6.25를 기억하고, 8.15를 기억하고, 나아가 주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처럼, 그 같은 맥락에서 4.16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망각하기 때문입니다. 증인들의 진심어린 회개와 용기있는 증언을 기대하고 촉구하며 기도합니다.

 

2022.04.21 - [교회안팎뉴스/정평위 뉴스] - 대전정평위, 세월호 8주기 추모 미사 개최

 

대전정평위, 세월호 8주기 추모 미사 개최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2022년 세 번째 정세미를 맞이하여 4월 21일(목), 교구청 내 성 요한 바오로 2세 성당에서 4.16 세월호 8주기 추모 미사 열어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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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6 - [교회안팎뉴스/정평위 뉴스] - 천주교대전정평위, 세월호 참사 8주기 추모식 참가

 

천주교대전정평위, 세월호 참사 8주기 추모식 참가

"어제도 슬프고 오늘도 슬프다. 8년이 아니라 10년이 가고 100년이 가도 슬플 것이다.” 천주교대전정평위, 세월호 참사 8주기 추모식 참가 “아픔의 세월을 건너 다시 맞은 여덟번째, 사월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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